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개요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개요>

[자료: Deutsche Messe, Auma]

세계적인 종합 산업 전시회인 하노버 산업 전시회가 지난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로 77회째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에는 60개국 약 4000개 기업과 300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했으며, 닷새간 약 13만 명의 방문객이 방문했다. 전시회를 주최한 도이체 메쎄의 요헨 쾨클러 이사는 “방문객 수가 전년과 유사했다며, 자체 방문객 목표를 달성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전경>

[자료: 함부르크 무역관 자체 촬영]

이번 전시회는 약 110,000㎡ 규모로 총 15개 전시관에서 개최됐다. 홀 5~9/11 전시관에서는 자동화 및 센서 기술, 탄소 중립 생산, 로봇 기술, 물류 자동화, 공정 자동화 등 지속 가능한 생산과 자동화 기술 전시 제품이 전시됐다. 그리고 11~13번 홀은 산업용 에너지 관련 기술 제품들이, 14~17번 홀에서는 5G 및 산업용 무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와 같은 산업용 IT 기술이 소개됐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전시장 부스 조감도>

[자료: 하노버 산업 전시회 홈페이지]

전시회 개막식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 경제 발전에 있어 산업의 역할을 강조했고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사이버 보안, 슈퍼컴퓨터, 디지털 기술에 대한 발전과 투자 경쟁을 위한 EU의 역할에 대해 연설했다. 그리고 올해 전시회에 동반 국가로 선정된 노르웨이의 스퇴레 총리는 탄소 포집 및 저장 경험을 언급하며 독일과 노르웨이 양국 간의 파트너십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개막식에 참여한 독일 숄츠 총리와 노르웨이 스퇴레 총리>

[자료: NDR]

이번 전시회는 지속 가능한 산업 활성화라는 주제 아래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탄소 중립 생산, 산업용 에너지, Industrie 4.0/Manufacturing-X, 수소 및 연료 전지 이렇게 5개의 테마를 다뤘다. 전시회 개최 전 프리뷰에서 주최 측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동화, AI,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이번 전시회에서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전시회에서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나아가는 방안으로 어떤 품목과 트렌드가 소개됐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산업용 에너지로서 수소와 탄소 중립 생산

지속 가능하고 청정한 산업 에너지로서 주목받는 것은 바로 수소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수소를 산업용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과 제품들이 소개됐다. 수소와 관련된 여러 품목 중에서도 참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품목은 수소 연료 전지였다.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기후 제한적인 재생에너지가 지닌 단점을 연료 전지가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참관객의 관심을 유도했다. 특히 수소 특별관인 13홀에서는 전기와 열 생산을 위한 연료 전지 시스템과 더불어 자동차 충전소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이 소개됐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에 소개된 연료 전지 제품>

[자료: 함부르크 무역관 자체 촬영]

독일의 대표적인 제조 기업 보쉬는 전시회 부스 자체에 수소를 강조하며 수소를 활용한 다양한 탄소 중립 생산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동사가 중점적으로 소개한 제품은 100% 전기로 가동되는 산업용 전기 증기 보일러와 수소를 원료로 활용하는 수소 보일러 솔루션이었다. 보쉬의 산업 보일러 부분 담당자인 슈미트(Schmid)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통한 전기보일러는 발전소 인프라와 기후 등의 조건에 따라 에너지 공급에 한계가 있다. 이때 녹색수소가 좋은 대체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에 수소를 활용할 수 있는 보일러 솔루션을 전시회에서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보쉬는 바이오 연료, 천연가스, 수소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다중 연료 시스템을 갖춘 범용 증기 보일러(Universal Dampfkessel)를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에 소개된 연료 전지 제품>

[자료: 보쉬, 함부르크 무역관 자체 촬영]

2) AI를 통한 산업 디지털 전환

산업 혁명 4.0 시대에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 디지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AI 기술이다. 산업에 있어 AI는 제조, 물류,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 효율성 증대, 비용 절감을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예측 분석 솔루션은 예상치 못한 고장을 예측하고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예측 유지보수, 데이터 관리 등 다양한 AI 기술이 소개됐다.

특히 전시회에서 대규모의 부스를 꾸린 독일 기업 지멘스는 산업용 생성형 AI인 인더스트리얼 코파일럿(Siemens Industrial Copilot)을 선보였다. 동사가 마이크로소프트 및 기타 공동 개발 파트너와 함께 개발 중인 이 생성형 AI는 지멘스의 자동화 및 공정 시뮬레이션 기술인 'Siemens Xcelerator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오픈AI(Azure AI)를 통합한 것으로, 설계부터 엔지니어링·운영·서비스에 이르는 전체 가치 사슬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생성형 AI 기술과 더불어 동사는 자동차, 식품, 화학, 반도체 이렇게 4가지 주요 산업에 있어 제품 설계, 제조, 리사이클링 등 생산 전반의 디지털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멘스가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에서 선보인 산업 디지털 솔루션>

[자료: 함부르크 무역관 자체 촬영]

3) 우리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 자동화 기기 부품과 장비

전 세계적으로 자동화 시장의 확대와 스마트 공장 실현에 관한 관심 증가에 따라 자동화 기기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이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KUKA, ABB와 같은 세계 유명 자동화 기기 제조사들과 더불어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우리 기업들도 통합 한국관을 통해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우리 기업의 제품 중에서는 액추에이터(Actuator), 그리퍼, 토크 센서와 같은 로봇 부품과 반도체, 이차전지와 같은 첨단 산업을 위한 자동화 장비 및 부속품이 큰 호응을 얻었다.

로봇 동작을 위해 관절에 사용되는 전동 모터인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는 R사는 DC 모터, 제어기, 드라이버, 센서, 감속기, 제어기, 네트워크 모듈 등을 통합한 일체형 액추에이터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NASA와 디즈니 등 세계적인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R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독일을 포함한 여러 국가 기업들의 방문과 제품 문의를 이끌어냈다. R사의 담당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며 해외 시장 확대 진출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R사 부스 및 전시 모습>

[자료: 함부르크 무역관 자체 촬영]

전동 그리퍼와 그리퍼 전용 카메라를 선보인 스타트업 S사의 부스에도 많은 로봇 제조사가 방문했다. S사의 담당자는 전동 방식 그리퍼는 공압 방식에 비해 정밀도가 높고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협동 로봇에 적합해 관련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물의 미세한 차이를 구분하는데 도움을 주는 그리퍼용 카메라 또한 고가의 센서를 대체할 수 있어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상담했던 바이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S사 부스 및 전시 모습>

[자료: 함부르크 무역관 자체 촬영]

토크 센서를 생산하는 A사는 센서를 장착한 그리퍼와 다관절 로봇 손을 전시해 이목을 끌었다. 토크 센서는 협동 로봇, 다관절 로봇 등에 탑재해 각 관절에 가해지는 토크를 측정하는 센서이다. A사의 담당자는 로봇의 미세하고 정밀한 작업을 위해서는 힘 제어가 중요한데, 토크 센서가 이를 위한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독일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 기업들로부터 많은 문의와 협업 제안을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A사 부스 및 전시 모습>

[자료: 함부르크 무역관 자체 촬영]

한편, 기계 분야에서는 차세대 주요 산업을 위한 각종 장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그중 우리 기업 T사는 에어 포일 베어링 기술 기반 스마트 컴프레서를 선보여 높은 관심을 받았다. 동사의 컴프레서는 오일을 사용하지 않고 공기 압축을 할 수 있어서 불순물이 없는 공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스마트 제어가 가능하다. 따라서 공정 시 순도 높은 공기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 이차전지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동사의 제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부스를 방문했다. 이번 통합 한국관 참여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힌 동사 담당자는 세계 유일의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대한민국의 국가 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제품을 더욱더 열심히 홍보하겠다고 다짐했다.

<2024 독일 하노버 산업 전시회 T사 스마트 컴프레서>

[자료: Komachine]

시사점

이번 하노버 산업 전시회에서는 지속 가능한 산업 활성화를 위한 산업계의 관심과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 감축, 친환경 소재 사용, 폐기물 관리 시스템 구축, 소비자 인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 부분은 우리 기업들도 주목해야 할 지점으로 판단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탄소 배출 관리 플랫폼을 선보였던 S사의 담당자는 유럽의 경우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대응은 느린 편이라며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한편, 자동화 기기와 부품 분야는 전시회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자동화 기기들이 전시됐으며, 스마트 공장 실현을 위한 핵심 요소로서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시회에 참가한 관련 분야의 우리 기업들도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을 선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자동화 부품 분야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보인다.

자료: Deutsche Messe, Auma, Hannover Messe, NDR, Bosch, Siemens, Komachine, MFG, Spiegel, Handelsbalatt,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