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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글로벌 원유 시장의 동향
- 경제·무역
- 아랍에미리트
- 두바이무역관 김성빈
- 2026-05-1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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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 118달러·두바이 169달러 사상 최고가, IMF "글로벌 경기침체 임박" 경고
UAE의 60년 만의 OPEC 탈퇴, 걸프 에너지 시장 재편 흐름 본격화 시사
한국 중동 원유 의존도 73%→63% 조정, 미국산 수입 75.8% 증가
2026년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충돌이 9주째로 접어들며 글로벌 원유 시장이 글로벌 원유 시장이 수십 년 만의 최대 공급 충격에 직면해 있다. 일 2000만 배럴 규모의 호르무즈 해협 항로가 사실상 마비되며, 단기 가격 변동을 넘어 산유국 카르텔과 에너지 무역 흐름이 재편되는 양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십 년 만의 가장 심각한 공급 위기"로 규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사태 장기화 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호르무즈 봉쇄와 전례 없는 공급 충격
공급 측 충격이 시장이 적응할 시간조차 부족할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IEA의 4월 석유시장보고서(Oil Market Report)에 따르면 3월 글로벌 원유 공급은 전월 대비 1010만 b/d(barrel per day) 감소한 9700만 b/d, 호르무즈 통과 물동량은 전쟁 직전 2000만 b/d에서 4월 초 380만 b/d로 81% 급감했다. UNCTAD도 "호르무즈 차질이 무역·물가·금융 전반의 동반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3월 걸프 주요 산유국 원유 생산 차질 현황>
국가
2월 생산량
3월 생산량
감소폭
주요 생산시설 피해
UAE
364만 b/d
237만 b/d
△130만 b/d
푸자이라 항/
석유산업지대
사우디아라비아
1040만 b/d
725만 b/d
△310만 b/d
동서송유관 펌핑
스테이션
이라크
457만 b/d
157만 b/d
△300만 b/d
라나즈
정유플랜트
쿠웨이트
254만 b/d
119만 b/d
△140만 b/d
발전 및
담수 플랜트
카타르
177만 b/d
37만 b/d
△140만 b/d
라스라판 산업단지 內 Qatar Energy
LNG 생산 및 가스액화(GTL) 시설
[자료: IEA Oil Market Report(2026.4.14.) 자료 기반 KOTRA 중동지역본부가공]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소폭이 절대량으로는 가장 크지만, 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수출의 90%가 봉쇄된 이라크와 사실상 수출이 중단된 카타르의 타격이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타르의 라스라판(Ras Laffan)·메사이드(Mesaieed) 등 핵심 산업단지 피격은 수출 차질을 넘어 1~2년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회 수송로 확대에도 물류비는 사상 최대치
역내 산유국들은 막힌 해상 수출로를 대신할 우회 경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는 설계 용량 약 500만 b/d 규모의 동서파이프라인(East-West Petroline)을 통해 홍해 측 수출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고, UAE도 푸자이라(Fujairah)항으로 연결되는 ADCOP 송유관의 가동량을 약 180만 b/d로 확대했다. 이라크·쿠웨이트 등 여타 산유국의 우회분까지 합쳐도 전쟁 이전 호르무즈 통과량의 30~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되며, 경질유 위주 운영으로 중질유 수출은 사실상 차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물류비 충격은 더욱 극적이다. 걸프-아시아 초대형 유조선(VLCC) 운임은 3월 평균 12.86달러/배럴로 전월 대비 600% 폭등했고, 호르무즈 통과 시 전쟁보험료도 선체가액의 1% 수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조사업체 케플러(Kpler)의 맷 스미스(Matt Smith) 애널리스트는 "미국향 VLCC 행렬이 사상 최대 규모"라며 수급 상황의 긴박함을 진단했다. 실제로 백악관에 따르면 4월 14일 기준 미국행 유조선 167척 중 103척이 빈 선창 상태로 파악되어, 대체 수단으로서 미국산 원유를 실어 나르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가 급등과 시장 불안, 전례 없는 가격 신호
국제유가는 3월 사상 최대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도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브렌트유는 3월 평균 92.37달러로 전월 대비 23달러 급등한 데 이어 3월 말에는 118.35달러까지 치솟으며 약 4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고, 두바이유 역시 3월 19일 한때 169.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이란 휴전 합의를 계기로 4월 들어 브렌트 100달러대·WTI 90달러 후반에서 횡보하던 유가는 UAE의 OPEC탈퇴 발표와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브렌트 118.03달러·WTI 106.88달러로 재차 급등했으며, 봉쇄 장기화 국면에서 추가 상승 압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주요 원유 가격 추이>
(단위: US$/배럴)
유종
'26.1월
'26.2월
'26.3월
3월 최고
'26.5.05.
두바이유
62.82
68.69
128.20
167.62
106.60
브렌트유 (Dated)
66.73
71.09
103.84
118.35
109.87
WTI
60.44
64.50
91.16
112.00
102.27
[자료: OPINET, KOTRA 중동지역본부 가공]
주목할 점은 가격 자체보다 시장 구조에 나타난 변화다. 평소 비슷하게 움직이던 현물과 선물가격이 최근 들어 크게 어긋나고 있다. 브렌트유의 경우 현물이 선물보다 배럴당 30달러 이상 비싼 사상 초유의 백워데이션(가격 역전) 이 나타났는데, 이는 수개월 뒤가 아닌 지금 당장 원유를 확보하려는 시장의 긴박한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두바이유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한층 뚜렷하게 나타났다. 3월 한때 브렌트유 대비 프리미엄이 50달러까지 벌어졌는데, 지난 30년 평균은 오히려 2달러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가격 신호로 평가된다.
공급을 늘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OPEC+는 4월 5일 공동 장관급 모니터링 위원회 (JMMC) 회의에서 5월부터 하루 20만 6000배럴 감산 완화를 결정한 데 이어, 5월 3일 7개 산유국 회의에서 6월부터 하루 18만 8000배럴 추가 증산에 합의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6만 2000배럴로 최대 몫을 맡았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증산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을 유지했다. 한편 5월 1일 UAE가 OPEC을 공식 탈퇴하면서, 이란 전쟁발(發) 공급 충격 속에서 그룹의 여유 생산능력이 더욱 축소되었다. 미국도 전략비축유(SPR) 5500만 배럴을 풀어낸 데 이어 추가로 3000만 배럴 입찰에 나섰다.
다만 늘어난 물량이 호르무즈 우회 경로의 수송 한계에 막혀 실제 시장에 풀리지 못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골드만삭스·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은 봉쇄가 길어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170~200달러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고, 세계은행도 26년 4월 상품시장 전망에서 단기 안정 시나리오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UAE의 60년 만의 OPEC 탈퇴, 단순 쿼터 갈등 그 이상
공급 충격이 한창인 가운데 4월 28일 UAE 에너지부가 OPEC·OPEC+ 동시 탈퇴를 발표하며 시장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켰다. 1967년 가입 이후 약 60년 만의 회원국 지위 종료로, 5월 1일부 발효된다. 직접적 배경은 쿼터 갈등으로 풀이된다. UAE의 생산능력은 일 480만 배럴까지 확대됐지만 OPEC+ 쿼터는 320만 배럴에 묶여, 100만 배럴이 넘는 유휴 생산능력이 누적된 상태였다. 2027년까지 일 500만 배럴 생산 목표를 내건 UAE로서는, 쿼터 제약을 벗고 독자 노선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탈퇴를 단순한 쿼터 다툼 이상으로 본다.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Ember Future의 킹스밀 본드(Kingsmill Bond) 전략가는 "앞으로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OPEC의 영향력이 약해지기 전에 UAE가 보유 자원을 서둘러 시장에 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컬럼비아대 로빈 밀스(Robin Mills) 연구원도 OPE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973년 50%에서 현재 33%까지 낮아진 데 이어, UAE 탈퇴로 사상 처음 3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외신 보도>

[자료: LiveNOW from FOX]
IMF 글로벌 경기침체 임박 경고와 수요 변화
공급 충격은 빠르게 수요 측 위축으로 번지고 있다. IMF는 4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2026년 세계 성장률 전망을 종전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하고,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스 가격이 1월 대비 100~200% 급등한 상태로 2027년까지 지속될 경우 성장률은 2.0%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의 피에르-올리비에 구린샤(Pierre-Olivier Gourincha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례 없는 규모의 에너지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요 데이터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평시 월 1억 400만 b/d 수준이던 글로벌 석유 수요는 IEA 집계 기준 3월 전년동기 대비 80만 b/d감소했고, 4월에는 230만 b/d 감소하며 단기간 내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유가 급등의 충격이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봉쇄가 길어질수록 수요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별 글로벌 석유 수요 변화>
(연평균 기준, 단위: 천 배럴/일)
구분
2019
2024
2025
2026
'25 증감
'26 증감
'25(%)
'26(%)
LPG·에탄
13,211
14,875
15,164
15,109
+290
△55
1.9
△0.4
나프타
6,690
7,204
7,215
7,209
+12
△7
0.2
△0.1
휘발유
26,928
27,504
27,842
27,834
+338
△8
1.2
0.0
항공유·등유
7,865
7,531
7,760
7,830
+229
+70
3.0
0.9
경유
28,747
28,879
29,143
29,129
+264
△15
0.9
△0.1
중유
6,207
6,454
6,260
6,233
△194
△26
△3.0
△0.4
기타 제품
11,110
11,046
10,959
10,916
△88
△43
△0.8
△0.4
총 합계
100,759
103,493
104,343
104,259
+851
△84
0.8
△0.1
[자료: IEA Oil Market Report(2026.4), KOTRA 중동지역본부 가공]
제품별로는 수요 양극화가 뚜렷하다. 석유화학 원료인 LPG·에탄·나프타 타격이 가장 컸던 반면, 항공유만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휘발유·경유는 보합권에 머물러, 가격 급등이 전 제품군의 수요를 광범위하게 억제한 양상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흐름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휘발유·경유 가격이 3월 이후 각각 31%·41% 급등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미국산 LNG 도입 다변화와 유럽의 재생에너지 투자 가속화를 촉발해 역설적으로 에너지 전환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휴전 협상 교착과 시장 전망 시나리오
정세 측면에서는 4월 7일 미·이란 휴전 합의 이후 21일 추가 연장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그대로 유지되며 사실상 동결된 분쟁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 4월 12일 J.D. 밴스 미 부통령의 협상 결렬 선언, 25일 위트코프·쿠슈너 특사의 파키스탄 방문 취소가 잇따르며 협상 동력은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4월 27일 이란이 통항 재개 중심의 새 제안을 내놓았으나 미국은 회의적이며, 이란은 통항료 부과 법안까지 추진해 새 통제 수단을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해 IEA는 글로벌 원유 시장의 향후 수급 전망을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5월 중 호르무즈 통항이 정상화될 경우,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는 하루 평균 250만 배럴의 공급 여유분이 발생해 재고 보충과 가격 안정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사태가 장기화되면 하루 5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부족이 발생해 재고 고갈과 가격 추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큰 우려 요인은 산유 인프라 자체의 영구 손실 가능성이다. 해협이 다시 열린 뒤에도 그동안 발이 묶여 있던 선박들이 빠져나오는 데에만 약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더라도 산유 시설의 재가동은 또 다른 문제다. 걸프 지역 유전의 약 80%는 한 달 내 가동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20%는 시설 압력 저하·왁스 침전 등 기술적 문제로 6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특히 직접 피격된 UAE 루와이스(석유화학 단지), 카타르 라스라판(LNG·콘덴세이트 단지) 등 핵심 산업단지는 복구에 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는 영구적으로 가동이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골드만삭스는 4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9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연내 12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동시에 경고했다.
시사점
세계 5위 정제능력을 보유한 국내 정유 4사는 중동사태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3월 석유제품 수출이 17.7% 감소했고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LPG·헬륨 수급 차질로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26조 2000억 원 추경 편성과 국제에너지기구(IEA) 공동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며 대응에 나섰다.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도입선 다변화, 장기계약 협상력 강화, 대체 항로 확보, 재생에너지·LNG 포트폴리오 확대 등 다층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공급망 다변화는 기업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로, 선제적 대응 및 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자료: IEA Oil Market Report(2026.4.14.), IMF World Economic Outlook(2026.4), World Bank Commodity Markets Outlook(2026.4), UNCTAD(2026.4), OPEC, Kpler, Opinet, Trading Economics, 주요 외신 보도, 한국석유공사, 한국무역협회 K-stat, 및 현지 주요 언론 및 두바이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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