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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파나마, 중남미 금융의 허브
  • 외부전문가 기고
  • 파나마
  • 파나마무역관 최윤정
  • 2015-01-13
  • 출처 : KOTRA

 

파나마, 중남미 금융의 허브

 

이희종 외환은행 파나마 지점 차장

 

 

 

중미의 소국

 

올해로 개통 100주년이 되는 파나마 운하로 대변되는 인구 340만 명의 중미 소국 파나마는 한국 교민과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에 비해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중남미 국가로 가려면 비행기로 하루를 꼬박 날아야 하고, 영어, 중국어 같은 인기 외국어가 아닌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어 우리가 느끼는 심리적, 언어적 이질감은 다른 대륙 국가에 비해 훨씬 크다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주요 이슈가 된 천연자원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은 이미 중남미 3개국(칠레, 페루, 콜롬비아)과 FTA를 체결했고, 앞으로도 칠레-멕시코 등을 연결한 태평양 동맹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메르코수르 등 여러 중남미 국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며, 브라질과 멕시코 등지에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생산 공장이 차례로 진출하고 있어 중남미에 대한 관심은 전에 없이 고조되고 있다.

 

물류의 중심을 넘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물동량은 전 세계 물류의 5%, 동북아-북미 물류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일본, 한국, 중국이 전체의 44%를 차지해 수출 지향국인 한국과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요충지가 아닐 수 없다. 참고로 통상 파나맥스 급의 선박(20피트 컨테이너 4400여 개 적재)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비용(Toll Fee)은 척당 약 35만~45만 달러 수준인데, 이 비용을 지불하고도 남미의 끝을 돌아가는 것에 비해 유류비와 시간비용을 고려할 때 훨씬 경제적이라 하니, 2015년 이후 개통 예정인 제3 운하는 지금보다 적재량이 3배 이상인 초대형 선박의 통과가 가능해 이로 인한 혁신적인 수준의 물류비 절감과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파나마 국적 항공사인 COPA Airlines의 경우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해 북미와 남미 28개국을 다이렉트로 연결해 중남미 대표 항공사로서 입지를 강화했고, 기존에 인수한 미국의 Continental 및 United Airlines와 연계 영업으로 미주대륙 항공 운송의 강자로 부각되며, 여기에 힘입어 파나마 공항 Tocumen은 환승객을 포함한 이용객수가 하루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명실공히 중남미 허브공항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금융허브로의 도약

 

에콰도르, 엘살바도르와 함께 중남미에서 미국 달러를 공식통화로 사용 중인 파나마는 가장 성공적으로 Dollarization에 적응했고, 이는 홍콩, 스위스와 같은 금융자유지역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중요한 발판이 됐다. 2014년 현재 글로벌 은행인 씨티은행, 한국계인 외환은행을 비롯해 92개의 다국적 금융기관이 활동하는 파나마는 스위스와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전 세계 역외자산(약 8조9000억 달러)의 약 14%(1조2000억 달러)가 예치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파나마 정부가 원칙적으로 역외 발생 수입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하고 외환규제 없이 자유로운 송금을 허용하며 금융비밀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있는 정책에 기인한다. 이런 장점으로 중남미 각국의 자산가와 기업의 금융센터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경기침체를 겪는 유럽 국가로부터도 거래문의가 빈번하게 오가고 있다.

 

건실한 금융 시스템

 

9.11 테러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 금융기관의 마약과 테러 자금 거래의 방지를 위해 Compliance가 강조됐고 파나마 금융당국도 이에 부합하는 은행제도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2000년대 후반 들어 Global Standard에 적합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기업회계의 투명성과 국제적 기준 확립을 위해 세계 주요 선진국이 적용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경우 파나마는 수 년 간의 준비를 거쳐 은행의 2014년 재무제표 작성 시 적용될 예정이고, 각국 은행의 건전성과 자기자본 비율 등의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바젤위원회가 요구하는 바젤3에 대해서도 관련 절차를 성실히 이행 중에 있다.

 

앞서 언급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파나마의 은행은 고객과 접촉단계에서부터 인터뷰와 제출자료 검토를 통해 충실히 Due Diligence 절차를 이행해 거래고객을 선별하고 거래 중에도 매 케이스별로 의심이 가는 내용이 있을 경우 관련 증빙 등을 요구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요소는 사전에 차단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예금계좌를 개설할 때 다른 은행의 거래 추천서를 꼭 받아야 하고 프로필 작성과 관련 증빙자료 제출(재직확인서 등), 그리고 최종적으로 은행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행의 Compliance 부서 검증을 통과해야 최종 개설이 가능하며, 신용카드의 경우도 선진국처럼 신용정보시스템의 신용 평점이 부족할 경우 발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건전하고 신용도가 양호한 고객에 대해서는 은행별로 금리와 수수료인하 등의 서비스 체계가 잘 정비돼 있고 금융거래에 대한 비밀보장제도는 과거 스위스 은행 수준 이상으로 잘 유지되고 있어 외국인 자산가의 호평을 받고 있다.

 

조세피난처(Tax haven)- Pros and Cons

 

최근 OECD와 선진국이 조세회피 근절을 위해 요구하는 조세정보 공유를 거절한 소위 Gray List 국가에 칠레,우루과이 등 몇몇 중남미 국가와 함께 파나마가 포함돼 있는데, 그 동안 비밀은행으로 명성을 떨치던 스위스의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과거 비밀주의를 버리고 다른 국가와 조세정보 공유를 허용함으로써 본 리스트에서 2009년 제외된 바 있다.

 

금융산업은 물류 및 서비스와 함께 파나마의 근간이 되는 주요 산업으로서 그 동안 앞서 언급했던 미달러화 사용, 자유로운 외환제도, 역외수익에 대한 비과세 그리고 강력한 금융비밀 보장정책 등이 견인차 역할을 해 외부로부터 지속적으로 금융자산이 유입되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 중 일부 자산은 파나마 내 부동산 프로젝트, 소비자 금융 등의 활성화에 기여하며 파나마경제를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 여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수 년 간 두 자릿수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대성장을 이루게 했다.

 

파나마 당국은 금융산업의 핵심인 역외 거래 비과세와 비밀보장 정책을 앞서 예로 든 스위스의 사례처럼 OECD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 현재 많은 고민에 빠져 있는데, 이는 정책의 변경 시 외부 노출을 우려하는 역외 금융 자산의 대규모 이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OECD와 선진국의 압력 또한 거세어 파나마 당국이 이 정책을 고수할 경우 조세피난처로서의 불명예를 계속 안아야 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무원의 궁지에 빠질 수 있어 어떤 결정이든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이를 타파하기 위한 변화의 제스처로 파나마는 2011년 멕시코와의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을 필두로 양국 간 조세정보를 공유했고, 미국, 멕시코 등의 주요국가와 FTA 체결을 통한 경제개방, 미국과의 FATCA 협정 등 정부차원에서 단계별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은 분명 긍정적으로 예견되며 향후 조세피난처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 금융의 허브로서 중남미 경제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stmeño의 꿈(Istmeño는 파나마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Istmo는 파나마 국토가 지협임을 의미)

 

대한민국보다 조금 작은 영토와 적은 인구수 그리고 부족한 천연자원 등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에 집중한 결과 물류, 서비스 그리고 금융의 3대 산업을 지금처럼 발전시킬 수 있게 됐다.

 

CNN에서 북미 은퇴자가 가장 살고 싶어하는 중남미 나라로 우루과이, 칠레 등과 함께 선정된 파나마는 자연재해가 없는 따뜻한 기후, 미달러화를 사용하고 외국인에 개방적인 제도 그리고 해변가를 연해 발달된 관광자원과 양호한 치안을 장점으로 가진다.

 

또한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주변국의 정국불안으로 인해 동일 언어권이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파나마로 이주경향이 늘고 있어 향후 파나마의 외국인 유입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UN이 2013년 발표한 세계 행복보고서에 파나마는 15위에 올랐다.(한국 41위) 콜롬비아의 속국에서 독립해 지금의 국가가 된지 불과 100년이 조금 넘었고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파나마운하(Panama Canal)라는 엄청난 선물을 받고 지금의 안정과 부를 누리게 된 파나마는 분명 행운이 따르는 나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부족한 점을 극복하고 강점을 살려내어 오늘날 3대 산업과 부동산, 관광 등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발전과 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파나마는 조만간 중남미 최고의 선진국이 될 날을 꿈꾸고 있다.

 

2006년 국제커피 경매시장에서 혜성과 같이 나타나 수 년 간 세계 최고가 커피로 인정 받은 파나마산 커피 '게이샤'에 대해 평론가가 '신이 내린 커피'라 평한 것처럼 파나마는 아마도 '신이 가져다 준 행운의 나라'가 아닐까?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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