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NOC는 1971년에 설립된 아부다비 국영 석유기업이자 석유, 가스 분야 내 세계 주요 기업 중 하나이다. 영국의 브랜드 평가 분석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발표한 2023년 세계 50대 오일∙가스 분야 기업 중 8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편, 급격한 기후변화와 러-우 사태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정을 겪으면서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 가스 산업에서 다량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고 나아가 배출이 없는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것이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산업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 전통 에너지원을 주도해 온 ADNOC의 전략과 추진 중인 사업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탄소중립 기조 편승을 통해 에너지산업 선두 지위 지속하려 노력

ADNOC는 탄소중립 목표에 앞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장기적인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두고 자사 플랜트 운영의 탈탄소화, 재생에너지 투자, 글로벌 수소 밸류체인 구축 등 환경친화적인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30 지속가능성 전략(2030 Sustainability Strategy)’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농도 25% 감소,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 5배 향상을 목표하고 있으며 경제∙사회 공헌, 사업 안정성 확보, 인력 다양화 등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ADNOC은 해외 기업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으며 핵심 주주로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업 마스다르(Masdar)를 통해서도 그린 수소 상용화,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목표하고 있다.

<ADNOC 관련 탄소저감 프로젝트>

(단위: US$ 백만)

주: ADNOC과 OCI의 합작사

[자료: ADNOC, MEED Projects]

에너지원 개발 외에 교통 부문으로도 친환경 사업분야를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 2023년 7월 ADNOC는 탄소제로 도시를 지향하는 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 내에 중동 최초의 수소차 고속 충전소 설립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고속 충전기술을 시험, 개발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 도요타(Toyota), UAE 기반의 유통사 Al-Futtaim Motors와 협력 하에 수소차를 제공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탄소중립 정책에 다방면으로 기여하며 자사의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DNOC의 수소차 예시>

[자료: ADNOC]

또한, ADNOC은 매년 주최해 온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가스산업 전시회인 ADIPEC을 전통 에너지 산업의 전유물이 아닌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를 주제로 한 교류의 장으로 변모시켰다. 개최 전부터 세계적 화두인 ‘탈탄소(Decarbonisation)’, ‘에너지 부문의 디지털화(Digitalisation in Energy)’ 등을 주제로 웨비나를 진행하며 전시회를 홍보하기도 했다. 산업 관계자들은 단기간 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경을 뛰어넘은 파트너십이 필요한데 ADIPEC과 같은 세계적인 전시회를 통해 각국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달성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탈탄소를 주제로 한 ADIPEC 연계 웨비나 진행 모습>

[자료: KOTRA 두바이 무역관]

COP28 의장직을 수행하는 ADNOC의 수장 ‘술탄 알 자베르’

2021년 11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개최국으로 UAE가 선정됐다. 이후 2023년 1월 COP28 의장으로 ADNOC의 최고경영자인 술탄 알 자베르가 임명됐다. 그는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이자 기후 특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UAE 재생에너지 기업 마스다르(Masdar)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COP28 의장으로 임명될 당시 일각에서는 대표적인 석유기업의 수장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의장이 된다면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하는 협약의 본질을 흐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탄 알 자베르는 “화석연료 감축은 불가피하며 필수적이기까지 하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탄소 배출 저감에 착수해야 한다.”라고 촉구하며 COP28 의장으로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의지를 전했다. 

더불어 미국의 기후특사인 존 케리(John Kerry)는 “ADNOC와 UAE 정부는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행할 것이라 선언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영 석유사의 최고경영자 직책을 가진 그가 COP28 의장으로 임명된 것은 오히려 훌륭한 결정이었다.”라고 발언하며 그를 지지하기도 했다. 술탄 알 자베르는 COP28 의장으로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의장단과 함께 개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OP28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2023년 5월 22일에 게시된 해외시장뉴스 ‘COP28 앞둔 UAE, 개최 준비 본격 시동’을 참고해 주기 바란다.

<술탄 알 자베르 COP28 의장>

[자료: drsultanaljaber.com]

탄소중립 목표 5년 단축 선언

지난 7월 ADNOC는 탄소중립 목표 시기 단축을 선언했다. 기존 UAE 정부 정책 ‘Net Zero 2050’에 발맞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하고 있었으나 이보다 5년 앞선 2045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이다. 최근 UAE Net Zero 2050 전략이 개정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2030년까지 40%로 상향 조정됨에 따른 지원사격으로 볼 수 있다. 탄소 저감을 위해 전기화(Electrification), 탄소포집, 수소 등 관련 분야 내 투자금으로 2027년까지 150억 달러를 배정한 바 있다. 동시에 2030년까지 메탄 무배출을 목표하고 있다.

  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당사국이 스스로 설정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이며 공식적인 이행 계획을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하게 된다.

시사점

세계 주요 산유국의 국영 석유사가 화석연료 축소 및 탄소중립 기조에 동참한다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단기간 내 전통 에너지원을 전부 청정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ADNOC의 행보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화석연료가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은 기간 대비 현재 세계가 목표하는 탄소중립 달성 기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다. 따라서 전통 에너지 기업의 전환 노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ADNOC이 탄소중립 목표 시기 단축을 발표할 당시 칼리드 알 나흐얀(Sheikh Khaled bin Mohamed bin Zayed Al Nahyan) 아부다비 왕세자는 탈탄소 촉진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미국, 일본, 독일, 한국 등 다양한 국가와 청정에너지 및 탄소감축 기술 개발 관련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기존 에너지 부문 협업 경험을 기반으로 신규 에너지 및 탈탄소 기술 개발에서도 협력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ADNOC, UN, Brand Finance, MEED Projects, The Guardian, 현지 언론 및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