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연합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35년부터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13년 후부터 유럽연합 국가에서는 전기차와 같이 탄소 배출이 없는 차량만 판매가 가능하다.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역시 친환경 차량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부터 전 차종을 전기차로 출시하며, 폴크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한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오토바이 판매 금지 실시, 205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발표한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많은 투자자로부터 전기차 허브 거점으로 주목받으면서 많은 투자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동향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2020년 318대에 불과하던 전기차(EV)*는 2021년 720대로 126% 증가했다. 그리고 올해 6월까지의 판매량은 505대에 달한다.

    주: 100% 배터리에 의해 모터를 작동시키는 전기차(EV) 판매량으로 하이브리드(HEV), 플로그인 하이브리드(PHEV) 제외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은 일본 텃밭이라고 불릴 만큼 일본 브랜드가 97% 이상 차지하고 있지만 전기차에 있어서 만큼은 현대자동차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내며 전기차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판매된 전기차 총 505대 중 현대차가 454대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차종은 올해 3월 현지에서 생산된 첫 번째 전기차인 아이오닉5로 6월까지 395대 판매를 기록했다.

 

<2022년 1~6월 전기차(EV) 판매량>

(단위: 대)

[자료: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

 

<2022년 1~6월 모델별 전기차(EV) 판매량>

(단위: 대)

[자료: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

  

신흥 자동차 시장으로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이유

 

① 중산층의 소비 구매력 증가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 명으로 중국(14억 명), 인도(13억9000만 명), 미국(3억3000만 명) 다음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풍부한 노동력뿐만 아니라 거대한 소비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작년 1인당 GDP는 4350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1인당 GDP>

(단위: US$)

[자료: 인도네시아 통계청]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 마케팅 담당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2019년부터 자동차 판매량은 1인당 GDP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자동차 판매 예상량은 90만 대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

(단위: 대)

주: 2022년은 전망치

[자료: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

 

② 도로 인프라 개발

인도네시아는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여러 기반시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료 도로 건설 관련 프로젝트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도로 여건이 열악하여 차량을 통한 물류 및 인력 이동에 제한이 많았으나 도로 인프라의 발전을 통해 자동차 보급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도로건설 프로젝트>

[자료: 콤파스, 인도네시아 민관협력자금 자료 종합]

 

③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최대 니켈 생산국이다.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니켈 매장량은 2100만 톤이며, 생산량은 100만 톤에 달한다. 니켈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이면서 자동차 부품으로 활용되는 스테인리스강의 원료라는 점을 고려하면 니켈 최대 매장국에서 니켈을 직접 확보함으써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니켈 매장량 및 생산량>

(단위: 천 톤, %) 

순위	국가명	매장량	점유율		순위	국가명	생산량	점유율
1	인도네시아	21,000	22		1	인도네시아	1,000	37
1	호주	21,000	22		2	브라질	410	15
3	브라질	16,000	17		3	호주	160	6
4	러시아	7,500	8		4	러시아	250	9
전체		95,000	100		전체		2,700	100

[자료: Mineral Commodity Summaries 2022]

 

④ 적극적인 전기차 확대 정책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의 점유율을 25%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사치세(PPnBM) 면제, 전기차의 차량 홀짝제 면제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독려하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 및 보급 활성화를 위해 불완전조립생산(IKD) 자동차의 수입관세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진출 현황

 

2022년 6월 8일 LG 컨소시엄(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X인터내셔널 등으로 구성)은 조코위 대통령 참석 하에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지역의 바탕(Batang)산업단지에서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 선포식을 진행했다.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는 니켈 채굴, 제련소 건설, 배터리 재료 생산, 셀 생산, 폐배터리 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을 아우르는 배터리 엔드 투 엔드 사업이다. 총 사업규모는 98억 달러로 4단계에 걸쳐 시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단계는 연산 1600만 톤의 니켈 광석 채굴을 위한 광산 투자 비용으로 3억 달러가 투입된다. 두 번째 단계는 니켈 광석을 황산 니켈로 가공하는 단계로 35억 달러 규모의 황산 니켈 제련소가 건설된다. 생산 규모로는 연산 15만 톤이다. 세 번째 단계는 24억 달러 규모의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시설로 목표 생산량은 각각 연산 22만 톤, 4만 2000톤이다. 마지막으로 2024년 4월부터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한 200GWh 규모 배터리 셀 공장으로 36억 달러가 투입된다.

 

<LG컨소시엄 전기차 배터리 투자 현황>

[자료: 신문기사 종합,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자체 제작]

 

<LG에너지솔루션 투자비전 발표회(2022년 6월)>

[자료: 인도네시아 내각사무국 공식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 77만 7000㎡ 부지로 올해 말까지 15만 대, 향후 25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지난 3월부터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으로 전기차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이오닉5는 오는 11월 발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각국 정상들이 이용할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과 함께 공식 차량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한편, 인도네시시아 투자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도 인도네시아 바탕산업단지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발표했다. 80억 달러 규모로 부지는 200만㎡에 이르며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포함하여 전기 자동차 관련 제품을 양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1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이밖에 중국 CATL은 니켈 채굴에서 배터리 재활용까지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북말루쿠 할마헤라 지역 등에 6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기로 밝혔다. 바탕산업단지에는 2023년까지 10GWh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배터리 전구체 공장도 개발하고 있다. 한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니켈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던 테슬라는 발전소 건설을 위한 원자재 공급 문제와 관련해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당분간 인도네시아 진출을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산업 허브로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 배터리 엔드 투 엔드 사업 분야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지만 인프라 확충에 대한 개발과 투자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배터리 충전소 설치 목표는 180개였으나 27개에 그쳤기 때문이다. 2022년 3월에는 261개로 많이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목표량 580개에 많이 못 미치는 상황이다.

 

<2022년 3월 기준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충전소 설치 현황>

(단위: 개)

[자료: Bisini Indonesia(2022.4.26.)]

 

<배터리 충전소 목표 설치량>

(단위: 개)

[자료: 에너지광물자원부]

 

인도네시아는 현재 국가 수도를 자바섬의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누산타라로 옮기는 수도 이전 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누산타라는 2024년부터 ‘녹색도시’를 모티브로 건설 중에 있다. 인도네시아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추진하는 전기차 분야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곳으로 전기차 관련된 인프라를 비롯해 사물 인터넷(IoT) 네트워크 등 교통시스템 구축에 많은 우리 기업들의 투자와 진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Invest Indonesia, 인도네시아 통계청, 에너지광물자원부, GAIKINDO, Mineral Commodity Summaries 2022, Paultan, Kompas,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