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2023년 경제 전망, 3%대에서 1%대로 지속 하향 조정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통계청 격)는 지난 8월 18일 최신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2023년 대만 경제는 바로 직전 전망치보다 0.43%포인트 낮아진 1.6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기별 성장률이 직전 수치 대비 일괄 하향조정된 가운데 1분기 성장률 하락폭은 △2.87%에서 △3.31%로 커졌고, 2분기 성장률은 속보치(1.45%) 발표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36%로 낮춰졌다. 3~4분기 성장률도 하향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3분기 전망치는 2.54%로 낮춰졌고(직전 전망치 3.18%), 4분기는 5.59%로 내려왔다.(직전 전망치 5.77%)

1년 전 대만 정부가 발표한 2023년 첫 경제 전망은 3.05%였다. 2023년 들어 2%후반대에서 2%초반대로 전망치가 낮춰진데 이어 1%대까지 하향조정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대만기업의 수출·투자 둔화는 대만 경제가 2% 성장에서 멀어지게 만든 주된 요인이다.

<대만 정부의 2023년 경제 전망 조정 추이>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대만의 상품 수출 전망은 2022년 8월 첫 전망 당시 플러스였던 예측치(2.64%)가 △9.51%까지 떨어졌고, 민간투자 성장률 예측치는 1년 사이 3.43%에서 △5.93%로 낮아졌다. 수출 부문은 그나마 4분기에 플러스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나, 민간투자는 4분기까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2023년 대만 경제 성장은 사실상 민간소비 부문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순수출(상품·서비스 기준, 수출-수입)과 투자 부문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1%포인트 안팎이지만, 민간소비 부문이 3.62%포인트를 기여해 전체 경제성장세가 플러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탱한다는 전망이다. 2023년 대만 민간소비 부문의 연간 성장률은 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3년 대만 경제의 부문별·분기별 전망(최신 수치 기준)>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2023.8.18. 발표 기준)]

2023년 상반기 대만 경제 동향

2023년 상반기 대만 수출은 2,021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06% 감소했다. 상반기 동안의 월별 감소세는 전년동월대비 △10~△20% 수준을 이어갔다. 전체 수출에서 약 40%(798억 달러)를 차지하는 전자집적회로(반도체)*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4.06% 감소한 영향이 컸다.

    주*: HS코드 8542 기준

수입 실적도 저조했다. 상반기 수입은 1,756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0.05% 감소했다. 6월의 경우, △30%에 육박하는 감소폭을 보이기도 했다. 전체 수입에서 각각 19%(337억 달러), 8%(142억 달러) 비중으로 1, 2위를 차지하는 전자집적회로(반도체), 반도체 설비*가 2022년 상반기 대비 각각 △29.14%, △13.17%에 달하는 감소율을 나타냈다.

    주*: HS코드 8486, 9010, 9020 등

<대만의 2023년 상반기 수출입 동향>

[자료: 대만 재정부]

민간투자 부문의 부진한 동향도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반도체 설비로 대표되는 자본재 수입 감소는 민간투자 감소를 방증하는 지표 중 하나다. 2023년 상반기 대만의 자본재 수입(반도체 설비 포함)은 320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36% 감소했다.

제조업의 고정자산(토지 제외) 구매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1분기까지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대만 제조업의 고정자산 구매액은 2021년 1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2023년 1분기 구매액은 전년동기대비 3.24% 감소한 4,678억 대만달러였다. 제조업 고정자산 구매액의 2/3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부품(반도체 포함) 업종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감소폭이 평균을 훌쩍 넘는 △10.43%에 달했다.

전년동기대비 18.39% 감소한 2023년 상반기 제조업생산지수도 민간의 설비투자 의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핵심산업인 전자부품(반도체 포함) 제조업의 경우, 상반기 생산지수가 2022년 102.81에서 올해 77.59*로 24.53% 감소했다.

    주*: 대만의 제조업생산지수는 2021년을 기준으로 한다.(2021년=100) 어느 시점의 생산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기준 시점보다 생산활동이 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소비 부문의 경우, 수출입·투자와 상반되는 추세를 보였다. 2023년 상반기 소매업 매출은 2조 2,274억 대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99% 늘었고, 요식업은 5,038억 대만달러로 26.27% 증가했다. 매출액은 두 업종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증가율의 경우 소매업은 2004년 상반기 이후 최고, 요식업은 역대 상반기 최고치를 찍었다.

엔데믹에 따른 외래관광 활성화도 대만 소비 시장에 일정 부분 활력을 더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23년 상반기 대만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269만 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55만 명이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의 45%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에서 대만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31만 명으로 2019년 상반기의 56%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소매업·요식업의 월별 매출 동향(2023년 기준)>

[자료: 대만 경제부 통계처]

시사점

2023년 대만 경제의 1% 성장 전망은 1분기경부터 이미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금융기관 산하 연구소를 시작으로 대만 중앙은행, 현지 주요 싱크탱크들도 줄줄이 1%대로 전망치를 내려잡았다. 대만 정부(행정원 주계총처, 중앙은행)와 현지 주요 싱크탱크들은 대체로 1% 중후반대 수치를 제시*했으나 일각에는 1% 초반이나 1% 미만을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수출이 나빠지자 기업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주*: 기관별 최신 전망치(발표일 순): (2023.6.15.)대만 중앙은행 1.72%, (2023.7.20.)중화경제연구원 1.60%, (2023.7.25.)대만경제연구원 1.66%, (2023.8.18.)행정원 주계총처 1.61%

2023년 대만 경제 성장세가 1%대로 움츠러든 만큼 2024년에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는 2024년 첫 전망치로 3.32%를 제시했다. 주요 성장 엔진인 수출 부문의 경우, 2023년 4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세를 회복하고 2024년에는 연간으로 6%에 가까운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 대만의 경제성장 추이와 향후 전망(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수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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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대만 재정부, 대만 경제부 통계처, 타이베이무역관 자체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