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이 가속화되며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의 종식을 선언한 바 있다. 이미 이탈리아는 외부 활동이 급증하는 추세로 일부 서비스 산업 분야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문화 활동 분야에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문화예술 산업의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다.

이탈리아 문화산업 동향

풍성한 문화와 역사를 보유한 이탈리아는 문화생활과 공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의 오페라 장소 중 하나로 뽑히는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 및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 등을 포함한 아름다운 극장에서 매년 수없이 많은 공연이 펼쳐져 왔다. 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55개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은 높은 관광 유입률과 이에 따른 역사적 자부심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한이 극심했던 시기 집 밖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활동 부문 크게 타격을 받았는데, 특히 외식, 야외활동, 극장 공연 관람 등 전반적인 문화 분야에 소비의 제한이 이뤄졌고 이는 이탈리아인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탈리아 문화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40%가 코로나 이후 문화생활을 완전히 멈췄다고 밝혔으며 그중 가장 많은 수인 47%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 37%는 ‘기회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뽑았다.

이탈리아 문화·관광및레저연합(Federculture)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탈리아 가정의 평균 월 지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4.7% 증가한 반면, 문화 및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대한 지출은 평균적으로 22% 감소했다. 그중 가장 큰 감소를 보인 분야는 영화관, 극장, 콘서트장 등 현장 공연이 -74.8%를 기록했으며 현장 레크리에이션 및 스포츠가 -58.8%로 뒤를 이었다.

<레크리에이션 및 문화생활 지출 변화>

[자료: 이탈리아 문화·관광및레저연합(Federculture)]

이탈리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별 전망

2023년 청소년을 위한 문화 지원금과 관광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산업 세금 감면 등의 다양한 국가 지원금에 힘입어 이탈리아의 공연 미디어 산업은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PwC컨설팅에서 발표한 2022~2026년 미디어·엔터테인먼트(E&M) 전망에 따르면 이탈리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은 9.5%의 연평균 성장률을 유지하며 2026년에는 400억 유로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별 산업 연평균성장률(2021~2026년)>

[자료: PwC컨설팅 E&M 전망]

회복세를 보이는 산업: 영화와 음악

일상으로의 회복과 함께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산업은 영화산업으로,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빨리 영화관 거리 두기를 도입해 가장 마지막으로 마스크 의무화를 해지한 바 있다. 많은 전문가는 이런 까다로운 방역 수칙이 이탈리아 영화관의 더딘 회복률에 기여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 기간 500개 이상의 영화관이 문을 닫았으며 2022년에도 여전히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도시마다 적게는 55%에서 많게는 80% 적은 수의 고객이 영화관에 방문해 다른 유럽 국가 및 비유럽 국가에 비해 낮은 방문율을 보였다. PWC 컨설팅 E&M 전망에 따르면 영화산업은 2021-2026년 32.7%의 연평균성장률로 높은 회복세와 함께 새로운 성장산업이 될 것임을 예측했다.

<이탈리아 영화 산업 추이(2018~2026년)>

[자료: PwC컨설팅 E&M 전망]

코로나 전에는 7억 유로 이상의 규모로 이탈리아 대표 산업 중 하나였던 음악 관련 산업은 코로나로 인해 2020년 80% 가까이 감소한 1억5000만 유로의 매출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21년에는 3억2000만 유로, 2022년에는 5억1000만 유로 매출을 기록하며 회복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음악 산업은 2026년에는 8억5000만 유로까지 성장이 기대되는 이탈리아의 유망 산업으로 다시 한번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음악 산업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음악, 라디오, 팟캐스트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탈리아 음악, 라디오, 팟캐스트 산업 추이(2018~2026년)>

[자료: PwC컨설팅 E&M 전망]

성장 둔화를 보이는 산업: OTT와 e스포츠

반면, 코로나19 기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OTT 산업은 그 성장세가 둔화하며 시장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년 44.7% 그리고 2021년 56.0%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로 이탈리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었던 이탈리아 OTT 산업 시장은 2022년 36.2%로 그 성장 폭이 소폭 둔화했다. 2023년에는 18.8%, 2024년에는 9.4%로 그 성장 폭이 가파르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양한 OTT 플랫폼의 등장과 인터넷 인프라 환경 개선 등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들이 계속 상존하고 있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탈리아 OTT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은 Netflix이며 두 번째는 스포츠 전문 플랫폼은 DAZN이다.

<이탈리아 OTT산업 추이(2018~2026년)>

[자료: PwC 컨설팅 E&M 전망]

코로나19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던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은 이탈리아 5G 구축으로 인터넷 인프라 환경 개선과 함께 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는 이미 유럽 내에서 99.7%의 뛰어난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국가 중장기 사업으로 5G의 연결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5G망 구축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사용자 증가와 이용 비용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인프라 효과에 힘입어 e스포츠 산업은 2021~2026년 20.7%의 연평균 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외부 활동이 증가하는 2022년에 성장률이 6.3%를 기록하며 그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는 조짐을 보였으나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가장 큰 가시적인 성장을 보이는 산업으로 나타난다.

<이탈리아 게임&e스포츠 산업 추이(2018~2026년)>

(단위: %)

[자료: PWC 컨설팅 E&M 전망]

전망 및 시사점

지난 3년간 팬데믹으로 인해 문화 장소에 가거나 이벤트 및 쇼에 참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라이브 공연, 이벤트 및 쇼 부문은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이다. 연극 공연, 전시회, 콘서트, 박물관, 영화관, 극장 등등 물리적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생활이 변형돼 개인 공간 혹은 가상 공간으로 이동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맥락에 적응하고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문화생활이 생겨났다. OTT 시장이 코로나 전에 비해 56% 성장했으며 오디오북, 비디오 게임 및 이스포츠 등의 온라인 문화 또한 빠르게 유입됐다. 이러한 문화는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모든 것이 다시 일상으로 회복됨에 따라 현재 이탈리아인들의 외부 활동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탈리아 관광산업연합(Federturismo)의 마리나 랄리 회장은 “이탈리아인들은 가족 여행의 높은 예산 때문에 가까운 여행지를 선택하거나 여행 일정을 줄여야 한다고 해도 연휴와 휴가를 포기하지 않는다. 많은 이탈리아인은 즐기고 휴식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바다, 산, 리조트뿐 아니라 예술이 가득한 도시로 떠난다”라고 말했다. 문화와 여가를 즐기는 삶은 이탈리아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이탈리아의 특성을 반영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단순히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넘어 코로나 기간 형성된 분야를 포함해 한층 더 다양해지고 폭넓은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웹툰 등 보다 다양한 K-콘텐츠의 이탈리아 시장 확대를 도모해 볼 수 있겠다.

자료: CJ News, 이탈리아 문화·관광및레저연합(Federculture), Gitnux, PwC컨설팅 E&M 조사보고서, 일간지 il Sole 24 Ore, 이탈리아 관광산업연합(Federturismo),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 분석자료 및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