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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HFSS 규제 시행, ‘단짠단짠’과의 작별을 준비하는 영국
  • 경제·무역
  • 영국
  • 런던무역관 남현경
  • 2022-10-17
  • 출처 : KOTRA

비만과의 전쟁 선포, HFSS 식품 판매촉진과 온라인 광고 금지

마트 풍경 및 식품업계의 큰 변화가 있을 듯

영국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늘어나는 비만 인구와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자 국가가 칼을 빼든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영국 정부는 HFSS(High Fat, Sugar and Salt) 규제 정책을 통과시켰다. HFSS 규제는 고지방, 고당, 고염분 식품의 광고 및 홍보를 제한하는 정책으로 영국 시민들이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덜 섭취하도록 유도하고, 비만율, 그중에서도 특히 아동 비만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FSS 규제로 인해 2023년 10월부터 영국의 마트 매대와 미디어 풍경이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규제는 수입제품에도 차별 없이 적용되므로 영국에 식음료를 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영국이 무거워지고 있다


영국 정부 조사 결과, 영국 성인의 무려 63%가 과체중 혹은 비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의 경우 10~11세 아동의 1/4도 과체중 혹은 비만이며, 이마저도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되면 그 비중이 1/3로 늘어났다. 비만이 그저 몸무게가 많이 나가기만 한다면 국가에서 개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비만은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등 건강에도 해롭다. 심지어는 비만인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죽을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이 자연스러운 몸의 면역작용을 왜곡시켜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왔을 때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영국 건강보험공단(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서 매년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에 지출하는 금액이 연간 60억 파운드(한화 약 9조6642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만 문제는 영국이 해결해야 할 큰 과제로 부상했다.

 

<영국 청소년 체중 분포>

(단위: %) 

[출처: NHS]

 

이에 영국 정부는 살찌는 식품을 덜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기로 했다. 그 배경에는 원래 비만이 될 때까지 먹을 일이 없는 사람들이 식품 제공업자의 마케팅 수법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매일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직·간접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데, 마트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미디어에서 먹음직스럽게 광고하던 그 상품이 있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물건을 집어 자기 카트에 넣는다는 것이다. 마침 해당 상품이 원 플러스 원 행사라도 하는 경우 그 유혹은 더욱 떨치기가 어렵다. HFSS 규제는 이런 무의식적인 구매 유도행위를 막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HFSS 규제 상세 내용

 

HFSS 규제는 사람들을 비만으로 만드는 ‘덜 건강한, 고지방∙고당∙고염분의 음식’의 TV 광고와 판촉행사를 제한한다. 덜 건강한 선택지들이 눈에 띄지 않으니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건강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지방, 염분, 당 섭취량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게 요지다. HFSS 규제 정책은 2018년 정부의 ‘소아비만 대책(Childhood Obesity Plan)’ 발간과 함께 처음 논의됐으며 약 3년간의 협의 절차를 끝으로 2021년 12월 의회에서 의결됐다. 


HFSS 규제는 크게 판촉 금지, 미디어 홍보 금지 두 가지로 나뉜다.


1)  판매 촉진 금지


주스 한 병을 사러 간 마트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것저것 구매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너도나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마트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고 싶도록 탐이 나게 진열해두었기 때문이다. 마치 주류 코너까지 가려면 수많은 신선식품, 냉동식품, 과자류 등의 진열대를 거치도록 만들어 술만 사려던 소비자가 안주까지 사게 만들듯 어떤 물건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마트의 매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청량음료를 복도 끝에 비치하는 것만으로도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매출이 50% 이상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눈길을 사로잡는 원 플러스 원 행사 스티커는 필요하지도 않았던 물건이 ‘지금 안 사면 후회될 물건’으로 보이도록 만들어준다. 사람들은 행사 상품을 사면 돈을 절약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사상품은 오히려 필요한 양보다 20%가량 많이 사게 만들어 절약보다는 살을 찌우는 데 더 효과가 좋다.


따라서 앞으로는 상점의 입구, 복도의 끝, 계산대 앞 등 소비자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위치에 고지방∙고당∙고염분 음식을 비치하지 못하고, 해당 식음료는 원 플러스 원 등 판촉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 온라인도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제한을 적용 받아 주요 위치라 볼 수 있는 홈페이지, 식품 카테고리로 이어지는 랜딩 페이지, 장바구니 페이지, 계산 페이지에서 FHSS 식품을 홍보할 수 없다. 이 제한은 2000스퀘어 피트(약 185, 56평)를 넘는 소매상에 한해 적용되며, 초콜릿 가게 등 특수한 목적의 상점의 경우 면제된다. 또한 사전에 묶음 판매용으로 나온 제품이더라도 HFSS에 해당하는 경우 제한사항을 따라야 한다. 진열 관련 규제 위반에 대한 책임은 소매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소매업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2) TV 광고 금지


HFSS 식품 광고는 앞으로 9시 이전 TV에 방영될 수 없다. 현재도 키즈 채널 혹은 어린아이를 주 타깃으로 하는 채널 방영 시간 중에 HFSS 식품을 광고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온라인 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제한 조치만으로는 어린아이들이 TV에서 막대한 양의 HFSS 식품 광고로부터 보호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정부에서 확인한 결과, 주요 TV 채널에서 내보내는 식품 광고의 절반이 HFSS 식품이었으며,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에는 그 비중이 60%까지 높아졌다. 동시에 아이들이 가장 TV를 많이 보는 시간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HFSS 광고에 자주 노출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HFSS 식품에 대한 선호가 생기고 있다.


이번 규제로 모든 종류의 광고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HFSS 규제는 돈을 주고 제작하는 광고에 한해 적용되며, 자사 블로그,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페이지 등 브랜드가 소유한 채널에 광고하는 것은 허용된다. 라디오와 팟캐스트에만 하는 음성 광고나 B2B 판매를 위한 광고 또한 이 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고용인이 250명 미만인 작은 사업장 역시 면제 대상이다. 판촉 행사 금지에 대한 위반 책임은 소매업자에게 있듯, 광고 금지 위반에 대한 책임은 방송사와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제공자에게 있다. 영국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은 유튜브의 경우에는 광고주에게 그 위반 책임이 있다.


3) 기타


그 외 마트 판촉 행사나 미디어 광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사항 중 하나로 식당에서의 음료 리필 금지 조항이 추가됐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음료는 사람들이 과도하게 음료를 마시도록 만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HFSS 식품 배치에 대한 규제는 2022년 10월부터 시행됐지만, 식품업계의 재고 처분기간 및 준비기간을 고려해 규제 내 원 플러스 원 행사 등 판촉 행위 금지는 2023년 10월부터 시행하고, 온라인 광고 규제는 2024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HFSS 해당 여부를 확인하려면?

 

영국은 HFSS 규제를 원활히 시행하기 위해 제품이 규제에 해당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점수표를 만들어 건강하지 않은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인 A와 건강함의 척도를 측정하는 C를 계산한 뒤 A에서 C를 뺀 값을 기준으로 해당 여부를 정한다. A 점수는 100g에 포함된 칼로리, 포화지방, 설탕, 소금의 양을 각각 점수로 환산해 더한 값이고, C 점수는 100g 당 과일, 야채, 견과류 함량, 비전분다당류(NSP FIBRES) 혹은 소화불능 다당류(AOAC FIBRES), 단백질의 양을 점수로 환산해 더한 값이다. 음식의 경우 A에서 C를 뺀 값이 4점 이상인 경우, 음료의 경우 A에서 C를 뺀 값이 1점 이상인 경우 ‘덜 건강한’ 음식으로 분류돼 HFSS 규제 하에 놓이게 된다. 이 점수표는 예외 없이 모든 식음료에 적용된다.

 

<식음료 100g당 A 카테고리 점수표>

[자료: GOV.UK]

 

<식음료 100g당 B 카테고리 점수표> 

* 비전분다당류(NSP Fibre)를 측정하되, 측정이 불가한 경우 소화불능 다당류(AOAC Fibre) 측정

**식음료가 A 점수를 11점 이상 받은 경우 과일, 야채, 견과류 함량 점수를 5점을 받지 않는 이상 단백질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자료: GOV.UK]


수출입 유의사항

 

HFSS 규제는 생산지와 상관없이 영국 내에서 팔리는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따라서 영국으로 식품을 납입하는 경우 자사 제품이 HFSS에 해당하는 식음료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HFSS 제품이라고 해 수출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위치에 상품을 진열할 수 없고, 광고도 제한될 뿐만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식품으로 분류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크게 타격을 줄 수 있어 때문에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각 성분들의 함유량을 체크해놓아 혹시라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시사점


이처럼 영국은 정부가 나서 국민들의 식습관을 바로잡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위반 책임을 공급자가 아닌 중간 판매자가 진다는 점에서 준수 효과가 더욱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HFSS 규제에 해당하는 식품을 만드는 업계는 레시피를 수정하거나 홍보를 포기해야 하고, 소매업자들은 그동안 고심해서 만든 마케팅 방식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이다. 해당 규제로 식품업계 및 소매업계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HFSS 점수 산출방법을 살펴보면,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의 절대적인 양을 제한한다기보다 건강하지 못한 비율을 계산하는 것임을 있다. 따라서 단순히 몸에 좋지 않은 재료들을 빼기 보다 전체적인 영양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 해당 규제를 활용한다면 건강하다는 이미지를 구축해 손쉽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도 있다. 브랜드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기 위해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설득을 해야 하는데, 국가에서 건강하지 못한 음식의 기준을 주었으니 납득할만한 설득의 명분을 얻게 되는 셈이다. 특히 간식류의 경우 아이들의 부모에게 설득력을 가질 있어 오히려 매출 증가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영국 로컬 마켓에서 한국 라면이나 과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 식품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있다. HFSS 규제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레시피를 변경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료: GOV.UK, NHS,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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