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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유로화 도입 논의, 동향과 전망
  • 경제·무역
  • 체코
  • 프라하무역관 정지연
  • 2024-04-15
  • 출처 : KOTRA

대통령 유로화 도입 필요 표명, 내년 총선 등과 연계해 논의 활성화 예상

산업계는 찬성, 정치권은 분분, 정부와 일반국민은 신중한 입장

체코에서는 EU가입(2004년 5월) 20주년과 지난해 3월 취임한 친서방, 친EU 성향의 파벨 대통령의 영향으로 유로화 도입 논의가 재개되는 추세다. 파벨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유로화 도입 필요성 주장한 바 있으며, 올해 1월 신년 연설에서 유로화 도입 준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아직은 정부, 산업계, 정치권에서(여당인 5당 연합체 내에서도) 다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유럽의회 선거, 내년 체코 총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유로화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체코 경제 주체들이 보는 유로화 도입 요건 및 장단점, 입장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체코의 유로화 도입 논의 20년간 지속, 구체적 도입 시기는 미결정


체코는 2004년 EU가입 당시 유럽연합 가입조건에 관한 법률에 서명함으로써 유로화 채택을 약속했다. 이후 2005년에는 국가 유로화 도입 조정기관(NKS)를 설립하고 2007년에는 유로화 도입 국가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유로화 도입 시기 결정은 회원국의 재량이긴 하나 체코는 지난 20년 동안 유로화 채택의 구체적인 목표 기한을 설정하지 않았다. 2004년에 EU에 가입한 10개국 중에서는 체코, 폴란드, 헝가리만이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주*: EU 27개국 중에서는 20개국이 유로화 사용


체코의 유로화 채택은 복합적 요인으로 미뤄져 왔다. 과거 클라우스 대통령, 바비쉬 총리 등 주요 정치인들이 유로화 도입에 미온적이었고 정당 간 이견, 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은 팬데믹, 러-우 사태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고물가 영향으로 유로화 도입에 대한 관심이 줄었으나 파벨 대통령이 의지를 보이고 올해 유로화 도입 기준이 대부분 충족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유로화 도입 기준과 체코의 충족 현황

 

EU 회원국의 유로존 가입 요건 중 하나는 경제적 요건을 규정한 마스트리히트 기준(Convergence criteria)으로 물가안정성, 재정건전성, 장기금리 수준, 환율 안정성의 4가지로 구성된다.

 

이중 환율 안정성 요건은 유로화 도입 전 2년 이상 ERM II(유럽환율조정 매커니즘, Exchange Rate Mechanism)에 가입해야 하고 설정된 유로 대비 자국화폐 기준환율에서 변동폭이 2년 이상 15%p 이내에서 유지돼 한다.  ERM II는 유로존 가입의 사전 절차로 여겨지나 체코는 아직 ERM II에 미가입 상태다.

  

<유로존 가입 조건인 마스트리히트 기준>

측정 대상

측정 방법

물가 안정성

물가상승률이 물가가 가장 안정된 3개 회원국의 평균 물가상승률(HICP)의 1.5%p 이내일 것

재정 건전성

재정적자 규모가 GDP의 3% 미만, 정부부채 규모가 GDP의 60% 미만일 것

장기금리 수준

장기금리 수준이 물가가 가장 안정된 3개 회원국의 평균 장기 국채이자율의 2%p 이하일 것

환율 안정성

최소 2년간 ERM Ⅱ 참여 및 유로대비 자국화폐 환율 변동폭이 ±15% 이내 유지

[자료: EU집행위, 체코 재무부]

 

체코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2005년 이후 매년 마스트리히트 기준 충족 여부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 유로화 채택 여부를 권고한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4개 요건 중 2개(높은 물가상승률, ERM II 미참여에 따른 환율 안정성)에서 미충족 상태다. 이에 체코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당분간 ERM II에 미가입 및 유로화 도입 시기 미설정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 4년간 체코의 마스트리히트 조건 충족 현황 및 전망>

(단위: %)

항목

측정 기준



체코의 조건 충족 여부(충족: 청색 , 불충족: 적색)

2021

2022

2023f

2024f

물가 안정성

최저 3개국 HICP*

0.7

7.1

3.1

2.0

기준치 (+1.5%p)

2.2

8.6

4.6

3.5

체코 HICP

3.3

14.8

12.1

3.5

재정 전성

GDP 대비 재정적자

(기준치 3.0% 미만)

5.1

3.2

3.6

2.2

GDP 대비 정부부채

(기준치 60% 미만)

42.0

44.2

44.7

45.9

장기금리 수준

최저 3개국 국채수익률**

0.6

1.6

2.7

2.8

기준치 (+2.0%p)

2.6

3.6

4.7

4.8

체코 국채수익률

1.9

4.3

4.4

3.6

환율 안정성

체코가 ERM Ⅱ에 참여하지 않아 불충족

주*: 12개월 평균 HICP (Harmonized Index of Consumer Prices – 유럽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지표)

주**: 12개월 평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yields on government bonds)

[자료: 2023년 체코 마스트리히트 조건 평가 보고서, 2023년 12월]

 

그러나 2024년에 들어서는 2월, 3월의 전년동기 대비 인플레이션율(CPI)이 2%로 완화·유지되고 긴축패키지 시행 등의 영향으로 재정적자폭도 감소하면서 환율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만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에도 유로 대비 환율이 15% 이상 크게 변동한 적이 많지 않아 ERM II에 가입하면 향후 환율 안정성 기준도 만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 유로 대비 체코 코루나화 환율 동향

(단위: CZK/EUR)

[자료: ekonom.cz]


독립적 통화정책 필요 VS 유로존과의 통합 강화 주장

 

유로화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의 가장 큰 이유는 유로 도입 시 독자적인 통화, 환율 정책을 시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체코 중앙은행은 2017년 이후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지만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환율, 물가 수준을 고려한 외환시장 개입, 통화정책을 시행 중이다. 체코는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0% 이상일 정도로(EU국가 중 아일랜드에 이어 2위)  서비스 중심의 서유럽 및 유로존과 산업구조가 상이하고 지난 10년간 유럽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주로 남부유럽 및 유로존 평균 경제상황에 맞춰 수행돼 온 탓에 체코 산업 경제구조와 맞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체코의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 규모로 인해 유로존 참여 시 체코의 경제상황이 제대로 고려되지 못한 채 통화, 환율정책이 시행될 경우 고물가 등 경제 리스크가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그 외 유로존 남부국가들의 부채 부담을 공동으로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일부 정치권, 일반 시민들 사이에 특히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큰 편이지만 경제전문가 다수는 물가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며 실제 슬로바키아와 크로아티아의 경우도 유로화 도입 후 유의미한 물가상승은 없었다고 설명한다.  

 

반면, 유로화 도입을 지지하는 입장은 기업 활동의 환율 변동 위험 제거, 거래 및 관리비용 절감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국가 신용등급 상승과 추가적 경제성장도 가능할 것이란 견해다. 물가상승 우려에 대해서도 러-우 사태 후 고물가 시기에 체코의 인플레이션율이 오히려 유로존 평균 인플레이션 보다 훨씬 높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으로는 EU 가입 시 유로존 가입을 약속했으며 수출 지향 경제, 유로존 경제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고려할 때 유로 도입으로 EU와 통합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업은 찬성, 정치권은 분분, 체코 중앙은행과 일반국민은 신중한 입장

 

제조, 엔지니어링 산업 강국인 체코는 2023년 교역액이 4506억 달러로 GDP의 134%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특히 전체 교역액의 80% 이상을 유럽 국가들과 수행하다 보니 유로화 거래가 많은 기업들은 환위험 제거, 세무, 회계 등 관리업무 경감, 거래 비용 감소, 사업 및 투자계획 용이성을 이유로 유로화 도입에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2017년 체코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직접개입 중단 이후 산업연맹(SP), 상공회의소(HK) 등 경제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유로 도입을 지지해왔다. 


2024년 2월 산업연맹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회원사의 77%가 유로화 도입에 찬성, 이 중 88%는 5년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산업연맹 측은 체코 전체수출의 80%를 유럽국가, 65%를 유로존 국가들과 수행할 정도로 체코의 경제, 산업이 이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고 유로화 도입이 소규모 개방형 수출지향 경제구조인 체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Rafaj 산업연맹 회장도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대중소 기업 다수가 5년 내 유로화 도입을 바란다며 유로화 도입 시 외국인투자 유치 확대, 금융비용 경감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업 대출 중 유로화 대출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로 비금융기업의 유로화 대출 비중은 50%, 제조업 기업의 유로화 대출비중은 60%에 달하고, 국내기업 간 거래에서 유로화 거래 비중도 15%에 달한다.


물가, 환율 당국인 체코 중앙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다. Michl 중앙은행장은 2024년 3월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수준이 독일에 근접했을 때 유로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체코 임금수준이 독일의 56% 수준에 불과해 유로화 도입 시 제조업을 중심으로 임금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어, 스코다 자동차 직원이 모기업인 독일 폴크스바겐 직원과 임금수준을 직접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제조업 경쟁력 제고, 수익 확대 관점에서 검토돼야 하며 유로화 도입 시 독자적 통화정책 수행이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로화 도입을 가늠하는 것은 경제 요인보다 정치적 요인이 더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당 간 입장은 일치하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파벨 대통령은 2024년 1월 EU 및 NATO 회원국으로서 지위를 강조하며 "유럽 정중앙에 위치한 수출지향의 개방 경제구조를 가진 체코가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공동통화 도입이 궁극적 미래라며 유로화 도입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촉구했다. 


반면, 내각 책임자인 피알라 총리(ODS당)는 유로화 도입 전 재정 건전성 회복이 우선이며, '23년 재정적자가 GDP의 3%를 초과했고 최근 2~3년간 고물가, 고금리로 마스트리히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여당 중 ODS를 제외한 연립정부 내 4개 정당들은 유로화 도입에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으로 TOP 09당은 늦어도 2030년까지 유로화 도입, STAN 및 Pirati 당도 2024년에는 재정·물가·금리 모두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 체코 연립정부 정당구성 및 하원의석: ODS(34), STAN(33), KDU-ČSL(23), TOP 09(14), Pirati(4)


야당의 경우, 전 총리이자 파벨 대통령과 대선 경쟁자였던 바비쉬가 이끄는 ANO당(제1야당)이 파벨 대통령의 유로화 도입 필요 발언 후 유로화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타 야당인 SPD와 함께 유로화 도입은 국민투표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 야당 하원의석: ANO(71), SPD(20)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물가상승 등에 대한 우려로 과거에는 유로화 도입 반대의견이 높았지만 도입 시점이나 조건에 따라 찬성 의견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6월 CVVM 설문조사 결과 반대 입장이 69%로 높았지만(찬성 24%, 결정 못함 7%) 파벨 대통령의 신년연설 후인 2024년 1월 설문조사에서는 유로화 도입에 대한 긍정 응답 비중이 증가했다. 다만 아직은 반대 의견이 57%로 여전히 절반을 넘고 있다. 

 

<2024년 유로화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 응답 현황>

[자료: irozhlas.cz, denik.cz]

 

유로화 도입에 대한 연립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가운데, 2024년 2월 내각회의에서 체코 재무부와 중앙은행 유로화 도입 보류 권고에 대한 고려를 언급한 동시에 내각은 국가 경제위원회에게 체코의 ERM II 가입시 장단점 평가하여 2024년 10월까지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여기에 일부 연립정당 의원들은 2017년 이후 공석이었던 국가 유로화 도입 조정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임명 논의가 올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유로화 도입 논의는 총선 과정에서 더 활발해지고 총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점

 

최근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의 유로화 도입에 이어 EU가입 20주년을 맞는 체코에서도 EU와 통합을 강조하는 대통령이 유로화 도입을 촉구하고 올해 EU가 제시한 유로존 가입요건도 충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로화 도입 논의가 재조명 받고 있다. 산업계는 환위험 회피, 거래 및 관리비용 절감, 자금조달 및 투자유치 이점 등을 들어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재정 및 통화당국), 정치권, 일반국민들의 의견은 아직 일치하지 않고 있다. 유럽 정중앙에 위치하고 개방형 특성이 강한 체코의 산업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내년 총선 등을 전후해 관련 논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체코와 무역 투자 거래 중인 우리 기업 입장에서도 유로화 도입 움직임에 관심을 가질 때다.

 


자료: 체코 재무부, 중앙은행, EU집행위, ekonom.cz, irozhlas.cz, Denik.cz, hn.cz 등 체코 일간지 및 KOTRA 프라하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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