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통과무역협정(APTTA; Afghanistan-Pakistan Transit Trade Agreement)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양국간 경제적 혜택과 무역원활화를 위해 2011년 6월 12일 체결되었다. 동 협정에 의거 아프가니스탄은 파키스탄 항구를 통해 면세로 물품을 수입 혹은 수출할 수 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은 상품 수출을 위해 파키스탄을 육로로 경유할 수 있고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을 경유해 중앙 아시아로 접근할 수 있다. APTTA는 정기적으로 재협상되며, 양국간의 무역 관계를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PTTA가 파키스탄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하지만, 최근 파키스탄 정부는 자체 분석을 통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통과무역협정(APTTA)이 악용돼 밀수에 취약한 특정 품목들이 불법수입 되고 있어 파키스탄에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실제로 회계연도 2023년도에 파기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의 무역에서 6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파키스탄의 대아프가니스탄 수입은 80억 달러, 수출은 2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을 통과한 아프가니스탄의 수입액은 2022-23 회계연도에 73억 달러로 전년대비 28억 달러 늘어났다. 파키스탄이 국제수지 위기로 인해 구매하지 않은 상품들이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전된 결과이다. 공식 통계에 의하면 늘어난 28억 달러 중 약 23억 달러는 파키스탄이 외환부족에 따른 국제수지 위기로 구매하지 않은 상품들로 확인되었다.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통과무역 규모>

(단위: 백만달러)

[자료: Express Tribune]

아프가니스탄이 파키스탄으로부터 수입한 상위 20개 품목의 2022 회계연도의 수입액은 33억 달러이며 2023 회계연도에는 56억 달러로 70% 증가했다. 그러나 해당품목에 대한 파키스탄의 수입은 오히려 감소하여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타이어, 기계, 플라스틱, 진공 플라스크, 화장품 등의 전품목이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수입만 늘어나고 파키스탄의 해당품목 수입은 줄어들었다. 

<회계연도 2023 아프가니스탄의 APTTA를 통한 주요 수입품 분석>

(단위 : %)

[자료: Express Tribune]

파키스탄의 대아프가니스탄 통상규제 강화

파키스탄 연방국세청(FBR)과 상무부는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수입을 위한 통과국으로서 파키스탄의 역할에 대한 정책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엄격한 통상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파키스탄 상무부는 2023.10월에 212개 품목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타이어, 홍차, 견과류 및 건과일, 직물, 화장품, 진공 플라스크 및 가전제품 등 밀수에 취약한 여러 품목의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반입을 금지했는데, 이 조치는 1950년 수출입(통제)법에서 위임된 '법적 규제 명령(SRO)'을 통해 발표됐다. 

연방국세청(FBR)은 상무부의 권고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을 통과하는 5가지 주요 범주의 상업 상품에 대해 10%의 처리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상품에는 제과 및 초콜릿, 신발, 기계류(기계 및 전기), 담요, 가정용 직물 및 의류 등이 포함된다. 

또한, 운송 거래에 대한 통제를 강화조치도 발표됐는데 화물 신고서(GD) 서명 후 화물 스캔 횟수를 증가시키는 새로운 조건들이 제안되었고,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화물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관세 및 세금에 상응하는 은행 보증 의무화도 포함됐다. 이러한 조치는 수입 물품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 도착하지 않을 경우 해당 물품을 압류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와는 별개로, 파키스탄 정부는 약 170만 명에 달하는 불법 거주 아프간인들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에게는 2023년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의 기한이 주어졌고, 이 기간 내에 파키스탄을 떠나지 않을 경우 강제 추방한다는 계획에 따라 11월 현재 추방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러한 불법 체류자들이 매달 6천만에서 7천만 달러에 달하는 미화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밭출하고, 파키스탄의 카르텔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밀과 설탕을 밀수하는 등의 행위에 관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밀수 행위는 파키스탄에 매년 큰 경제적 부담을 주고 기본 생필품의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계자 인터뷰

파키스탄 비즈니스 협의회(Pakistan Business Council, PBC)의 연구 책임자인 사미르 아미르 씨는 아프간 통과 무역이 파키스탄 시장에서 밀수의 주요 원인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파키스탄이 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PBC가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취한 조치들에 만족하며, 이러한 조치들이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에서의 밀수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미르 씨는 중계 무역 협정의 취지와 정신을 존중해야 하며, 이를 오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하드 상공회의소(Sahhad Chamber of Commerce)의 사무총장 사자드 아지즈 씨는 정부의 최근 조치가 파키스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자드 씨는 국경 지역의 비즈니스 활동 증진과 아프가니스탄 기업들이 파키스탄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의료 장비, 제약, 기계 등 다양한 제품에 해당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프간 통과 무역이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불법 무역 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양국이 국경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점

우리 기업이 아프가니스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파키스탄이 통과무역협정에 따라 취하고 있는 각종 규제 및 감시강화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으로의 통과무역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밀수 및 불법 통관 차단 등 안정적인 무역 환경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중앙아시아 및 터키 등과 같은 신시장으로의 상품 수출 확대를 위해 양국간 도로망 협력도 필수적이다.  한국 물류 기업들은 이를 활용하여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무역 물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상인들과의 거래 시에는 보안 문제를 철저히 고려하여 각종 위협으로부터 기업의 자산과 인력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결제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통해 외환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파키스탄을 통한 아프가니스탄 무역진출 가능성>

[무역관 자체 분석]

자료원 : Mettis Global, 익스프레스 트리뷴, 상무부, 파키스탄 투데이, FBR, 파키스탄 비즈니스 위원회, 사하드 상공회의소,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