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왔을 때 자동으로 켜진 조명과 쾌적한 온도로 집이 반겨주고 잠드는 시간에 자동으로 커튼이 닫히고 조명이 꺼진다. 스마트홈에선 이런 생활이 가능하다. 가전제품을 비롯해 소비 장치(수도, 전기, 냉난방 등), 보안 기기(도어록, 감시카메라 등) 등 다양한 분야의 모든 것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모니터링,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시티로 변모를 꿈꾸는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UAE의 스마트홈 시장의 트렌드를 알아보고자 한다. 

성장 잠재력 높은 UAE 스마트홈 시장

글로벌 통계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UAE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6000만 달러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 내 비중은 작은 편이다. 그러나 향후 연평균 12.6%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6년에는 그 규모가 9657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UAE는 비교적 인구가 젊은 편이며 다국적 외국인이 약 90%를 차지하여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제품에서 발전된 형태의 스마트홈 제품 수요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며 99%, 96%에 달하는 높은 인터넷, 스마트폰 보급률은 스마트홈 구축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UAE 스마트홈 시장규모>

(단위 : US$ 백만)

주 : 2022년부터 전망치

[자료 : Statista]

한편, UAE 내 인구밀도가 높고 인프라가 발달된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아부다비는 산업다각화 전략인 ‘Abu Dhabi Economic Vision 2030’을 통해 지식기반 경제 확립을 목표하고 있으며 스마트한 도시 환경 조성도 전략 달성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두바이는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Dubai Plan 2021’ 전략을 추진해온 바 있다. 그 결과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MENA 지역 내 가장 스마트한 도시가 되었다. IMD 세계경쟁력센터(World Competitiveness Center)가 발간한 ‘2021년 스마트 시티 지수(Smart City Index 2021)’에서 전 세계 118개 주요 도시 중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나란히 28위, 29위를 기록하며 MENA 지역 도시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주거시설의 스마트화는 스마트 시티로 발전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정부의 스마트시티 정책과 스마트홈 구축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0년 1월 UAE의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이마르(Emaar)는 스마트 주거시설 건설을 위해 중국의 IT 기업 샤오미(Xiaomi)와의 협력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이마르는 AI 기반의 스마트홈 건설을 위해 샤오미와 협력키로 했으며 2억 1300만 개 이상의 스마트 디바이스들이 설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진행 현황 및 완공 여부는 확인된 바 없으나, 부동산 개발업체 차원의 스마트홈 건설 시도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UAE에서는 어떤 스마트홈 제품이 판매되고 있나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요소는 통신망에 연결되어 원격으로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한, 집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로 전자제품부터 가구, 수도전기와 같은 관리 시스템까지 해당된다. 그 중 UAE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 가전) 기존 전자제품에 통신망 연결 기능을 접목한 스마트 가전제품 개발 시도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으며 가정 내 필수품에서 발전된 경우가 많아 가장 보편적이다. 냉장고, TV, 세탁기, 로봇청소기, 스피커 등이 스마트폰에 연동되어 원격 조종이 가능한 형태이다.

<스마트 가전제품 예시>

주 : 가격은 2022년 7월 기준이며 AED 1 = USD 0.27

[자료 : 각 기업 웹사이트, amazon.ae]

(실내 환경 관리) 집안 환경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있다. 기존의 조명, 커튼, 온도조절기 등을 조정하기 위해선 몸을 일으켜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스마트 컨트롤 제품들은 전자기기에 연동되어 앉은 자리에서 컨트롤이 가능하거나 귀가시간, 취침시간 등 사용자의 생활습관과 선호하는 환경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특히, 스마트 온도조절기는 불필요한 에어컨 작동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절약,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 컨트롤 제품 예시>

주 : 가격은 2022년 7월 기준이며 AED 1 = USD 0.27

[자료 : 각 기업 웹사이트, amazon.ae]

(보안) 집 내외부의 보안을 보다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가능케하는 제품이다. 외부의 침입을 예방, 대응하기 위해 카메라 혹은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된 도어록, 외부 CCTV가 있다. 또는 아이, 노인, 반려동물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한 실내 CCTV 등이 대표적이다. 모든 제품은 사용자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해 확인, 컨트롤이 가능하며 원격 음성 전달 기능이 탑재된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출근하거나 외출, 여행 등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늘어나면서 자택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구매하기도 한다.

<스마트 보안 제품 예시>

주 : 가격은 2022년 7월 기준이며 AED 1 = USD 0.27

[자료 : 각 기업 웹사이트, amazon.ae]

IoT 기술이 접목된 단일 제품 외에 일반 가정을 스마트홈으로 탈바꿈 시켜주는 턴키(Turn-key) 서비스도 있다. 턴키는 열쇠(Key)를 돌리면(Turn)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인도한다는 뜻으로 고객에게 스마트해진 집의 열쇠를 넘겨준다는 것이다. 일례로 현지 전자제품 유통 업체 점보(Jumbo)가 스마트홈 턴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기업의 전문 인력이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하고 살펴보며 고객의 니즈에 맞는 최적의 스마트홈 솔루션을 파악한다. 이후 발송한 제안서에 고객이 동의할 경우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제품들을 설치하며 보증기간은 1년이다. 점보社는 전자제품 전문 유통 업체인 만큼 다양한 스마트홈 제품과 관련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여러 제품을 일괄적으로 도입하여 연결성과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차원의 친환경 스마트홈 인지도 제고 노력

UAE는 스마트시티로의 변모와 동시에 세계적인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스마트홈에도 주목하고 있다. 두바이 수전력청(DEWA, Dubai Electricity and Water Authority)은 2002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녹색건축 경진대회인 ‘솔라 디캐슬론(Solar Decathlon)’의 중동지역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해당 경진대회는 녹색건축에 대한 인식 제고와 청정에너지 관련 인재 양성을 목표하며 전 세계 대학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한 팀들은 건축물의 에너지관리, 에너지 효율성, 지속가능성, 혁신성 등 10개 분야 내에서 경쟁하게 된다. 두바이는 2018년에 ‘솔라 디캐슬론 미들 이스트(SDME, Solar Decathlon Middle East)’를 최초 개최했으며 2021년에 두바이 엑스포와 연계하여 2회차를 진행한 바 있다. 2018년에 참가하여 3등을 차지한 두바이, 팔레스타인, 프랑스 대학 연합 팀은 일조량이 풍부한 사막기후에 걸맞은 탄소제로(Net-zero) 건물을 건축하기 위해 건물 운용에 100% 태양에너지를 사용하는 ‘바이티쿨(BaityKool)’을 건축했다. 일부 학생들이 일정 기간 동안 이 건물에서 생활하며 실제 도입 가능성과 보완점 등을 파악, 연구하고 있다. 탄소 저감과 청정에너지원 사용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젝트이며 초기 단계이다 보니 앞서 소개한 IT 기술 적용이 다소 더뎌 보일 수 있으나 친환경 스마트홈 분야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스마트홈 바이티쿨(BaityKool)>

[자료 : The National]

시사점

UAE 스마트홈 시장은 아직 성장단계에 있으나 젊은 인구, 높은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 정부 차원의 스마트화 노력 등의 요인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전자제품 유통 업체 S사의 관계자는 “현지 시장에서 스마트홈 제품 판매가 점차 늘고 있지만, 일부 소비는 높은 가격대와 제품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발전된 기술이 접목되어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비교적 저렴하고 익숙한 기존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아직까지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어 참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주었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연결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제품 간 호환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처음에 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면 다른 브랜드로 소비 이전이 어려운 락인(Lock-in)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은 초기 시장 점유를 위한 전략 구축이 필요하다. 한편, 스마트홈 제품들은 연결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킹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 가장 사적이고 편안해야 하는 집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해킹되어 개인의 정보와 사생활이 유출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정보 보안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 홍보 시 이를 강조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UAE 내 스마트홈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된 이력이 있는 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 외에 프로젝트 참가 기회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 Statista, Global Media Insight, DEWA, Jumbo, amazon.ae, 네이버 지식백과, 현지 언론(The National, Gulfnews, WAM) 및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