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 오스템임플란트 해외영업총괄본부 과장

러시아 현지 분위기

러-우 사태 이후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게 흘러가고 있다. 러시아 국민의 삶에 항상 존재하고 익숙했던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을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이런 사태로 러시아의 기성세대들은 90년대 소련 해체 이후의 악몽을 떠올리게 되고 식료품 사재기를 하는 등 불안에 떨고 있다. 물론 모든 국민이 그런 것은 아니다. 러시아 정부는 목적 달성 전까지 계속 사태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내려진 동원령이 한 예시이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 경제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루블화 강세는 유지되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는 강경한 규제들을 내놓아 현지의 우리 기업들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나 의료시장은 반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의료기기 인증 절차 단축 및 의료기기 시장

2022년 2월 러-우 사태 발생 7개월 후인 9월 19일 보건감독청(Roszdravnadzor)은 기존의 2023년 9월 1일까지였던 의료기기 허가 인증 절차 단축 기간을 2025년 1월 1일로 연장 공표하였다. 기존 의료기기 허가 인증 절차는 수발 문서 검사·1차 검사·임상 검사·2차 검사·인증 완료로 구성돼 있었으나 수발 문서 검사·2차 검사·인증 완료로 대폭 단축되었다. 통상 1년 6개월 이상 소요되었던 인증 발급 과정이 1년 이내로 단축돼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 진출 문턱이 낮아졌다. 하지만 절차가 단축되었다고 무조건 인증을 빨리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증서를 빠른 시일 내에 받기 위해서는 실험실 계약 및 실험 진행, 기술 문서 작성, 기술문서, 설명서, 법인문서 등 번역 및 공증을 동시다발적으로 신속 정확하게 진행해야 한다. 담당 전문 인력이 없다면 반드시 인증 전문 업체에 컨설팅을 받아 진행할 것을 추천한다. 인증 관련 비용을 절감하려다 크게 낭패 보는 일이 허다하다. 따라서 인증 발급 절차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의료기기 허가 인증 절차 단축 대상 품목은 보건감독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https://goszdravnadzor.ru/rzn/perechen-izdelij-po-552-postanovleniyu-pravitelstva/)

<의료기기 허가 인증절차 단축 대상 품목 리스트 바로가기(QR코드)>

[자료: 보건감독청]

인증 절차 단축 기간 연장은 서방 제품 수출입 중단의 영향을 최소화해 러시아 국민의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판단된다. 또한, 공급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러시아 정부 및 기업은 의료 분야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현지 X-ray 제조 업체가 한국 제조사를 통해 CT 장비 ODM 생산을 기획 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시도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의류, 가전, 자동차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러시아 시장의 침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의료 기기 시장은 오히려 때아닌 호황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던 서방 의료기기 기업의 대러 수출 중단과 의료기기 인증 절차 단축으로 대러 수출을 지속 중인 기업은 이익을 보고 있다. 이미 연간 영업 목표 실적을 넘어 선전하는 기업도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러시아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 중이던 기업들은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위기를 발판 삼아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래와 같이 의료기기 주요 품목별 관세율을 참고하니 러시아 진출에 관심이 있는 관계자는 확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의료기기 주요 HS 코드별 러시아 수입 관세율>

[자료: 러시아 연방 관세청]

글을 마치며

러시아는 근 몇 년간 세계정세에 맞추어 많은 변화를 도모하고 있었다. 심지어 한 때는 BRICS의 일원으로 2050년에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잠재력이 있는 국가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나 현 사태로 인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예측 할 수 없는 상황에 루블 강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전 세계 유류비는 점점 오르고 있다. 유류비 상승에 물가도 급상승하여 죄 없는 시민만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이 되어 버렸다. 이런 힘든 상황에도 우리 기업들은 불굴의 의지로 이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현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만약의 사태의 대비하여 철수 계획을 수립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종식돼 각국 국민이 빨리 본래 생활을 찾기 바라는 마음이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