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 소개

마오타이는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의 명주다. 구이저우성(贵州省) 런화이시(仁怀市) 마오타이전(茅台镇)에서 수수(고량)를 원료로 만들어진 마오타이는 중국 여러 가지 향을 가진 술 중에서 장향형(酱香型, 진하고 구수한 향) 백주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8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이미 중국인의 인식 속에 확고한 지위를 갖고 있는 술인 만큼 마오타이는 다른 술에 비해서 광고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오타이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고 생산연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2023년 3월 기준 가장 보편적으로 팔리는 2022년산 마오타이 페이티엔(茅台飞天) 53도 500㎖가 2500~3500위안(한화 약 47만5000~66만5000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서 2023년 기준 마오타이의 시장가는 2970위안 정도로 통용된다. 참고로 출고가(정가)는 969위안이다.

마오타이의 주요 타깃 및 소비 행태

고가를 형성하는 마오타이의 주요 타깃층은 중국 내 약 1억 명의 중산층 및 상류층이다. 2022년 기준 1000만~1억 위안(한화 19억~190억 원)의 자산가는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그룹 역시 마오타이의 주요 소비군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세분화하면 40대(80허우) 이상의 중소중견기업의 동사장/CEO급, 글로벌 기업의 임원 및 간부급, 금융 및 부동산 업계 핵심 종사자군 등이 마오타이의 핵심 소비층으로 알려져 있다.

마오타이는 크게 세 가지 상황에서 소비되고 있다. 첫 번째는 선물용이다. 마오타이는 상대방의 취향을 불문하고 줄 수 있는 일반적인 선물 중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로 꼽힌다. 두 번째는 손님 접대이다. 상대방을 각별히 대우하고 싶거나 각종 기념일 등의 특수 상황에서 마오타이는 최고의 접대용 주류다. 많은 중국인은 마오타이를 사용할 경우 접대의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간다고 여긴다. 세 번째는 바로 수집 및 소장용이다. 마오타이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이미 많은 중국인이 직접 목격한바, 재테크 수단으로도 많이 쓰인다.

중국 백주 생산량의 급감

백주 시장에서 누구도 넘보기 힘든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마오타이지만 그들에게도 역시 고민이 있다. 중국 젊은이들이 백주 대신 맥주나 와인 등의 저알코올 주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 전체 백주 생산량은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해 1358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2년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2016년 생산량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 백주 생산 현황>

[자료: 중국국가통계국]

마오타이 생산량 및 가격 추이

중국의 백주 생산량이 큰 폭으로 축소되는 흐름에도 불구하고 마오타이 생산량은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이후의 증가율은 예전과 비교해서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2022년 기준 마오타이는 약 5만6800톤이 생산됐다.

<중국 마오타이 생산 현황>

[자료: 구이저우마오타이]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015년 이후로 마오타이의 1병당 출고가와 시장가가 급격하게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2015년만 해도 마오타이 출고가와 실제로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출고가의 10% 정도를 프리미엄 추가 지급하면 마오타이를 구입할 수 있었으나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더니 2021년에 이르러서는 출고가보다 무려 200%가 넘는 프리미엄을 추가 지급해야만 마오타이 1병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 마오타이 출고가 및 시장가>

(단위: 위안, %)

[자료: 소후닷컴]

마오타이의 젊은 소비층 공략

이렇듯 마오타이 몸값이 치솟자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생산한다는 측면에서 제조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지우주식유한공사(贵州茅台酒股份有限公司, 이하 구이저우마오타이)의 기업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면도 있었으나 중국 젊은 층은 마오타이를 소비적 관점보다는 자산 증식 및 금융적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즉, 마시려고 마오타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해서 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만 마오타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젊은 층의 마오타이에 대한 재테크적 접근이 판매량 증가에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마오타이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이를 통해 소비를 늘리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마오타이를 첨가한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을 제조하여 마오타이 본연의 맛을 소비자에게 어필하겠다는 것이 그들이 내세운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 중의 하나다. 2022년 5월경 처음 출시한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은 초창기에는 마오타이 술처럼 출고가 대비 3~4배 비싼 가격으로 팔리기도 했으나 현재 2023년 기준 출고가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은 상온에서 장기간 보존할 수 없으므로 초창기 출시 당시 프리미엄이 유지되지 않았다.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은 알코올 농도 3%로 성인만 구매할 수 있고 오리지널, 매실 맛, 바닐라 맛 등이 있다. 26개를 먹어야 음주 단속에 걸린다고는 하지만 1개를 먹더라도 운전은 하지 않을 것이 권고되고 있다.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이미지 및 가격>

[자료: 징둥닷컴 검색 화면]

그와 동시에 구이저우마오타이는 i마오타이(i茅台)라는 공식 앱을 출시해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을 위한 마오타이 구매 플랫폼을 개설했다. 이 앱을 통하면 각종 한정판매 주류에 대한 예약, 주력상품 주종 및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앱은 포인트를 모아서 마오타이를 예약 주문할 수 있는 미션 달성 게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비록 이 앱을 통해 사면 가품 걱정 없이 마오타이를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실질적으로 한정 판매품이나 주력 상품은 거의 구입이 불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주력제품인 마오타이 페이티엔 53도는 제3자(징둥닷컴, 타오바오 등) 공식 대리상이 판매하는 외부 링크로 빼놓은 상태다. 외부 링크에서는 즉시 구매가 불가능하고 매일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제한적인 수량만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그 시간에 딱 맞춰서 구매 에 성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구매가 어려운 까닭은 이 링크를 통할 경우 일반적으로 살 수 있는 가격보다 약 50%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 i마오타이 내의 링크를 통할 경우 1499위안에 판매 중이며, 출고가인 969위안보다는 비싸지만 시장가인 2970위안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i마오타이 앱 내 판매 중인 주종 및 가격 등>

[자료: i마오타이 앱 구동 화면]

i마오타이 앱을 통해서 살 수 있는 제품이 상당히 제한적이므로 앱의 유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2023년 1월에 구이저우마오타이는 마오타이 메타버스 게임인 쉰펑디지털월드(巽风数字世界)를 출시했다. 당연하게도 이 역시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젊은 소비층 공략의 일환이었는데 출시된 지 3개월 차에 접어든 마오타이 메타버스 게임이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게임의 플레이 방법은 간단하다. 실제 마오타이 양조 과정을 게임 내에서 똑같이 재현하면 된다. 마오타이의 원료인 밀과 수수 심기, 낙엽 청소, 짚 베기를 비롯한 각종 퀴즈 맞히기가 게임의 주요 내용이다.

이 게임에 접속하는 이들의 궁극적인 이유는 대부분 한결같다. 재미보다는 포인트를 획득해서 2023년 한정품인 24절기 계열의 마오타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4절기의 첫 제품인 입춘주(入春酒)는 오직 이 메타버스 게임 앱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고 500㎖가 3만 병, 100㎖가 8만 병이 준비돼 있으나 정작 순수하게 게임 내의 퀘스트 수행만으로 구매가 거의 불가능하다. 즉, 게임에서 획득한 포인트 순으로 사용자 순위가 정해지고 적어도 1000위까지 올라가야 500㎖를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게임을 해본 유저들에 따르면 현질(게임 내에서 현금 결제 통한 포인트 구매)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안정적인 순위권에 들 수 없는 것이다. 게임 내에서 모든 이들이 공평한 구매 기회를 갖고 마오타이를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전혀 충족되지 못하고 오히려 마오타이 입춘주는 경매 사이트 등에서 출고가의 2~4배 사이의 가격에 팔리며 젊은 잠재 구매층의 눈총을 사고 있다.

시사점

지금은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대로 마오타이를 대표 상품으로 가지고 있는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2023년 3월 초 기준 시가총액 420조 원이 넘는 중국의 초거대 기업이다. 일견 양조기업이 이토록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놀랍지만 2021년 매출액 1094억6000만 위안(한화 약 20조7000억 원), 순이익 524억6000만 위안(한화 약 9조9000억 원)의 구이저우마오타이 재무제표를 본다면 이해가 간다. 게다가 무려 50%가 넘는 순이익률과 매년 10% 이상의 성장폭을 본다면 어느 정도 수긍을 할 수밖에 없다.

<2019-2022년 구이저우마오타이 매출액 및 순이익>

[자료: 구이저우마오타이 연간재무보고서]

이처럼 탄탄한 매출액과 높은 순이익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구이저우마오타이는 현 상황에서 안주할 수가 없다. 비록 고급 백주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속해서 6년째 줄어들고 있는 중국 백주 생산량은 최고의 백주인 마오타이에도 위기감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이다.

백주 시장에서 점유율도 늘려야 하는 것도 있지만 마오타이의 더 큰 상대는 중국 젊은이들이 최고급 주류 시장에서 선호하는 와인, 샴페인, 위스키, 브랜디 등이다. 젊은이들이 백주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술과 달리 백주는 병 모양도 촌스럽고 아름답지 못하며 맛도 너무 독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오타이로 대표되는 백주가 사용되는 중국 전통적 술자리 문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거부감도 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젊은이들은 해외 수입 주류와 곁들여지는 분위기 및 음식이 백주를 마실 때보다 세련되고 트렌디해서 자신들과 어울린다고 여긴다. 젊은이들이 퇴근 후 모임에서 가볍게 마시는 저알코올 맥주 또한 백주의 소비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중국 선전시 주류산업협회 관계자 W씨는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젊은 층 공략을 위해서 다양한 시도 중에 한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출시와 i마오타이 앱 개발은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며, 메타버스 게임 출시 관련해서는 아직 눈에 띄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각종 논란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다만 이 역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으며 젊은 층에게 꾸준히 마오타이에 대한 관심과 선망을 심어주는 것만으로 일정 이상의 효과가 있지만, 이를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마오타이는 더욱더 마시는 술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만 인식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마오타이가 젊은 층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그만큼 점차 90허우, 00허우 같은 20~30대 젊은 층이 새로운 주요 소비군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한국 주류업계 역시 중국 젊은 층들이 백주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맛의 맥주, 한국 소주, 과일 맛을 첨가한 저도주, 무알코올주, 과일주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중국 소비층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맛도 맛이지만 술이 담긴 병, 캔 등의 디자인 및 재질과 해당 주류와 같이 즐기기 적합한 음식과 분위기도 마케팅적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자료: 중국국가통계국, 구이저우마오타이, 징동닷컴, 소후닷컴, 기타 인터넷 자료 KOTRA 선전 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