UAE 내각회의, 2025년 주요 국가 의제 후보로 AI 선정

지난 9월 2일,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는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UAE 내각회의가 개최됐다. UAE 부통령이자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알막툼이 주재한 이번 회의에는 2023년 신규 임명된 부통령 셰이크 만수르 알 나얀, 두바이 왕세자겸 국방부 장관 셰이크 함단 알막툼, 재무부 장관 셰이크 알막툼, 내무부 장관 셰이크 사이프, 외교부장관 셰이크 압둘라 등이 배석해 주요 경제 및 투자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를 검토했다.

아울러 2025년 국가 정책 수립에 참고할 주요 의제*를 선정했는데, 3대 의제* 중 하나로 인공지능(AI)이 선정됐다.

* 가족, 국가 정체성, AI

<UAE 내각회의 현장>

[자료: WAM.AE]

건강한 경쟁관계로 성장 중인 아부다비 및 두바이 AI 산업 현황

UAE의 AI 산업 육성은 UAE 국가 AI 전략 2031(UAE National Strategy for AI 2031) 발표와 AI 장관(His Excellency Omar Sultan Al Olama) 임명이 이루어진 2017년 본격화됐다. UAE 국가 AI 전략은 2031년까지 AI 분야 세계적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UAE의 목표를 대변하며 AI 기술을 통해 교육, 경제, 정부발전 및 지역사회 행복에 기여함을 주요 골자로 한다. 초기 단계에 교육, 헬스케어 분야 AI 활용법 모색이 주를 이뤘던 AI에 대한 관심은 UAE 국가 AI 전략을 바탕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했으며, 아부다비와 두바이 정부가 독자적인 산업 발달을 이어 나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산업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아부다비와 두바이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에는 데이터 프라이버시나 일부 정치적 사유에서 기인한 극명한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 건강한 경쟁 관계로 산업발달과 다양성 고취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부다비는 AI를 비석유 부문 신규 소득원이자 국가 보안과 직결된 산업으로 평가, 정부 중심(Government Owned)의 투자와 육성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정부가 관련 회사나 기관을 설립해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그 예로는 G42, MGX, Technology Innovation Institute, EDGE Technologies(AI 기반 방산 기술), Mohammed bin Zayed University of AI 등이 있다. 인재 유치 측면에서도 관련 인재를 정부나 준정부기관에 직접 채용해 단기간에 가시적 R&D 성과를 창출한다.

한편, 두바이의 경우 정부 프로젝트나 특정 기술 개발보다는 인재나 기술 보유 회사의 역내 유치에 힘쓰고 있다. 디지털 경제나 스타트업의 중심지라는 도시의 명성을 강조하고, 외국인 투자가 친화적 규제환경을 유지함으로써 AI 생태계 구축과 관련 비즈니스를 유도한다.

<아부다비(좌), 두바이(우) AI 산업육성 차이점 시각화>

[자료: ChatGPT 활용 두바이 무역관 이미지 생성]

아부다비 AI 산업 육성 현황 및 최신 동향

아부다비는 AI 산업을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Abu Dhabi Economy Vision)*에서 표방한 지식 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 중이다. 정부가 설립한 G42(2018년), MBZUAI(2019년), ATRC(2020년)를 중심으로 산업 발달을 위한 연구나 실증을 이어 나가고 있다.

* 2009년 발표, 비석유부문의 GDP 내 비중 64%로 확대(2030년), 비석유부문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4%로 축소, 재정의 석유 의존 단절을 목표로 설정

<아부다비 주요 AI 관련 기업, 기관 및 주요활동>

[자료: 각 기관 웹사이트]

Technology Innovation Institute(TII)의 움직임 또한 주목할 만하다. TII는 아부다비 정부의 기술 연구를 관장하는 ATRC 산하 연구 기관으로 설립(2020년 5월)돼 10대 중점*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10대 중점 분야의 하나로 AI와 디지털 과학(AI and Digital Science)이 선정된 바 있다.

* ①Advanced Materials ②AI and Digital Science, ③Autonomous Robotics, ④Biotechnology, ⑤Cryptography, ⑥Directed Energy, ⑦Propulsion and Space, ⑧Quantum, ⑨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⑩Secure Systems

TII는 2022년 4월, 세계최대 아랍어 자연어처리 모델(NPL, Arabic Natural Language Processing)인 누르(Noor)* 발표한 이후 팔콘(Falcon) LLM 1.3B, 7.5B, 40B, 180B 파마리터(Parameter) 버전, 팔콘 2(Falcon 2) 시리즈를 연이어 공개하며 활발할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 팔콘 2는 오픈 소스 AI 모델로, 다국어 멀티모달(텍스트, 음성, 비디오 등 여러 유형 입력 결합) 지원, 시각을 언어로(Vision to Language) 변환하는 기능을 보유해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마음의 빛이란 뜻, 100억 파라미터 규모로 아랍어 최대 NPL 모델이 영어나 중국어 모델에 비해 100배 작은 점에 착안해 고안, 프랑스 회사 라이트온(LightOn)과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

TII는 2020년 5월, 개소 직후부터 LLM* 관련 연구를 시작했는데, 이는 LLM 모델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기 시작한 2022년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다.

*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AI의 한 분야

<대표 LLM 모델 파라미터 비교>

*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료가 처리되도록 하기 위해 명령어를 입력할 때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수치 정보, 개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고도화된 훈련이 가능

[자료: Life Architect]

한편 2024년 2월에는 세계 정부 서미트(World Governments Summit)에서 팔콘 재단(Falcon Foundation) 론칭과 함께 3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투자금을 통해 오픈 소스화된 팔콘의 성능 개선에 기여하는 연구 인력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차원이다.

두바이 AI 산업 현황 및 최신동향

두바이의 경우 2016년 개소된 두바이 미래재단(Dubai Future Foundation)을 통해 본격적인 AI 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두바이 미래재단은 3D 프린팅, 블록체인 기술 육성을 위한 선진 전략을 수립해 본 경험이 있으며, 스타트업·테크 관련 인재나 인프라를 잘 구축해 둔 바,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AI 산업 발달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특히 연방정부의 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주도하는 기관이라는 특성상 연방 및 토후국 차원의 공조가 용이해 각계의 니즈를 종합했다.

아울러 두바이는 특정 정부 프로젝트나 기술 개발보다는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 위주로 산업 발달을 유도하고 있다. ①AI 발전을 위한 인프라나 GPU에 대한 단일 전략은 미미하며 이행을 위한 개별 기업의 독자적 접근법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②규제나 투자 환경 변화가 너무 빠른 점, ③비자나 체류 제도가 은퇴 후 삶을 UAE에서 계획할 수 없다는 점, ④사우디나 아부다비에 비해 대규모 투자가 부족한 점은 약점으로 꼽히기도 하나, ①정부 시스템의 성숙도, ②비즈니스 친화적 규제 환경, ③AI 관련 기업들을 위한 비즈니스의 장 마련을 통해 비교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바이 주요 AI 관련 기업, 기관 및 주요활동>

[자료: 각 기관 웹사이트]

2024년 4월 발표된 AI에 관한 두바이의 미래 청사진(Dubai’s Universal Blueprint for Artificial Intelligence) 전략 또한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는 두바이 정부의 정책을 잘 설명하고 있다. 해당 전략은 △전략적 섹터 전반에 AI 적용, △AI 기업과 글로벌 인재를 위한 최고의 환경 구축, △미래 기술을 통한 우수한 정부서비스 제공, △두바이의 AI 법제분야 글로벌 허브화로 요약된다.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모든 두바이 정부 기관에 AI CEO 임명, △AI 및 Web3 인큐베이터 설립, △모든 교육기관의 AI 주간 실시, △AI 사업자 등록 도입, △데이터센터 구축 위한 토지 구비 등이 마련됐으며 AI 비즈니스 하기 좋은 두바이 건설로 요약될 수 있다.

이로부터 2개월 후인 2024년 6월에는 AI 분야 최고 기업과 인재를 두바이로 유치하기 위한 AI 로드맵을 발표하며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AI 로드맵은 AI 채택을 통해 두바이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을 주요 목표로 한다.

시사점

UAE AI 장관(His Excellency Omar Sultan Al Olama)은 2024년 6월,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가장 크게, 가장 먼저(Building Big, Being First)”라는 UAE의 성장 전략은 AI 분야에도 적용될 전망이라며 AI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치 구축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데이터 센터, 반도체 생산시설, 기술 보유 등 역내 AI 에코 시스템을 완비해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인재 유치를 위한 제도 및 환경, 샌드박스 & 정부의 오픈 마인드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를 통한 산업 발달을 이어나겠다고 첨언했다.

최근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또한 경제 성장 촉진과 공공 서비스 개선,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AI 활용 의지를 나타냈다. AI에 대한 투자를 통해 교육,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솔루션을 도입 중이며 더욱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행 중임을 강조했다.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연이은 지도자들의 연설은 UAE AI 산업 미래에 더욱 많은 투자와 성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관련 우리 기업들의 UAE 진출 고려가 필요한 이유이다.

자료 : G42, MBZUAI, ATRC, TII, 두바이 미래재단, 블룸버그 및 산업관계자 인터뷰,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