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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국제 고립 속 러시아와의 밀월관계 강화
  • 경제·무역
  • 쿠바
  • 아바나무역관 윤예찬
  • 2023-09-04
  • 출처 : KOTRA

미국 경제 제재 지속으로 경제지원 약속하는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

최근 1년간 양국 간 무역 3배 증가

90년대 초반 구공산권이 붕괴하기 전, 쿠바는 소련의 주도 아래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기구인 경제상호원조회의 코메콘(COMECON, Council for Mutual Economic Assistance)의 멤버로 국제경제체제에 참가하고 있었다. 


코메콘은 2 계 대전 후    재건 원조 계획인 마셜 플랜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1991년 해체까지 자본주의 진영과 대치하던 사회주의 경제공동체를 지향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련 중심의 공산 국가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에 머물렀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한 코메콘 국가들이 소련으로부터 석유 보조를 받는 규모가 커지면서 소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됐고 90년대 초반 소련의 해체 이후 지원이 끊기게 되자 기존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경제체제 전환과정에서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겪기도 했다. 쿠바는 그 상황에서 오히려 "사회주의의 강화"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선회했고 소위 '특별시기(El período especial)'로 불리는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게 된다. 


이후 30여 년간 쿠바와 러시아의 관계는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쿠바 경제위기가 심화됐고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구소련-쿠바 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됐던 1960년 2월의 아나스타스 미코얀 외무장관의 쿠바 방문>

[자료: National Security Archive]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쿠바의 선택은 우-러 전쟁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

 

2018년 강화된 미국의 경제 제재와 2020년 팬데믹은 쿠바경제의 악화, 국제적 고립을 야기했으며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제재를 받는 국가가 됐다. 


두 국가가 현재 겪고 있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오히려 19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양국관계가 다시 돈독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5월 18일 아바나에서 개최된 제20차 러시아-쿠바 정부 간 무역, 경제, 과학 및 기술협력위원회(Russian-Cuban Intergovernmental Commission or Trade, Economic,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Cooperation)에 참가했던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부총리의 발언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쿠바 간 무역은 4억5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증가했으며, 2023년 4개월 동안에는 전년 대비 9배 증가한 1억3760만 달러로 급증했다"고 한다. 급증한 무역액의 90%는 쿠바의 러시아 석유 및 대두유 수입액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관계 강화는 2022년 11월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직접 모스크바를 공식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피델 카스트로 기념 동상 제막식에 참가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2023년 5월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러시아 부총리의 쿠바 공식 방문, 6월 마누엘 마레로 총리가 이끄는 쿠바 대표단의 유라시아 경제연합(EEU, Eurasia Economic Union) 정상회의 및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SPIEF) 참석에 이르기까지 최고위급 수준의 교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기업의 쿠바 시장 진출 가속화, 쿠바 국내민심은 반신반의

 

양국 경제협력 강화의 주된 내용은 체르니셴코 부총리가 150여 명의 러시아 기업인들과 함께 제11차 경제협력위원회(11th Meeting of the Business Committee) 참석을 위해 쿠바를 공식방문한 5월에 발표됐다. 이때 발표된 주요 계약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쿠바 내 절박한 식량 공급상황 개선을 위해 러시아의 프로딘토그(Prodintorg)가 쿠바 국영 알리포트(Alimport)에 주곡물인 밀을 공급

 2. 쿠바 국영기업 CIMEX(Comercio Interior, Mercado External) CGS Group Investments 간 품류 및 가정잡화류를 포함한 러시아 상품의 쿠바 국내시장 유통을 위한 플랫폼(Rusmarket) 설립 및 직접배송(Direct Shipping) 루트 개설

 3. 아바나 동쪽에 위치한 Tarará 지역 재개발 - 한 때 Che Guevara의 별장으로도 유명했던 이 마을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구소련 피폭피해자들을 위한 요양병원으로도 활용된 바 있어 40여 년만에 다시 소련과의 인연을 재개

 4. 우-러 전쟁으로 인해 2022년 3월부터 중단된 러시아-쿠바 간 정기 항공편을 7월 1일부로 재개하는 러시아 대통령령 별도 발표

 5. 쿠바산 럼 수출 확대를 위한 러시아-쿠바 국영 Cuba Ron 간 합작투자 설립

 6. 건설자재 공급 확대를 위해 쿠바 내 제철소를 재가동하기 위한 자금, 노하우 및 기술 제공

 7. 산티 스피리투스 지방에 위치한 노후한 '우루과이' 설탕공장의 재개발을 위한 러시아 Progess Agro와 쿠바 국영 Azcuba 간의 합작투자 2024년 설립.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5만 톤 수준의 설탕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2022년 쿠바 전체 설탕 생산량의 1/3에 해당하는 분량


<2023년 5월 제11차 러시아-쿠바 경제협력위원회>

[자료: Prensa Latina] 


위와 같은 여러 계약 외에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러시아 기업에 대해 30년간 토지를 임대 있도록 한 조치다. 러시아 스푸트니크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11차 경제협력위원회 개막식에서 Boris Titov 러시아-쿠바 비즈니스위원회(Russia-Cuba Business Council) 공동 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쿠바 정부가 러시아 농업기업에 유휴토지를 30 동안 사용할 있는 권리, 농기계 수입 면세, 외화로 이익송금 권리 등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도 유휴토지에 대한 사용권은 1959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한 직후 실시한 토지 국유화로 상당수의 토지를 몰수당한 미국 시민과 기업들이 여전히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당 소식이 러시아 언론에는 발표된 반면, 쿠바 국영언론에서는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는 점 또한 기존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와중에 해외기업에 대한 이러한 특혜조치가 국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쿠바 정부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데탕트가 실패함에 따라 러시아로 급선회 


쿠바와 러시아 간의 다양한 경제협력 프로젝트 발표는 쿠바 정부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정치적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단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쿠바 정부는 2021 수십 만에 처음으로 중소 민간기업의 설립을 허용하는 등 일련의 경제 개혁을 통해 잠재적인 미국 투자자특히 쿠바계 미국인들이 쿠바에서 사업을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경제개혁이 국민 통제에 위협이 된다고 여기는 강경파의 불만이 쌓이면서 정부 파벌이 분열돼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쿠바의 오랜, 그리고 상습적인 채무 불이행 역사와 더불어 쿠바 내 재산권에 대한 미국과의 향후 소송 가능성을 고려할 때 러시아 기업들이 약속한대로 쿠바에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인 중 최초로 쿠바 민간기업에 투자할 있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미국-쿠바 무역경제위원회(U.S.-Cuba Trade & Economic Council Inc.)의 존 카불리치(John S. Kavulich) 회장은 쿠바 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파격적인 양보가 "쿠바 경제 발전에 대한 자신감이라기보다는 절망적인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에 가깝다"며 "쿠바의 고질적인 채무불이행 역사를 고려할 러시아와의 밀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덧붙였다.



자료: Prensa Latina, Reuter, Havana Times, Cubanews, Caribbean Council 등 KOTRA 아바나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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