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초부터 시작된 중국 내 설탕 가격의 가파른 오름세가 4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설탕 주요 산지인 광시(廣西)*의 백설탕 현물가격은 3월 초 3년여 만에 톤당 6000위안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4월 17일 기준 6735위안/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주: 중국 설탕 원료 중 80% 이상이 사탕수수인데 광시의 사탕수수 생산량은 전국의 약 70%를 차지함.

<중국 내 백설탕 현물가 추이>

주: 난닝은 중국 광시의 수도

[자료: 광시당망(廣西糖網)]

최근 설탕 가격 상승은 국내외 주요 산지의 원료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4월 11일 중국 농업농촌부는 중국 2022/23년도 설탕 생산량 예상치를 2월 대비 56만 톤 감소한 900만 톤으로 수정했다. 농업농촌부는 이상기후·자연재해로 광시 등 중국 주요 설탕 원료 산지의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중국 농업농촌부는 매달 해당 연도의 설탕 생산량 예상치를 발표

<중국 (연간)설탕 생산량 예상치>

[자료: 중국 농업농촌부]

인도, 태국 등 세계 주요 산지의 생산량 하락 전망으로 세계 설탕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중국의 설탕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설탕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중국의 연간 설탕 소비량은 1500만~1600만 톤에 달한다. 이 중 900만~1000만 톤은 자국 생산량, 남은 500만~600만 톤은 수입에 의존한다. 중국은 설탕 소비량의 30~40%에 해당하는 물량을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셈이다.

    주*: 4월 16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3월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27.0으로 2개월 연속 상승세, 올 1월의 116.8 대비 8.8%, 작년 10월 109 대비 16.5% 올랐음.

<중국의 설탕 대외의존도>

(단위: 만 톤)

주: 2018~2019년 중국 설탕 수입량이 적은 원인은 2017년 5월~2020년 5월 중국 정부가 수입쿼터 이외의 설탕 수입에 대해 35~45%의 세이프가드 추가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임.

[자료: wind, Global Trade Atlas]

중국이 설탕 수입을 늘리거나 정부 비축분*을 풀어 자국 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궈신증권경제연구소(國信證券經濟硏究所)는 올해 중국 내 설탕 생산량 933만 톤, 전국 소비량의 32%에 해당하는 500만 톤의 설탕을 수입한다면 145만 톤의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업농촌부가 최근 수정한 2022/23 중국 내 설탕 생산량 예측치 900만 톤으로 계산하면 중국은 올해 설탕 178만 톤을 추가 공급해야만 자국 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주*: 설탕은 ‘중앙비축당관리방법(中央储备糖管理办法)’(2021.4.10.부 시행)에 따라 국가식량·물자비축국에서 비축 관리

<중국 설탕 수급동향>

(단위: 만 톤)

[자료: 궈신증권경제연구소(國信證券經濟硏究所)]

실제로 올해 들어 중국 설탕 수입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2월 누계 기준으로는 중국의 설탕(HS 1701)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88만1000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6.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2023년 1~2월 3/4 이상의 중국 설탕 수입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브라질로부터의 설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했으며 2위 설탕 수입국인 인도로부터의 수입은 91.9% 증가했다. 한국산 설탕 수입은 2022년 7% 감소했으나 올 1~2월 37.5% 신장세를 기록했다.

<중국 설탕(HS 1701) 수입동향>

(단위: 만 톤, %)

주: 순위는 2022년 기준임.

[자료: Global Trade Atlas]

단, 설탕은 고관세 품목으로 수입량 확대는 중국 내 가격 진정세로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현지 증권기관의 애널리스트 A씨는 KOTRA 베이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설탕 수입 확대는 높은 수입비용으로 중국 내 설탕값 오름세를 진정시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설탕(HS 8단위 기준 7개 품목)은 수입 할당관세 대상 품목으로 할당량(쿼터) 이내 수입에 대해 15%의 할당관세를, 할당량 이외의 수입에 대해 50%의 MFN 세율(최혜국 세율)을 적용한다. 2023년 중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이 7.3%인 점을 감안하면 설탕의 수입비용은 매우 높은 편이다.

  · 할당관세는 특정 물품을 적극 수입하거나 억제하는 등 원활한 물자 수급을 위해 수입품 일정 수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관세임.

  · 중국 상무부는 2023년 설탕 수입쿼터 총량을 지난해와 같은 194만5000톤으로 잡았음.

<중국 설탕 수입쿼터 및 관세제도>

[자료: 상무부]

전망 및 시사점

‘안정적 경기회복’을 핵심 경제 운용 기조로 확정한 중국 정부는 설탕 가격·공급 안정화 대책을 강화하고 정부 비축분을 방출하는 등 다양한 대비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은 전 세계 설탕 수입의 10%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설탕 수입국인 만큼 중국의 설탕 수급 불균형에 의한 수입 확대는 세계 설탕 가격의 오름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책, 관련 산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사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1/22년 세계 설탕 수출·수입 비중>

[자료: USDA]

자료: wind,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 궈신증권경제연구소(國信證券經濟硏究所) 등 KOTRA 베이징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