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재고량 높아

중국승용차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량은 267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다. 이 중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가 발표한 '중국 자동차 판매상 재고 경보 지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판매상 재고경보지수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6월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경보선을 상회하고 있다. 2022년 10월부터는 매달 경보 지수가 60%를 보이고 있어 중국 자동차 재고 문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보선: 50% 상회 시 재고 위험 수준 높음을 의미

<2022~2023년 중국 자동차 판매상 재고 경보 지수>

[자료: 중국자동차유통협회] 

3월, 후베이성 둥풍자동차 세일 시작

3월 초 후베이(湖北) 지역의 '동풍계' 자동차 가격이 크게 인하되어 중국 자동차 시장에는 큰 파장이 일었다. 후베이(湖北) 정부 지원으로 둥펑(东风) 자동차는 전례 없는 가격 인하 이벤트를 시작했다. 중형차 둥펑시트로엥(东风雪铁龙) C6는 21만6,900 위안에서 9만 위안 인하된 12만1,900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할인금액은 후베이 정부와 둥펑 자동차가 절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할인 이벤트 개시 하루만에 둥펑 매장에는 많은 구매자들이 몰려들었고, 하루만에 전시차가 모두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둥펑시트로엥(东风雪铁龙) 할인 이벤트 홍보>

[자료: 왕이(网易)]

둥펑자동차가 20% 가격 인하(정부 보조금 제외한 둥펑자동차 자체 부담 금액)를 단행한 것은 최근 둥펑자동차의 판매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둥펑자동차그룹은 2016년 연간 판매량 427만7000대를 기록하며 전국 자동차 업계 2위까지 성장했지만, 2022년에는 2016년의 절반 수준인 연간 246만45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재 둥펑자동차그룹 계열사 중 둥펑닛산(东风日产)만 정상 가동 중이며 둥펑시트로엥(东风雪铁龙), 둥펑푸조(东风标致), 둥펑펑선(东风风神), 둥펑기아차(东风起亚)는 모두 재고 문제로 인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자동차 산업은 후베이(湖北)성 주요산업으로 성 전역에 3,000여 개의 자동차 산업 관련 업체가 위치해 있다. 우한(武漢)에 본사를 둔 둥펑(东风)자동차는 후베이(湖北)성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후베이성 1위 자동차 기업 실적이 저조한 만큼, 지방 정부가 직접 나서 보조금을 지원하며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큰 폭의 가격 인하(40%)는 판매량 증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월 1일부터 둥펑혼다(东风本田)는 후베이성에서 5일간 1,469대를 판매하였는데, 이는 일평균 판매량(294대)으로 전월 대비 359% 증가한 수치이다. 둥펑승용차는 후베이성에서 275대를 판매하여 일평균 판매량이 전월 대비 186.5% 늘었고 선룽(神龙)자동차의 하루 평균 주문량은 984% 폭증했다.

타 자동차 브랜드도 가격 할인 이벤트 진행

둥펑자동차가 가격 인하 조치를 내놓은 후 여러 중국 자동차 기업들도 가격 할인 이벤트를 개시했다. 중국 이치(一汽)자동차는 3월8일 지린(吉林)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1억 위안 한시적 혜택 보조금'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 보조금의 범위는 중국 이치자동차 산하의 모든 독립 및 합작 브랜드 승용차와 경화물차를 대상으로 하며 보조금은 총 1억5000만 위안, 단일 자동차의 보조금은 최대 3만7,000위안에 달한다.

3월 13일 지리(吉利)자동차는 한시적 자동차 구입세 절반 감면 정책을 발표했다. 지리 자동차에 따르면, 최대 3만 위안의 자동차 구입세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리(吉利)자동차 구입세 보조금 지원 홍보>

[자료: 지리(吉利) 자동차]

취안저우(泉州) 지역의 한 BMW 딜러도 한시적으로 BMW 1시리즈는 13만 위안, X1은 17만 위안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취안저우(泉州) 지역 BMW 활인 이벤트 홍보>

[자료: 중국왕(中国网)]

BMW외에 아우디·벤츠·포르쉐 등 럭셔리 브랜드도 '가격 할인'에 동참했다. 아우디 A3는 4만~6만 위안, A6L은 7만~10만 위안, Q5는 7만~10만, 벤츠 CLS300 일부 모델은 5만~6만 위안, GLE350은 10만~12만 위안, E260은 3만~4만 위안, 포르쉐 Macan은 8만~10만 위안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초는 자동차 유통업체의 혜택이 대폭 축소되는 시기인데 BMW 같은 일선 럭셔리 브랜드가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한 것을 보면 올해도 자동차 시장 전망이 밝지 않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3월 중순까지 30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가 할인 판촉 대열에 합류했으며 베이징현대는 최고 5만50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이치 (一汽) -폭스바겐 ID 시리즈는 최고 4만 위안 할인한다고 밝혔다.

후베이(湖北)성 지방 자동차 구매 보조금 외에도 쓰촨(四川), 허난(河南), 톈진(天津), 안후이(安徽), 지린(吉林), 광둥(廣東), 윈난(云南)등 지역도 유사한 보조금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시사점

이번 자동차 시장 할인 경쟁으로 인해 신차와 중고차 간 가격 균형이 깨졌다. 중고차 업자들이 그동안 받아온 중고차를 손해보고 팔아 넘기는 한편, 할인 이벤트 전 차를 산 소비자들도 브랜드에 대한 불만이 크다. 또 이번 가격 할인 이벤트가 자동차 시장 불황을 반영했다는 의식이 투자자들에게 번지며 자동차 관련 주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3월 10일 하루동안 대형 자동차 주들의 주식가격이 5% 이상 하락하였다.

산둥성 자동차 판매상 담당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같은 대폭적인 가격 인하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지만 장기적으로 자동차 업체, 브랜드, 중고차 시장 등 여러모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끝없는 '가격 전쟁'은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자동차업계는 수익원을 창출하지 못해 보조금을 못 받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할 수 없어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생산업체가 주의할 점은 가격 인하 판촉과 동시에 차량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도 감소시킬 수 없으며 심지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된 차량'의 작업 및 자재도 줄일 수 없다. 이는 기업의 신뢰와 브랜드를 손상시키고 최종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할 것이다.

자료: 왕이(网易), 지리(吉利) 자동차, 중국왕(中国网), ZAKER 및 칭다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