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정부, 5월부터 점진적인 봉쇄 완화 계획 발표 -

- 경제위기 속 언택트 및 세이프택트를 기반으로 한 신규 소비 트렌드 각광 -

스페인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느리게나마 감소함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경제 정상화를 위해 봉쇄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스페인은 올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전환되며 새로운 소비시장의 탄생이 예고되고, 특히 언택트(Untact) 및 세이프택트(Safetact, Safe+Contact)를 기반으로 한 소비 트렌드가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인 정부, 봉쇄 완화 계획 발표

스페인은 5월 11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22만4000명, 사망자 2만6000명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3월 중순부터 시행된 고강도 외출 제한 규제에 따라 확진자 및 사망자 증가폭은 다소 둔화됐으나 여전히 매일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4월 28일 스페인 산체스 총리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시행해오던 봉쇄조치에 대한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완화 정책은 총 4단계로 나눠 감염자 추가 발생 여부에 따라 점진적, 지역별, 비대칭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각 단계는 질병의 잠복기인 최소 2주간 진행되나 감염 추가 확산 여부에 따라 단계별 지속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단계별 예상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경우 최소 8주 내에 봉쇄 조치가 종료되며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계별 완화 조치(안)

자료: 스페인 주요 일간지 El Mundo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스페인 기업들

정부의 봉쇄 완화 계획 발표에 따라 현지 기업들은 영업활동 재개를 위해 그 어느때보다 철저한 감염 예방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각 기업들은 각자의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예방 시스템 구축에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지고 있어서 산업별로 각기 다른 예방책을 준비 중에 있다.

1) 자동차 제조

스페인은 유럽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자동차 생산 규모가 큰 국가이며, 자동차 산업은 스페인 국가 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3월 중순부터 모든 생산공장이 문을 닫으며 3월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45% 감소했다. 현지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4월 말부터 부분적으로나마 생산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직원들 간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자동차제조협회(ANFAC)와 자동차부품제조협회(SERNAUTO)는 4월 12일 스페인 노동조합(CCOO, UGT)과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와의 협력 하에 자동자 제조 관련 기업을 위한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해당 수칙에는 전 직원 대상 감염 여부 확인, 안전거리 유지, 보호장비 착용, 행사 및 출장 연기 등이 명시돼 있다.

2) 관광·요식

관광업계도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스페인은 연간 약 8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던 세계 2위 관광대국으로 관광업이 국가 경제의 약 15%를 차지한다. 그러나 스페인 주요 관광협회인 “탁월한 관광업을 위한 연합(Alliance for Excellency in Tourism, Exceltur)”은 올해 현지 관광업계 매출이 전년에 비해 최대 81%까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 관광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모든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최소 예방수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스페인 호텔숙박연합(CEHAT)은 호텔기술개발원(ITH)과 함께 5월 15일 해당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러한 안전수칙 기준을 충족하는 숙박시설에 인증서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그 밖에 수 많은 식당, 카페, 바 등에서도 매장 내 테이블 수 축소, 종업원과 고객간 칸막이 설치, 종업원 얼굴가리개 착용 등과 같은 방안을 준비 중에 있다.

3) 유통

국가경계령 시행 이후 휴업 중이었던 많은 유통기업들도 5월을 기점으로 제한적으로나마 영업 재개를 준비 중이다. 패션 리테일업계의 경우 스페인 패션 리테일협회인 ACOTEX에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예방과 관련된 매장 운영 수칙을 권고 중에 있다. 대표적인 예방수칙으로는 매장 내 수용인원 제한, 탈의실 사용 때마다 소독, 매장 진입 고객들에게 장갑 및 손세정제 제공 등이 있다. 스페인 최대 백화점 그룹은 El Corte Ingles는 매장 내 수용인원을 별도로 제한하지는 않으나 계산대에 칸막이 설치와 고객간 안전거리 유지 표시 등을 시행 중에 있다.

4) 금융

현지 금융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재택근무 방식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금융업은 타 산업에 비해 고객과의 대면 접촉이 크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 주요 은행 중 하나인 Bankinter의 경우 앞으로 재택근무 방식이 더욱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할 방침임을 밝혔다. 또한 또 다른 은행인 BBVA는 국가경계령 해제 후에도 2개월간 재택근무를 지속할 예정이다. 해당 기업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업계에서 재택근무 방식은 더욱 확산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은행 지점 수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산업별 코로나19 예방 주요 방안

자료: 현지 언론 종합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소비 문화 확산

스페인 정부의 봉쇄 조치 완화 계획에 따라 스페인 사회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머지 않아 임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Untact) 소비’가 당분간 스페인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접촉 만이 사람과 사람 간의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바쁘게 자리 잡고 있는 언택트 소비가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검색 사이트인 Doofinder에 따르면 스페인 내 외출제한령이 시작된 3월 중순을 기점으로 3월 16~31일 온라인 소비가 같은 달 1~15일에 비해 20.4% 증가했다. 특히 해당 기간 중 그간 온라인 상에선 잘 거래되지 않던 식료품 소비가 168% 증가했으며, 스포츠용품이나 장난감·교육용품도 판매가 각각 67%, 55% 늘어났다.

재택근무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최근 급격히 늘어났다. 유럽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스페인 내 재택근무자 비중은 2018년 기준 4.3%에 불과했으나 최근 통계포털 사이트인 Statista의 조사에 의하면 전체 근로자 중 재택근무자 비중은 2020년 4월 기준 36%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으며, 재택근무에 특화된 IT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봉쇄 완화 후 세이프택트 시장 유망

언택트 소비 못지않게 사람 간의 접촉에서도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는 세이프택트(Safetact) 제품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주목된다. 스페인은 국가경제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실내에 머물기보다 야외활동을 즐겨하는 국민성을 갖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직원들 간의 감염 위험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이프택트 제품은 크게 개인 위생용품(마스크, 장갑, 고글, 안면마스크)부터 위생기기(소독기, 공기청정기), 방역시스템(온도계, 열화상카메라, 진단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와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요식업소용 세이프택트 제품 판매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인은 전 세계에서 인구 밀도 대비 카페·바(Bar)가 가장 많은 국가로 2019년 기준 인구 259명당 카페·바(Bar) 매장이 운영 중에 있다. 스페인 국민들은 간단한 아침식사나 커피 한잔도 집보단 이러한 매장에서 소비하는 것을 즐겨한다. 따라서 현지 요식업소들은 손님유치를 위한 직원 및 고객 간 칸막이 설치, 직원용 안면마스크, 공기청정기 등과 같은 세이프택트 제품 구매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 중에서도 투명 칸막이와 안면마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에서 인테리어 제작 중인 C사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에서는 PVC 재질로 제작된 투명 칸막이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요식업소 용품 공급기업인 A사에 따르면 안면마스크는 투명 칸막이보다 구매 비용이 저렴하며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종업원들이 손님 사이를 자유롭게 지날 수 있게 도와 줌으로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평가했다.

위기는 곧 기회

올해 스페인 경제는 암울하기만 하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올해 스페인 경제가 6.6%에서 최대 13.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도이치뱅크는 스페인 경제가 올 하반기 20.1% 후퇴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스페인의 생산, 소비, 투자, 일자리 관련 모든 거시지표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최악의 위기 속에서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의 진입 과정에서 여전히 비즈니스 기회는 새롭게 태어난다. 국가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선 공공기관, 기업, 일반소비자 모두 세이프택트 제품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기술력과 경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개발된 세이프택트 제품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스페인 일간지(El Pais, El Mundo), 경제지(Cinco Dias, Expansion) 및 현지 언론, 기업 인터뷰 종합 등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