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자동차 제조업은 몇 년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는 산업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야기된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카자흐스탄에서의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카자흐스탄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해 중앙아시아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내외부적인 상황 변화는 카자흐스탄 제조업의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3년 1분기 자동차 생산 동향

카자흐스탄은 완성차 생산 공장이 아닌 부품을 수입 현지에서 조립해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2023년 1분기에 카자흐스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차량은 총 8억860만 달러 규모의 3만18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 증가했고 카자흐스탄 경제의 기계 산업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5%에 달한다. 전체 생산차량 중 총 2만8800대의 승용차를 생산했고 카자흐스탄 자동차 산업 협회(AKAB)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7.2% 증가한 수치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생산량은 지난해에 이어 2023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7~2022년 카자흐스탄 자동차 생산량>

(단위: 천 대)

[자료: 카자흐스탄 통계청]

생산기업별로는 Saryarka prom(Allur)에서 1만8306대(47.7% 증가)의 차량을 생산했고 Hyundai Trans Kazakhstan에서 1만1425대(39.1% 증가)의 승용차 생산, SemAz에서 872대(9.4% 증가)의 상용차 생산, QazTehna에서 250대(316% 증가)의 버스 생산, Hyundai Trans Auto와 Daewoo Bus Kazakhstan에서 각각 82대와 78대의 버스를 생산했다. 판매량 기준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는 현대(1만1425대), 쉐보레(7360대), 기아(5759대), JAC(4904대) 순으로 집계됐다.  

카자흐스탄의 자동차 수출입 동향

카자흐스탄의 자동차 수출은 주로 현대, JAC 및 쉐보레 브랜드로, 2023년 1분기에 EAEU 회원국 및 기타 외국으로 1.6배, 약 3000대가 증가했다. 카자흐스탄에서의 자동차 수출은 대부분이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키르기스스탄으로 수출되고 2020년부터 큰 상승률을 보이며 꾸준히 증가해 2022년도에는 3억2480만 달러로 65%가 증가했다.

2022년 러시아에서 가동 중이던 여러 자동차 공장이 생산을 중단하게 되면서 수입 비중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러시아에서의 수입이 77% 감소해 7%의 비중만을 차지하게 됐다. 그동안 수입량이 미비하던 중국에서의 수입이 430만 달러에서 1억8370만 달러로 가장 큰 상승 기록을 보이며 러시아로부터의 수입량이 줄어드는 대신 다른 국가에서의 수입량이 늘어났고 동시에 중국산 자동차의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8~2022년 카자흐스탄 승용차 수출입 추이(HS 8703)>

(단위: US$ 백만)

[자료: 카자흐스탄 개발 은행]

<2020~2022년 카자흐스탄 승용차 주요 국가별 수출 동향(HS코드 8703)>

(단위: US$ 백만, %)

[자료: 카자흐스탄개발은행]

<2020~2022년 카자흐스탄 승용차 주요 국가별 수입 동향(HS 8703)>

(단위: US$ 백만, %)

[자료: 카자흐스탄 개발은행]

카자흐스탄 내 자동차 생산회사

Allur사는 자동차 생산시장에서 6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Saryarka avtoprom 공장에서 인기 차종인 쉐보레, 기아, JAS 등을 생산하고 있다. Allur사는 2023년 1월 완전분해조립방식(CKD)으로 기아의 스포티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는 기아의 러시아 공장 가동 손실 극복을 위해 카자흐스탄 현지 생산 모델 확대로 현지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키려는 전략이다. 또한 올해 세라토 CKD 생산 라인 가동도 계획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카자흐스탄 자동차 산업에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Astana Motors의 자회사인 Hyundai Trans Kazakhstan은 2022년 3만7205대를 생산해 2021년에 비해 43%(2만5977대)증가했다. 이 중 82%는 카자흐스탄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CIS 국가에 수출했다. 투싼, 엑센트, 쏘나타, 엘란트라, 싼타페,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i30, 바이욘 등 9개 현대자동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2022년에 Chery, Haval 및 Changan 등의 중국 자동차를 제조하기 위해멀티 브랜드 풀 사이클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현대, Chery, Haval, and Changan 및 현대 부품 생산의 기술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자동차 생산기업>

[자료: KOTRA 알마티 무역관 작성, 각 기업 홈페이지]

농업용 트랙터, 콤바인 등을 생산하는 ORBIS KAZAKHSTAN과 기아는 2021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022년 7월부터 조립라인 가동을 시작해 봉고를 생산 중에 있다. 이미 중고로 많이 수입되어 카자흐스탄에서 인기가 있는 모델로 디젤, 가스, 가솔린 등 세 가지 연료의 버전으로 생산된다.

ORBIS의 기술담당 임원인 Vyacheslav Vyatkin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카자흐스탄은 도시화가 계속되면서 시내 이동에도 적합한 적재량이 낮은 상용차의 수요가 많은데 이 부분에서 봉고차량의 잠재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친환경적인 자동차 생산을 위해 전기 봉고의 생산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사점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자동차 부품 공급이 중단돼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위기에 처했으나 대체 공급 경로를 성공적으로 찾아 생산을 재개할 수 있었다. 더불어, 러시아 제재로 인해 여러 기업들이 주변 국가로 시선을 돌리면서 카자흐스탄을 생산 허브로 발전시키려는 전략들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카자흐스탄 자동차 산업의 미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 기업도 자동차 생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 기업이 러시아 현대자동차 공장을 생산 기술을 공유받는 대신 현대차가 원하는 시기에 공장을 다시 매각한다는 조건으로 인수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는 현대차의 자동차 생산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현대차는 손실을 줄이는 상부상조의 관계가 될 수 있다. 또한 러시아의 토요타 공장을 카자흐스탄으로 이전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산업 및 인프라 개발부 장관이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인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공백이 발생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중국 자동차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물류 관점에서도 지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카자흐스탄에서의 높은 인지도 및 투자 확대로 인해 자동차 산업의 전망이 밝아 보이지만, 중국 자동차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자료: 카자흐스탄 통계청, 카자흐스탄 개발 은행, 카자흐스탄 자동차 산업 협회, KOTRA 알마티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