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따르면 현지 제도 뿐 아니라 거시경제의 영향도 튀르키예 진출 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려사항이다. 높은 이자율로 인한 영향,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 보호무역 기조 등 최근 튀르키예 주요 3대 경제이슈는 튀르키예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에게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높은 이자율로 인한 영향

튀르키예의 이자율은 2024년 3월 50%로 인상된 이후 8월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조치로, 튀르키예의 높은 이자율에 매력을 느낀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2024년 상반기 튀르키예 리라화 환율이 2023년에 비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 이자율>

[자료: 튀르키예 중앙은행]

튀르키예는 경상수지, 환율, 물가간 연동성이 비교적 높다. 특히 튀르키예는 경제 운영과 산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중간재 등에 대한 수입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수출 확대를 위해 리라화 평가 절하에 대한 요구도 있다. 또한 현지 진출한 우리기업들과 연구자료에 다르면 리라화 환율이 튀르키예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어, 물가가 안정되면 리라화 가치가 올라가고 또 리라화 가치가 안정되면 국내 물가도 안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높은 이자율이 물가 상승률을 낮추고 환율 안정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점이 있으나, 한편으로는 경제 활력이 낮아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으며, 신규 투자가 줄어들고 기존 사업이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있다. 

이자율 상승으로 인해 대출 비용이 올라가면서 중소기업들이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며, 이로 인해 기업 활동의 활력도 둔화된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또한 구매력 감소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며, 이는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이러한 움직임은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데 있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은행 예금 이자가 통상적인 영업이익을 초과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부 기업들이 사업 활동보다 예금 이자를 선호하게 되어, 물건과 돈이 도는 속도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판관비 절감과 판매 후 자금 회수 기간 확대(기존 2.5개월 → 6개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용등급 변화와 경제 운영에 대한 신뢰 회복

2024년 3월, 피치는 튀르키예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상향 조정했으며, 5월에는 S&P가 B에서 B+로, 7월에는 무디스가 B3에서 B1로 등급을 조정했다. 이러한 신용등급 상승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되지만, 본격적으로 그린필드형 투자가 확대되기에는 거시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대선 이전까지 튀르키예 정부는 일반적인 경제 정책 운영, 즉 물가가 높아지면 이자율을 올려 국내 경제 과열을 막고 외화 유입을 늘려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식 대신 고물가 시기에 저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하여 2022~2023년 중 리라화 가치의 하락과 물가 상승을 경험한 바가 있다.

이러한 경험으로 최근 물가 안정과 리라화 가치 변동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대튀르키예 투자에 다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상승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공장설립과 같은 그린필드형 투자를 실행하는 것에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다. 최근에 늘어난 외국인 자금 유입은 튀르키예의 높은 이자율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되고 있어 거시경제 환경에 변동이 있을 경우 그 자금의 움직임 역시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튀르키예가 안정적인 투자 환경과 신뢰할 수 있는 거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경제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보호무역 기조의 확대

보호무역 기조의 확대도 튀르키예에 투자를 고려하고 현지 기업들과 무역을 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현지 사업 확대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튀르키예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과의 교역에서도 대한국 수출보다는 수입이 많다. 

2024년 4월부터 한국산 후판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시작되었고, 5월에는 폴리스티렌 화학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실시되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인도, 러시아, 태국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었다. 또한, 2024년 1월부터는 편물섬유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한국 외에도 중국, 이집트, 대만, 스페인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보호무역 확대 움직임은 2020년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양국간 교역 확대 흐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양국 간 교역을 통한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과 한국으로의 수출간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2024년 상반기 튀르키예의 對 한국 수입규제 조치 현황>

[자료: WTO통계 및 현지 관보]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튀르키예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투자를 고려할 때 높은 이자율, 신뢰 회복, 보호무역 기조 확대 등의 거시경제 움직임과 통상정책 관련 이슈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하는것이 필요하다.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위치, EU 진출 거점으로서의 제조업 역량, 한국과의 교역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튀르키예는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이다. 튀르키예의 강점과 거시경제 및 통상 관련 주의 사항을 미리 대비하면, 튀르키예가 제공하는 기회를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튀르키예 중앙은행, 튀르키예 무역부, W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