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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떠나며
  • 외부전문가 기고
  • 남아프리카공화국
  • 요하네스버그무역관 권의진
  • 2014-12-09
  • 출처 : KOTRA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떠나며

 

이원석 한국무역보험공사 요하네스버그 사무소장

 

 

 

3년 전 남아공에 부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임기를 마치고 귀국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짧군요. 처음 낮선 곳에 도착해서 다소의 두려움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난 3년을 생각해 보니 역시 사람은 환경에 적응을 잘 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처음 남아공에 도착해서 무엇인가 이루어보겠다고 다짐했던 기억도 납니다.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고 아쉬움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남아공의 좋은 날씨가 가장 그리울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다르듯이 아프리카시장을 바라보는 입장도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특히 아프리카는 다른 지역보다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이 극명하게 나뉘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과 매우 다른 견해를 가지고 계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곳에 와서 제가 느낀 점을 간단하게나마 여러분께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만 저의 이야기가 온전해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아프리카는 분명 기회의 땅입니다. 풍부한 지하자원, 저개발에 따른 성장 가능성, 그리고 아프리카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 의지 등을 감안할 때 한국 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는 앞으로 점차 커질 것입니다. 현재 남아공의 경우 19개의 한국 기업이 지사 또는 주재원 형태로 진출해 있으며, 그중 12개 기업이 2010년 이후 설립됐습니다. 이는 최근 한국 기업의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남아공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남아공의 경우 아프리카시장의 교두보입니다. 남아공의 경제력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전체의 3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산업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습니다. 특히 전국 구석구석까지 놓여져 있는 도로망은 제가 남아공에 왔을 때 가장 크게 놀란 부분입니다.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남아공을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나라마다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와 문제점이 있을 것입니다. 남아공의 경우 과거 혹독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으로 인한 갈등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겠지만 남아공 정부의 흑백 간 화합정책이 상당히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표면적인 흑백 간 갈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새로운 흑인 특권층과 부유층이 생겨나면서 흑흑 간의 갈등이 점차로 커지고 있습니다.

 

남아공이 해결해야 할 시급하고 커다란 국가적 과제는 보통 3가지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첫째 높은 범죄율입니다.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가 매년 약 200만 건 이상 발생한다고 합니다. 남아공에 주재하는 한국인이 가장 염려하는 부분입니다. 남아공 정부가 나름 범죄율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가난에서 비롯된 범죄를 단기간에 줄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둘째, 높은 실업률입니다. 공식적인 실업률만 25%가 넘고 특히 청년실업률은 6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니 실로 심각한 국가적 해결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높은 실업률은 결국 높은 범죄율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셋째 높은 에이즈 감염률입니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10%가 에이즈 보균자라고 합니다.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약 60만 명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TV나 라디오에서 에이즈 척결에 대한 홍보와 토론이 빈번이 있습니다만 뾰족한 대책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빈곤탈피인 듯 싶습니다. 남아공의 1인당 GDP는 7천 달러 수준입니다. 수치상으로는 결코 가난한 나라가 아닙니다. 아프리카 최대의 부국이고 아프리카의 맹주를 자처하는 나라입니다. 결국 문제는 부의 편중과 새로운 부의 창출능력일 듯 싶습니다. 10%도 안되는 백인과 소수의 흑인 특권층이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백인 소유입니다. 그렇다고 백인의 재산을 강제로 빼앗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더욱 큰 경제적 문제를 낳을테니까요. 과거 짐바브웨가 그렇듯이. 경제적으로 유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남아공의 입장에서 최근 유럽의 경제상황으로 볼 때 외부환경도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남아공 정부가 보여준 능력은 기대이하로 생각됩니다. 남아공 정부의 관리능력 소위 거버넌스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외부의 시각으로 볼 때 정부 내 비효율과 부패, 심각한 빈부의 격차, 정부의 무능이 답답해 보이지만 장기간에 걸친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흑인정권을 수립한 지 이제 20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급한 비판은 온당치 않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입니다. 과거 오랜기간에 걸친 투쟁을 통해 얻어 낸 흑인정권이기에 남아공 국민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매우 자유로운 언론 환경도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남아공의 문제를 점차 해결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남아공을 희망의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World Bank, IMF 등 주요 국제기구는 2014년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5.4%로 전망하고 있습니다.(남아공 제외 시 6.5%) 최근 10년간 평균 6%에 가까운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및 전문가의 시장전망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입니다. 아프리카시장의 주요 성장동력은 천연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무역과 통신에 대한 투자 등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정치․경제적 유대관계가 깊은 유럽계 기업과 정부의 투자를 등에 업은 중국계 기업이 자원개발 및 인프라 건설 부문에서 주요 사업을 독식해 왔지만 한국 기업에도 향후 사업참여 기회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프리카 국가가 이렇듯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면 국민의 삶의 질도 당연히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아프리카 지역의 강한 성장세에 비해 빈곤퇴치, 생활수준 향상, 일자리 창출 등에 있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전체적인 생활수준이 퇴보하는 경우도 많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충분히 짐작하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부패입니다. 정부가 부패하다 보니 사회 전체적으로 부패가 만연합니다. 정부의 부패는 성장과실을 국민이 아닌 일부 특권층이 독식하게 합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의 국가원수는 수십 년의 독재정치를 해오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나 부패는 있을 것이지만 아프리카 정부의 부패는 단순히 떡고물 받는 부패가 아닙니다. 나라의 국부도 팔아먹습니다.

 

정부 내 부패는 정부 내 비효율을 야기합니다. 정부 내 비효율은 장기적인 올바른 경제정책을 수행하기 어렵게 합니다. 2013년도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430억 달러로 추정됩니다.(발표기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는 자원개발과 관련됩니다. 아프리카 국가의 가장 큰 성장동력입니다. 과거 자원약탈을 위한 차관성 투자에서 최근 인프라 건설을 위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프리카 투자의 주 목적은 자원획득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장을 지어 고용을 창출하는 투자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외국인 투자가 국가경제를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위의 이야기가 아프리카시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아프리카 시장은 제품판매 시장이자 자원획득 시장으로서 매력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아프리카 정부의 부패와 비효율이 한국의 이익과 반드시 상충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아프리카에 3년이라는 기간 동안 흑인과 함께 살아 본 입장에서 현지 아프리카 국민이 여전히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워 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아프리카의 정치도 점차 민주화 돼가고 있고 인권상황도 개선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 가겠지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제가 이곳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이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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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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