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석유가스 설비 및 플랜트 시장 개요

러시아에서 HS코드(8419 40)에는 증류기와 정류기로 분류되는 품목에서 의료 산업용까지 포함돼 있어서 기타 10자리 HS코드인 8519 40 0009를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해당 HS코드는 기술용도의 증류수 제조 장비, 실험실 장비, 소형 장비, 중고점도 액체 혼합물 분리용 박막 증발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 러시아 HS코드 8419 40내 10자리 분류 >

[자료: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정리]

러시아는 발전 정유소 및 가스 처리 공장이 전역에 퍼져 있을 정도로 석유가스 생산성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러시아 연방 산업통상부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석유가스 기계설비 시장규모는 4709억 루블(약 66억 달러)에 달하며 해당 규모에는 처리, 추출, 파이프라인 등 생산과 관련된 부품까지도 포함된다. 지난 7년 동안 2019년 시장 규모가 4,880억 루블(약 69억 달러)을 기록하면서 2020년부터 코로나19 발발로 소폭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한 현지 생산성으로 본다면 2019년과 2020년 수준이 동일하게 유지되었고 2021년은 2,710억 루블(약 38억 달러)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하였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전체 시장규모의 약 40~50%가 수입에 의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기준 HS코드 8419 40 0009 품목은 수량 기준으로 11.8% 감소했으나 금액 기준으로 41.1% 증가했고 2021년 1~7월 기준 각각 56.2%, 13.9% 증가하였다. 코로나19 발발에 따른 현지 생산성이 저하됨으로써 수입물량으로 시장을 충족하고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유 및 가스 처리 설비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최근 관련 산업 개발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유 분야에서, Cheveron, Shell, Exxon, Mobil 등이 러시아의 기술 라이선스를 취득해서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 정유 산업에 핵심적인 활동을 전개 중이다. 해당 기업들은 제조 공정 과정에서 특수 단계인 석유 분해 설비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해외 기술로 제조된 장비를 구매 시 벤더 등록 여부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타워, 원자로, 탱크 등을 제외한 정교한 제품(펌프, 압축기 등)은 수입산이 거의 70%까지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정제 촉매 설비는 거의 유럽 제품이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2021년 7월 HS코드 8419 40 0009로 수입되어 러시아 신규 프로젝트에 투입된 설비는 주로 가스 처리 제품인 것으로 파악된다.

< 2020년~2021년 7월, HS코드 8419 40 0009품목(기계류)에 대한 러시아의 수입 내역 >

[자료: Globus Fea]

수입동향

2020년 기준 러시아의 석유가스설비 및 플랜트 품목의 최대 수입국은 독일이었다. 독일의 연간 수출 규모는 2억471만 달러로 전년대비 25% 가량 증가하였다. 2위는 한국으로 독일보다 약 45%가 적은 수출 규모이나 전년대비 72.4% 증가하였다. 한국은 2017년까지 동 제품의 대러 수출이 소규모로 이루어졌으나 2018년에 9,392만 달러로 급증했고 2019년 감소하다가 2020년은 2018년보다 많은 규모를 수출하였다. 중국은 한국 다음으로 큰 규모의 수입국이고 프랑스는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이자 전년대비 450% 가량의 최고 증가세를 보인 국가이다. 2020년 기준 러시아의 석유가스 설비 및 플랜트 수입국 상위 10개국 중 8개국이 팬데믹 임에도 불구하고 큰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21년 1-7월 기준 HS 코드 8419 40 0009 관련 품목에 대한 러시아의 수입은 총 3억5,215만 달러로, 전년 대비 56.21% 증가했다. 동기간 한국은 러시아의 1위 수입국으로 등극하였다.

< 2016-2020년 러시아의 HS코드 8419 40 0009 품목 수입(상위 10개국) >

(단위: US$ 천, %)

[자료: ITC Trademap, Global Trade Atlas (2017년도)]

러시아 주요 프로젝트 및 소비동향

ㅇ NizhnegorodOrgSynthez LLC 프로젝트 

NizhnegorodOrgSynthez는 니즈니 노브고라드 주 크스토보(Kstovo)에 소재해 있으며 서부 시베리아와 타타르스탄에서 추출된 석유를 정제하는 Lukoil 계열의 정유 공장이다. 2018년 9월 현대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급 처리 연료유 잔류물(나프타)용 통합 시설 건설이 시작되었다. 총 투자액은 약 900억 루블(약 13억2,000만 달러)로 평가되며, 2022년 초에 가동이 시작될 예정이다. 통합 시설은 딜레이드 코킹, 디젤 수소 정제, 가스 분류, 수소 및 황 생산 장치를 통합한 것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크스토보 공장에서 95%의 정제 능력을 갖추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유 제품의 정제율은 연간 210만 톤 규모 64~76%로 추정된다. 한편, 연간 최대 110만 톤의 Euro-5 디젤 연료와 55만 톤 이상의 전극 코크스도 생산될 전망이다.

ㅇ Amur 가스 가공처리 공장

Amur 가스 가공처리 공장은 Gazprom의 동부가스계획(East Gas Programme)에 따라 Svobodny시 인근에 건설 중이다. 완공 시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1) 파이프라인(러시아-중국)을 통해 야쿠츠크와 이르쿠츠크 가스 추출 부지에서 다성분 천연 가스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연간 프로젝트 생산 능력이 총 420억 입방미터이며, 연간 생산 능력이 70억 입방미터인 6개의 기술 생산 라인으로 구성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드는 규모이다. 6,000만 입방미터의 헬륨과 함께 천연가스, 에탄, 프로판, 부탄, 펜탄-헥산 등도 생산될 예정이다. 2020년 5월, 6개의 생산 라인 중 2개는 가동 및 조정 작업 단계에 들어갔으며 6월은 1개 라인에 대한 가스 분리 장치가 추가로 설치(건설 공정률 63.4% 달성)되었다.

ㅇ NizhnekamskNeftChim PJSC

타타르스탄에 있는 TAIF 그룹 계열사인 NizhnekamskNeftChim은 유럽에서 상위권 석유화학회사 중 하나이며 러시아 합성 고무 및 플라스틱 생산 분야에서는 선도 중이다. 일반 및 특수용 합성고무와 플라스틱(폴리스티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ABS-플라스틱) 외, 고무 및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원료인 모노머 및 기타 석유화학 제품(산화에틸렌, 프로필렌옥사이드, 알파-올레핀, 계면활성제 등)을 생산한다. 부타디엔은 합성 고무 생산에 사용되며, 해외에서 수입된 부타디엔 스티렌 합성 고무 용액(연간 용량: 6만 톤)을 위한 113억 루블(1억6,000만 달러) 규모의 생산 설비는 2021년 5월 가동을 시작했다. 부타디엔-스티렌 합성 고무 용액은 타이어 생산 원료이다. 한편, EP 600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NizhnekamskNeftChim과 TAIF 그룹의 후원으로 에틸렌(PE, PVC, PET, PS용 모노머) 제조업체를 구축하기 위해 진행 중이다. 신규 생산시설은 연간 180만 톤의 직류 가솔린를 가공해 60만 톤의 에틸렌과 프로필렌(27만 3,000톤), 벤졸/벤젠(24만 9,000톤), 부타디엔(8만 8,000톤) 등의 목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2021년 10월 1일 기준 프로젝트 추진은 34%정도 진행된 상황이나 건물 및 설치 작업은 2022년 12월에 완공 예정이다. 2023년 6월에 첫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ㅇ Elme Messer RUS

에스토니아 Elme Messer Gaas의 자회사인 Elme Messer RUS LLC는 프스코프(Pskov) ‘Moglino’ 경제특구 내 LNG 플랜트(가스 분리 플랜트) 건설을 담당한다. 2019년 6월 동 사가 지방 정부 및 경제특구 관리부와 체결한 20억 루블(2,90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으로 연간 9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ㅇ Linde Gas Lipetsk LLC, Linde Gas Novotroitsk LLC, Air Liquid Kuzbass LLC, Air Liquid Seversteel JSC, Comgaz LLC 참여 프로젝트

동 사들은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동 업체들의 프로젝트 참여는 2014년 러시아연방산업통상부가 선정하였고 2016년 실행 계획을 근거로 수립된 ‘러시아 2030 화학 및 석유화학 부문 발전 전략’은 화학 제품 생산, 석유가스 처리 제조시설의 기술 혁신, 현대화 및 신규 건설을 포함하고 있다. NizhnekamskNeftChim의 EP 600 프로젝트와 동일 선상에서 동 기업들의 프로젝트는 2030 전략과 타타르스탄 사회-경제적 발전 전략 2030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부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유산업은 2020-2024년 동안 약 1조3,000억 루블(185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고 2030년까지 석유화학부문 투자규모는 3조1,000억 루블(43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세부 프로젝트는 아래와 같다.

- Afipsky 정유 공장 현대화(크라스노다르주): 수소화분해, 디젤 연료 수소화 처리, 딜레이드 코킹 등 신규 장치가 가동될 것이다. 동 프로젝트는 2022년에 완료될 예정이고 정유 설비 용량은 최대 900만 톤으로 증가, 정제율은 거의 93%에 도달할 것이다.

- Ilsky 정유 공장 현대화(크라스노다르주): 생산 능력 증가, Euro-4와 Euro-5 생산으로의 단계적 전환, 정제 비율 증가, 유류 잔류물에서 코크스 생산 등이 이루어질 것이다. 정제율은 95%를 넘어설 전망이며 총 투자액은 570억 루블(약 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Amur 가스 화학물질 복합 생산 공장: 동 공장은 에탄올 처리로 모노머를 생산하고 다음 단계로 고품질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도록 설계되었다. 초기 생산 시설은 Amur 가스가공 공장의 4단계 가동에 맞춰 2024년 이전에 가동될 전망이다. SIBUR에 따르면, Amur 가스 화학물질 복합 공장에 대한 투자는 70억~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Taneco 정유 및 석유화학제품 복합 단지 시설도 개조될 예정이다. 타타르스탄에 소재하는 Taneco JSC는 Tatneft Group의 계열사로, 시설 개조를 통해 산 폐기물 제거 및 황 생산을 목표로 한다. 환경 실험이 2021년 6~9월에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며 Rosneft는 2021 - 2025년 동안 정제율을 높이는 개조 프로젝트를 추가로 추진 예정이다.

가격 동향

수입 통계에 따르면, 연간 평균 수입가격은 2020년 이전까지 상승세를 보였다가 팬데믹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기준 전년대비 8.3% 상승한 후 2020년에 11.5% 하락했다. 2020년 기준 수입단가가 가장 높았던 수입국은 말레이시아로, 전년대비 786.4% 상승(195달러) 하였다. 프랑스(118.2%)와 이탈리아(108.3%)의 수입단가도 크게 상승하였고 중국은 27.3% 상승하였다. 반면, 독일, 한국, 인도의 수입단가는 각각 -8.9%, -41.7%, -78.5% 하락한 바 있다. 2020년 중국 수입 단가 상승과 한국의 단가 하락은, 결과적으로 양국 수입단가가 14달러로 동일 수준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 한국과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고 가격이 하락한 한국 품목이 중국보다 우월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 2016~2020년 러시아의 HS코드 8419 40 0009 품목 수입단가 추이 >

(단위: US$/kg, %)

 주: 2017년 자료 부재                           

[자료: ITC Trademap]

러시아 석유가스 설비 및 플랜트 경쟁 동향

석유가스 설비 및 플랜트 중 러시아가 현지에서 강점을 두고 생산하는 품목은 타워, 탱크, 원자로(Reactor), 용광로, 열교환기 등이다. Atomenergomash는 러시아 국영기업인 Rosatom사가 주주인 기업으로, 발전기와 타워 등 대형 석유가스처리 플랜트에서 대기업군에 속한다. 2020년 매출 규모는 1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였고 러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체코, 헝가리 등에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 밖에 Uralchemmach, Uraltechstroy-Tuymazychemmach도 석유가스처리 설비 분야에서는 잘 알려진 기업들이다.

< 러시아 주요 석유가스설비 제조사 >

[자료: Spark-Interfa, 각 회사별 웹사이트]

Globus Fea자료에 따르면, 2020년~2021년 7월 러시아로 석유가스 설비 및 플랜트를 수출한 외국계 기업수는 약 70개로 파악된다. 러시아 석유가스 설비 및 플랜트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은 대부분 제조업이면서 수출까지 병행하는 기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Linde 그룹 계열사, 이탈리아의 KT-Kinetics Technology, 프랑스의 Air Liquide Global E&C Solutions, 중국의 CPEC 등이다. 그 밖에 스위스, 미국, 루마니아 기업들도 존재한다.

< 대러 석유가스설비 및 플랜트 주요 수출기업 >

[자료: KOTRA 모스크바 무역관(Globus Fea 자료 활용)]

< 대러시아 석유가스설비 및 플랜트 주요 제조사(주요 수출국가 포함) >

[자료: Globus Fea]

독일 Linde그룹 계열사가 러시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3개의 수출업체와 6개의 제조업체를 보유함으로써 유통경로와 주문제작을 매우 유연하게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Linde Engineering사가 러시아의 NizhnekamskNeftChim 입찰에서 낙찰되면서 진출 영역이 크게 확장된 바 있다. Linde Engineering은 NizhnekamskNeftChim의 에틸렌 생산 시설 단지의 재설계부터 장비 공급, 착수 및 조정 작업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동 사는 독일 하청 장비업체에 많은 부분을 외주로 준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Linde Gmbh Linde Engineering은 Amur 가스처리공장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선정되어 NIIPIGAS JSC(러시아, 제조업 및 유통)와 긴밀히 협업 중이다.

이탈리아의 KT-Kinetics Technology사는, Maire Tecnimont 그룹의 자회사로, 2018년 Lukoil-NizhnegorodOrgSynthez에 석유 잔류물 처리 복합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장비 납품과 턴키 설치로 5억2,700만 달러 상당의 계약에 성공적으로 입찰했다. 프랑스의 Air Liquide Global E&C Solutions사는 러시아의 다양한 산업용 가스처리 기기 제조사들(Air Liquid Kuzbass LLC, Air Liquid Seversteel JSC) 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공급가치사슬을 탄탄히 구축한 사례이다. 그밖에 CPEC(중국)는 Amur 가스처리공장 프로젝트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에서 직접 수입 판매도 겸하고 있다.

한국산 제품을 유럽 기업들이 러시아에로 수입해서 유통하는 경우도 빈번히 목격된다. 예를 들어 효성이나 한텍 제품을 이탈리아(KT-Kinetics Technology)와 독일계 기업(Linde)이 수입해서 러시아로 유통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는 반대로 유럽산을 러시아로 직접 수입하여 LNG 공장 등으로 직접 납품한 사례도 있다.

유통구조

러시아 시장의 벤더나 제조업 직접 수출 등으로 수출하는 유통경로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ㅇ 해외 벤더업체/제조업체(수출업체) → 러시아 최종 사용자 기업(수입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