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는 스타트업이 독일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 및 중요성을 인식하고 독일 내 스타트업 생태계 진흥을 위해 다양한 자금 조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2년 스타트업 전략 발표 이후 더욱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만족도 감소

독일 스타트업 모니터(DMS)에 따르면, 2023년 독일 내 스타트업 경영 환경의 척도를 나타내는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에서 독일 스타트업 창업자의 만족도 점수는 100점 만점 중 전년 대비 10점 감소한 58점에 그쳤다. 이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의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만족도가 하락한 것을 나타내며,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환경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 감소세는 2023년 독일 스타트업이 불안한 세계 경제, 물가 상승 및 높은 금리 등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영 및 미래 사업 개발 예측에 어려움을 겪은 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 및 현금 유동성 등 주요 애로 사항 동향

한편, DMS에서 1825개사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선정한 가장 어려운 상위 과제 세 가지는 고객 유치, 제품 개발, 자본 조달이다. 고객 유치, 제품 개발 관련해 어려움을 표한 기업은 전년 대비 각 4.2%p 및 0.2%p 감소했으나, 자본 조달에 대한 어려움을 표한 기업은 전년 대비 4.4%p 상승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는 자본 조달과 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금 흐름 및 유동성 문제(전년 대비 7.2%p 상승)가 현재 독일 스타트업에 핵심적인 장벽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독일 스타트업의 도전과제(2022~2023)>

[자료: DMS(Deutscher Startup Monitor) 2023]

독일의 벤처캐피탈(VC) 생태계 활성화 노력

1. 미래펀드(Zukunftsfonds)

독일 정부는 독일 내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 이하 VC) 생태계 활성화를 목적으로 2021년 3월 미래기술을 위한 참여 펀드(Zukunftsfonds, 이하 미래펀드)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을 성장단계에서 지원하고자 한다. 미래 펀드는 독일 정부가 2022년 발표한 스타트업 전략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며, 기금을 위해 독일 정부는 독일재건은행(KfW)을 통해 100억 유로를 조달하고, 2030년까지 다양한 민간 및 공적 파트너들과 함께 총 300유로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계획에 있다. 미래 펀드의 기반이 되는 주요 구성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 독일재건은행 및 유럽투자펀드(EIF)의 공동 기금

독일연방재건은행의 벤처캐피탈 자회사인 Kfw Capital은 유럽투자펀드와 ‘유럽회복계획(ERP)-미래 펀드성장 지원‘ 프로그램에 최대 25억 유로 및 ‘독일미래펀드(GFF)-유럽투자펀드‘ 프로그램에 최대 35억 유로 규모의 두 가지 성장 지원 기금, 그리고 유럽투자펀드 내 유럽테크챔피언이니셔티브(European Tech Champions Initiative/ETCI)를 통해 스타트업의 후기 자금 조달 라운드에 필요한 더 많은 참여 자본을 확보했다.

2) 딥테크 및 기후펀드(DeepTech & Climate Fonds/DTCF)

딥테크 및 기후펀드는 장기적인 투자 관점을 통해 성장 단계에 있는 첨단 기술 기업에 기회를 열어주고, 이를 통해 독일과 유럽의 기술 주권을 강화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투자 펀드로, 목표 규모는 10억 유로이다. 해당 펀드는 특히 자원 효율적인 사용을 통해 기후 보호 목표를 달성하고 기후 중립적이고 자원 절약적인 미래를 위한 길을 마련하는 기후딥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3) 벤처 테크 성장 기금(Venture Tech Growth Financing/VTGF)

동 기금 프로그램을 통해 연방 정부와 독일재건은행은 최대 13억 유로를 민간 자금 파트너(은행, 펀드)와 함께 기술 중심의 성장 기업을 지원한다. 이는 리스크 프로필 때문에 일반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신생 기술 중심의 성장 기업을 위한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4) 지역혁신성장(RegioInnoGrowth/RIG)

동 프로그램은 2023년 8월부터 혁신적인 환경, 디지털, 사회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스타트업 및 성장 중심의 중소기업을 위해 연매출 7500만 유로 이하의 기업에 자본 및 후순위 자본을 주 정부 지원 기관을 통해 제공한다.

2. 첨단기술 창업펀드(High-Tech Gründerfonds/HTGF)

동 펀드는 2005년 설립된 독일에서 가장 큰 기술 기반 스타트업 초기(Seed) 단계 펀드로, 리스크를 동반한 혁신적이고 기술 지향적인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그렇기에 창업 후 3년 이내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투자 주제는 하드웨어 중심 공학, 라이프 사이언스, 화학, 소프트웨어, 미디어, 인터넷 등이며, 동 펀드는 기업당 최초 100만 유로부터 최대 400만 유로까지 투자한다. 이 외에도 투자자, 전문가, 경험 많은 매니저, 다중 창업자 등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네트워크로부터 기술자문, 자본가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후속 자금 조달을 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 펀드에는 독일재건은행, 연방경제기후보호부, 그리고 보쉬(Bosch), 에보닉(Evonik VC), 데하엘(DHL) 등 많은 독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3. 코패리온(Coparion)

코패리온은 2016년 설립됐으며, 시드 자금 조달이 아닌, 소위 시리즈 A, B, C 자금 조달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 라운드의 자금 조달 규모는 50만 유로에서 300만 유로 사이이다. 이를 통해 코패리온은 기업당 최대 1000만 유로까지 투자한다. 금전적 지원 이외에도 네트워킹을 지원해 스타트업이 적절한 시기에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 펀드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회사 본사가 독일 내에 있어야 하며, 10년 미만의 스타트업 또는 성장기업이어야 한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혁신 기술에 바탕을 두어야 하고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져야 한다. 직원 수는 250명을 넘지 않고, 연매출은 5000만 유로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시드 단계에 투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매출 또는 성공적인 시장 진입으로 초기 성공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시사점

독일 정부는 독일 내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유럽과 독일의 그린 및 디지털 전환 추세에 맞게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그렇기에 독일 정부가 스타트업 생태계 진흥을 위해 다방면으로 벤처캐피탈 생태계를 강화하려 노력하는 현시점에서 우리 기업이 독일에 혁신 스타트업을 창업할 적기라고 생각된다. 독일에서는 투자 인센티브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외국인과 내국인 기업가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으므로, 우리 혁신 스타트업이 독일의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료: 독일스타트업연방협회(Bundesverband Deutsche Startups e.V.), 독일연방경제기후보호부(BMWK), 독일연방재무부(BMF), 독일연방재건은행(KfW), 독일투자청(GTAI), HTGF, Coparion VC 및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