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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AI가 온라인 유통의 판을 바꾼다
  • 트렌드
  • 독일
  •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박소영
  • 2026-01-09
  • 출처 : KOTRA

쇼핑 에이전트의 부상, 유통 전략 재편 움직임 본격화

우리 기업도 AI 기반 소비 접점 변화에 대응해 상품 데이터 최적화와 현지 플랫폼 연계 필요

연말 쇼핑 시즌에 이미 ‘보이지 않는 판매원’이 된 AI

 

E-Commerce 서비스 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지난 2025년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전 세계 온라인 주문의 약 22%가 AI 기반 어시스턴트와 에이전트에게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검색 보조를 넘어, 구매 결정과 결제에 이르기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독일 소매유통협회(HDE)의 「Online Monitor 2025」에 따르면, 독일 유통기업의 47.3%가 마케팅, IT, 물류 등에서 AI를 이미 활용 중이며, 16.8%는 도입을 계획 중이다. 이는 2023년 대비 각각 101%, 93% 증가한 수치로, 소비자의 AI 수용 확대에 발맞춰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인용한 컨설팅 기업 악센츄어(Accenture)의 소비재 담당자 괴벨(Tobias Goebbel)은 “AI가 고객에게 최적의 가격과 상품을 찾아줄 뿐 아니라, 애초에 무엇을 ‘원하는지’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기간만 놓고 보더라도, 독일에서만 AI가 10억 유로 이상 매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특정 이벤트를 넘어 일상적 소비로 확산하고 있다.


독일 유통기업 오토 그룹(Otto Group)의 사업부 이사 에벤슈타인(Boris Ewenstein)은 “AI는 온라인 소매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소매기업은 자신을 재정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AI 플랫폼과의 연계 방식과 고객 접점 확보 전략이 유통기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AI, 구매 결정의 새 출발점으로 부상

 

이처럼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의사결정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컨설팅 기업 악센츄어(Accenture)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AI 이용자의 약 29%는 AI를 '좋은 친구'처럼 인식한다. 실제로 응답자의 50%는 AI 추천을 계기로 구매한 경험이 있고, 67%는 신뢰할 수 있는 AI 쇼핑 에이전트가 있다면 구매와 결제를 맡기겠다고 답했다.

 

<AI가 바꾸는 쇼핑 영역>

(단위: %)

* 주: 복수 응답

[자료: Handelsblatt/ECC·Accenture Consumer Puls·BCG 2025년 10월 설문 기준]

 

특히 생성형 AI는 주요 구매 정보원 중 오프라인 매장(19%) 다음으로 높은 비율(18%)을 차지하며, 검색엔진(11%)이나 브랜드 웹사이트(10%)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 추천의 주요 정보원>

(단위: %)

* 주: 14개국 18,000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자료: Handelsblatt/ ECC·Accenture Consumer Puls·BCG 2025년 1월 설문 기준]

 

수용도는 세대별로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특히 젊은 소비자층에서 AI 기반 쇼핑 수용도가 높다. 괴벨(Tobias Goebbel)은 이러한 신뢰의 배경에 대해 “AI는 인간 판매자나 지인보다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AI는 가격을 비교해 주거나 복잡한 제품 사양을 정리해 준다. 또한, 수많은 리뷰에서 핵심만 뽑아주는 등 소비자가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강점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생성형 AI 쇼핑 의향(독일, 세대별)>

(단위: %)

[자료: Handelsblatt/ECC·Accenture Consumer Puls·BCG 2025년 9월 설문 기준]

 

또한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전문가 베르크펠트(Nino Bergfeld)는 소비자가 이미 업무 영역에서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예컨대 프레젠테이션 작성, 요약, 번역 등을 AI에 맡기면서 ‘자주 사용하는 도구’로 받아들이는 순간, 같은 인터페이스를 통해 생일 선물, 가전제품, 의류 등을 검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연장선으로 인식된다. 이는 기존의 ‘쇼핑몰 방문’ 구조가 약화하고, ‘AI와의 상호작용 중 쇼핑으로 전이’되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AI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가 높아질수록 구매 의사결정의 출발점은 기존 검색엔진이나 인플루언서 콘텐츠에서 AI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경로의 변화가 아닌, ‘누구와 상의해서 무엇을 살 것인가’라는 소비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유통·플랫폼 구조 재편: AI 플랫폼이 기존 채널의 대안으로 부상

 

이 같은 흐름은 기업의 유통 전략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유통기업 오토 그룹(Otto Group)은 향후 3년 내 자사 온라인 트래픽의 15~20%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현재도 약 1%의 고객이 이미 AI 플랫폼을 거쳐 접근하고 있다. 잘란도(Zalando)에선 이러한 사례가 차지하는 비율이 2% 수준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AI 쇼핑 시나리오의 진화가 빠르게 실증되고 있다. 챗GPT(ChatGPT)나 퍼플렉서티(Perplexity)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제품 탐색, 옵션 비교, 추천, 결제까지 단일 인터페이스 내에서 처리 가능한 통합 쇼핑 환경을 시범 운영 중이다. 퍼플렉서티는 페이팔(Paypal)과 협력해 AI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한 파일럿을 진행 중이며, 오픈AI는 엣시(Etsy)와의 협력을 통해 챗GPT 안에서 상품 탐색과 결제를 연동하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현재까지 독일에서는 해당 협력이 ‘Perplexity Pro’ 구독 무료 제공 등 일부 제한된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나, 이 같은 서비스 구조는 특히 반복 구매가 많은 상품군에서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구조화와 최적화가 실제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예컨대, 조명 리테일러 루콤(Luqom)은 구글의 AI 요약 기능을 통해 자사 콘텐츠가 노출된 이후, 클릭당 매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독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잘란도(Zalando) 자사 상품 데이터와 메타 정보를 AI 모델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있으며, 이를 새로운 유입 채널로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을 수립 중이다. 이들은 AI가 패션 관련 질문에 답할 때 자연스럽게 자사 상품을 추천하도록 정보를 최적화하고 있으며, 이를 ‘잘란도에 접근하는 새로운 출입구’로 간주하고 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베르크펠트(Nino Bergfeld)는 “AI는 끊임없이 질문받는 구조이며, 유통사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콘텐츠와 데이터를 제공해야만 AI의 답변에 포함된다”라고 강조한다. 즉, 구조화된 상품 데이터와 기술적 연동(API·피드 등)을 제대로 갖춘 기업만이 AI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오토 그룹의 에벤슈타인(Boris Ewenstein)은 “단순한 가격이나 편의성만으로는 자사 웹숍이 AI에 대한 대안 채널로 기능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하며, 웹숍이 AI가 아직 구현하지 못하는 '영감, 서비스, 체험'을 제공해야 함을 강조한다.


요약하면, AI는 구매 여정의 중심 주체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는 AI를 신뢰할 수 있는 쇼핑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업은 AI가 인식할 수 있는 기술 기반뿐만 아니라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유한 경험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AI 시대 유통 경쟁력은 AI가 인식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와 기술적 연동 역량, 콘텐츠 대응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망 및 시사점

 

AI는 초기 수요 형성부터 결제에 이르는 구매 여정 전반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독일 온라인 시장에서도 AI는 새로운 소비 접점으로 부상하며, 소비자 행동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화장품·소비재 유통 기업 T 사의 관계자는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자사 차원의 AI 마케팅 솔루션 도입은 아직 제한적이나, 인스타그램 등 AI 추천 알고리즘의 영향력이 큰 플랫폼을 중심으로 노출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방식이 브랜드 접점 확대와 향후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AI 도입에 따른 변화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이미 가시적인 매출 효과와 플랫폼 구조의 전환을 수반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 시장에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뿐만 아니라 이미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 역시 이를 단순한 위협 요인이 아닌, 새로운 진입 경로이자 차별화 기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다음 세 가지 방향에서 전략적 대응을 모색할 만하다.

 

첫째, 전략적 노출 경로 확보가 중요하다.


AI 트래픽을 간접적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자사 제품을 AI 에이전트에 연동된 주요 유통 플랫폼이나 검색 기반 플랫폼(예: Amazon, Google Shopping)에 노출시키는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이미 트래픽이 확보된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독일 내 수입업체·유통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추천 알고리즘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둘째, 기술적으로 구조화된 상품 데이터를 준비해야 한다.


AI가 제품 정보를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명·카테고리·주요 스펙·장점 등을 JSON, 메타데이터, 제품 피드 등 표준화된 포맷으로 정리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정비가 아니라 AI와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특히 중소 수출기업의 경우 유통 파트너와 협업해, 플랫폼별 피드 포맷 요건을 사전에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 주: 독일 함부르크 소재 디지털 에이전시 메디엔베르프트(Medienwerft)는 2026년 E-Commerce 핵심 트렌드로, AI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화된 상품 데이터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트래픽 유입과 구매 전환율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셋째, AI 추천이 신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소비자가 AI 추천을 신뢰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품질·인증 등 신뢰 요소를 강화하고, 온라인 노출을 위한 기술·콘텐츠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CE 인증 등 공신력 있는 품질 인증, 친환경 마크, 실사용자 리뷰 확보 등은 AI 추천 알고리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AI는 준비된 기업에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다. AI 트래픽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외부 도구를 활용한 유연한 접근 전략, 플랫폼 연계 최적화, 표준화된 데이터 제공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 구조 변화를 조기에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업만이, AI 기반 유통 구조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회와 실질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Handelsblatt, 독일 소매유통협회(HDE), Otto, Zalando, Koongo, Medienwerft, clipartkorea, 기업 인터뷰,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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