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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HC 앞두고 본 2026년 제약·바이오 산업 : 딜메이킹의 재편과 자본 효율 경쟁
- 트렌드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6-01-0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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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절벽과 자본 효율화가 이끄는 M&A 구조 변화
AI, 혁신에서 생산성 지표로 진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최근 수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되고 투자가 과열됐던 제약·바이오 산업은, 경제 정상화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과 밸류에이션 조정을 거치며 이른바 ‘자연 선택’의 단계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텍 IPO 이후 후속 투자가 위축되었고, 다수의 기업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파이프라인을 축소했다. 대형 제약사(빅파마) 역시 같은 기간 대규모 구조조정과 선별적 인력 감축을 단행하며,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데 집중했다.
글로벌 제약 산업 분석기관 시타라인(Citeline)은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상황을 ‘다윈식 리셋(Darwinian Reset)’으로 규정하며,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생존한 기업들이 다음 성장 사이클로 진입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업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재무적·전략적 판단을 통해 규율 있는 성장기(Disciplined Growth)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은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 만료에 따른 치료 영역 중심축 이동을 비롯해 규제 환경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가격 및 공급망 이슈 등 제약·바이오 산업이 고려해야 할 변수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해로 평가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매년 1월 초 개최되는 제약·바이오 산업 최대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이하 JPMHC)에 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JPMHC를 통해 공개되는 주요 발표와 거래 동향은 제약사들이 어떤 파이프라인과 임상 데이터, 딜 구조를 중심으로 재무적·전략적 판단에 기반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 딜메이킹,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한 리스크 분산형 투자 중심
지난해 제약·바이오 M&A 시장은 상반기 거시경제 및 시장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소형·볼트온(bolt-on) 거래가 중심을 이뤘으나, 하반기에는 신경과학, 비만 및 중추신경계(CNS) 분야를 중심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거래가 재개되는 흐름을 보였다.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 만료가 임박함에 따라 향후 매출 감소가 예상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적 인수합병이 거래 확대를 견인하고 있으며 2026년에도 이러한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제약 산업 전체 매출 가운데 특허로 보호되는 의약품 매출 비중이 2030년에는 4%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22년 12%, 2024년 6%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2025~2030년 주요 제약사의 특허 만료 의약품>
약품명
기업명
특허 만료 혹은 독점권 상실 시기
‘23년 매출액
(10억 달러)
포트폴리오 기여도
키트루다
머크
2028년 12월
$32.6
53%
다잘렉스
존슨&존슨
2029년 5월
$17.8
27%
엘리퀴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2028년 8월
$14.3
31%
자디앙
베링거 인겔하임
2029년 3월
$11.8
51%
오크레부스
로슈
2028년 12월
$9.9
15%
옵디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2030년 3월
$9.2
22%
바비스모
로슈
2029년 12월
$8.9
13%
코센틱스
노바티스
2030년 3월
$8.3
14%
가다실9
머크
2028년 6월
$6.8
11%
프리베나 13
화이자
2026년 12월
$6.4
13%
[자료: Evaluate]
<2025년 제약업계 최대 M&A 거래 현황>

주: 2025년 12월 10일 현재 기준
[자료: GlobalData's Pharma Intelligence Centre, Pharmaceutical Technology]
과거처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초기 단계 자산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던 방식과 달리, 최근에는 재무적·전략적 판단에 기반한 성장 기조에 따라 조건부 가치권리(CVR)나 성과 연동 지급 구조 등 리스크 분산형 거래 구조로의 전환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후기 단계에서 작동 메커니즘과 상업성이 일정 수준 검증된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실제로 2025년 성사된 주요 거래 구조를 살펴보면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서 디리스킹(de-risking)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엘리슨 라브야(Ellison Ravya) 제약 비즈니스 펀더멘털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Pharmaceutical Technology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4분기 인수합병 거래의 평균 마일스톤 지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다”며 “이는 2025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KOTRA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 4분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난 신경과학 및 비만 분야 중심의 거래 흐름은 2026년 JPMHC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허 절벽을 앞둔 대형 제약사들은 더 이상 인수 규모 자체보다, 후기 단계 또는 플랫폼 자산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의 리스크 분담 구조로 투자할 것인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혁신의 상징에서 ‘생산성 지표’로
최근 수년간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은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이밸류에이트(Evaluate)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의 약 95%가 AI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AI가 단순한 신약 타깃 발굴 단계를 넘어 임상시험 설계, 운영 효율화, 모델 관리 등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전반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이러한 기대는 제약·바이오 기업과 AI 기업 간 대규모 투자 및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흐름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The Business Research Company)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 산업 내 AI 시장 규모는 2024년 29억2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25.2%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9년에는 92억9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 산업 내 인공지능 시장>
[자료: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
AI의 실제 활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단순히 AI를 도입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해당 기술이 기업의 생산성 개선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가 핵심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AI 도입 여부는 반복적으로 언급돼 왔으나,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이나 개발 기간 단축 등 구체적인 생산성 지표로 연결된 성과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에 따라 AI는 더 이상 ‘R&D 혁신 스토리’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실제 운영 효율과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생산성 지표로 이어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가 실시한 2026년 생명과학 분야 전망 조사에 따르면, 제약 분야 C레벨 경영진 180여 명 가운데 78%가 AI가 산업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제약과 메드테크를 포함한 생명과학 분야 리더 280명을 대상으로 한 동일 조사에서, AI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9%에 그쳤으며, 일상적인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14%에 불과했다. 이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와 실제 현장 활용 수준 간의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제 투자자와 대형 제약사들이 단순히 기업이 AI를 도입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AI를 어떻게 운영하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효율 개선과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검증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AI의 기술적 가능성보다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되는 운영 레버리지의 크기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만∙대사질환과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특허절벽 돌파구 찾는 제약사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형 거래는 중추신경계(CNS)와 비만·대사질환 치료제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존슨앤존슨은 지난해 1월 JPMHC에서 CNS 질환 전문 바이오 기업 인트라-셀룰러 테라피스(Intra-Cellular Therapies)를 146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며, 화이자는 같은 해 10월 GLP-1 개발사 멧세라(Metsera)를 인수했다. 당시 노보 노디스크와의 인수 경쟁이 격화되면서, 거래 초기 49억 달러로 평가되던 멧세라의 인수 금액은 최종적으로 100억 달러까지 상승했다. 종양 분야는 여전히 인수합병 시장에서 중요한 영역으로 남아 있으나, 최근 거래 관심은 CNS와 비만·대사질환 분야로 점차 분산되는 추세다.
<치료 영역별 글로벌 거래 규모 추이>

[자료: Pharmaceutical Technology]
글로벌 인수합병의 중심지로 평가받는 미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트렌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컨설팅 기업 EY에 따르면, 2025년 중추신경계(CNS)·신경학 분야의 거래 규모는 307억 달러를 기록하며 종양학 분야(235억 달러)를 상회했다. 신경과학 분야는 환자 수가 많고 아직 시장 성숙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비만 치료제인 GLP-1 계열 역시 내약성 개선, 장기 지속성, 경구 제형 개발, 심혈관 적응증 확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되면서 2·3세대 파이프라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AI와 구조 기반 설계를 활용해 GPCR(G 단백질 결합 수용체), 펩타이드, 소분자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기업들이 인수합병 및 투자 거래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전망 및 시사점
2026년 제약·바이오 업계는 구조적 전환이 본격화되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제약사들은 특허 절벽에 대비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리스크 분산형 자산 인수 전략에 집중하고 있으며, 인수합병의 관심 영역 역시 종양 중심에서 중추신경계(CNS)와 비만·대사질환 분야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AI의 도입과 활용이 전 산업 전반에서 가속화되면서, AI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생산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약 개발의 속도와 성과 개선도 기대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요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정책 기조와 제약 산업에 대한 ‘메이드 인 USA(Made in USA)’ 중심의 인센티브 전략, 브랜드·특허의약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 언급 등에서 보듯, 정부 정책 방향은 기업 가치 평가와 인수합병 거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와 약가 정책은 단순히 파이프라인이나 임상 데이터에 국한된 이슈를 넘어, 생산 거점의 위치나 미국 시장 의존도 등 기업의 구조적 요소까지 포함해 리스크를 평가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KOTRA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경우, 미국의 관세와 약가 정책, 생산 거점 입지 문제는 단순한 통상 이슈를 넘어 기업 가치와 인수합병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JPMHC와 같은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이 이러한 리스크를 어떻게 완화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면, 딜 테이블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료 : In vivo, Pharmaceutical Technology, Genetic Engineering & Biotechnology News, Phamtech, Fiercepharma, Citeline,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 EY, Deloitte, GlobalData 및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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