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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배터리이행법 시행, 판매 중단 우려 완화 속 규제 대응이 경쟁력으로 부상
  • 통상·규제
  • 독일
  •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박소영
  • 2026-01-05
  • 출처 : KOTRA

제조자책임기구(OfH) 추가 승인으로 단기 리스크 완화, 병목은 여전히 진행형

2026년 1월 15일 등록 유지 기한, OfH 계약·등록 선제 대응이 독일·EU 시장 접근의 관건

EU 배터리 규정, 독일에서 ‘시험대’에 올라

 

독일은 2023년 채택된 EU 배터리 규정(EU-Batterieverordnung 2023/1542)을 국내법으로 이행하기 위해 독일 배터리이행법(BattDG: Batteriedurchführungsgesetz)을 도입했다. 해당 법은 2025년 10월 7일부터 공식 발효됐으며, 기존 배터리법(BattG: Batteriegesetz)을 대체하는 체계로서 제조자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BattDG는 배터리 사용 증가에 따른 폐배터리 회수·재활용 확대, 제조사의 비용 부담을 통한 순환경제 전환, 배터리 화학 조성·환경 정보 공개 의무 강화를 주요 목표로 한다. 규제 대상은 배터리 자체뿐 아니라 배터리가 내장된 모든 제품의 제조사로 확대되며, 의료기기·물류장비·가전·전자·IT 기기 등 광범위한 산업군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 주: BattDG는 EU 규정을 그대로 옮긴 법이 아니라, 독일 행정체계에 맞춰 제조자책임기구 승인 요건과 재정적 담보 의무를 구체화한 ‘세부 이행법’이라는 점에서 산업계 체감 부담이 크다.

 

제조자책임기구(OfH), ‘병목’에서 ‘단계적 보완’으로

 

BattDG의 핵심은 모든 배터리 및 배터리 내장 제품 제조사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제조자책임기구(OfH: Organisation für Herstellerverantwortung) 제도다. OfH는 제조사를 대신해 폐배터리 회수·처리 의무를 수행하며, OfH 참여 증빙 없이는 독일 전기·전자제품 등록기관인 독일 전기·전자제품 등록재단(stiftung ear: Stiftung Elektro-Altgeräte Register) 등록을 유지할 수 없다.

 

2025년 12월 중순 업계는 의료기기·산업·물류장비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장비용 배터리 부문에서 제조사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정식 승인된 제조자책임기구(OfH)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BattDG 이행 과정의 핵심 병목으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독일 기계·설비제조협회(VDMA), 독일 전자·디지털산업협회(ZVEI), 독일 연방정보미디어협회(Bitkom)는 현행 제도가 산업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이후, 2025년 12월 말 제도 운용에는 일부 보완이 이뤄졌다. stiftung ear는 장비용(산업·기계) 배터리 부문에서 추가 OfH 승인을 진행했으며, 2025년 12월 23일에는 독일 다임러(Daimler AG) 계열 OfH가 신규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장비용 배터리 카테고리에는 란트벨(Landbell), 프레제로(PreZero), GRS 배터리(GRS Batterie) 등 복수의 OfH가 운영 중이며, 배터리 유형별로 보면 전체 OfH 승인 수는 10곳 이상으로 확대된 상태다.

* 주: 산업계는 여전히 OfH 수가 충분하다고 평가하지는 않으나, 기존의 사실상 1~3곳’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단기적인 리스크 완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장비용 배터리 부문에 수요가 집중될 경우 처리 용량 부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독일 전기·전자제품 등록재단(stiftung ear)의 배터리 유형별 제조자책임기구(OfH) 현황>

 

배터리 유형 분류

제조자책임기구(OfH)

장비용(Gerätebatterien)

GRS Service, Landbell, PreZero, RLG Systems, Stiftung GRS

시동용(Starterbatterien)

Daimler Truck, GRS, Interzero, Mercedes-Benz, PreZero, RLG, ubatt, VW Group

EV 배터리(Elektrofahrzeugbatterien)

Daimler Truck, GRS, Interzero, Mercedes-Benz, PreZero, RLG, VW Group

산업용(Industriebatterien)

GRS, Interzero, PreZero, RLG, take-e-way, ubatt

경량 차량용 (LV-Batterien)

GRS, PreZero, RLG

* 주: 2026년 1월 2일 기준

[자료: stiftung ear ear-Portal]

 

판매 중단’ 경고 이후, 행정 대응으로 숨 고르기

 

BattDG에 따라 모든 제조사와 배터리 내장 제품 제조사는 2026년 1월 15일까지 stiftung ear 포털에서 기존 등록을 갱신하고, 특정 OfH 참여 사실과 배터리량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026년 1월 16일부터 ear 등록이 자동 취소되며, 해당 배터리 및 제품의 독일 내 신규 판매는 법적으로 금지된다.

이와 관련해 VDMA·ZVEI·Bitkom은 2025년 12월 18일 공동 성명을 통해, 현행 제도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2026년 1월 중순부터 독일 배터리 시장이 ‘규제적 정지’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공개 경고했다. 이들은 이로 인해 수십만 개 규모의 배터리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지 못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의료기기·물류장비·가전·전자제품 등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후 stiftung ear의 멘츠(Dr. Andrea Menz) 박사는 OfH의 신속한 승인으로 대부분의 배터리 제조업체가 등록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배터리 제조업체는 선호하는 OfH와 협약을 체결하고, 최근 몇 년간 독일 시장에 출시한 배터리 생산량을 ear 포털에 입력하면 되며, 선정된 OfH는 해당 참여 물량을 확인하는 절차만 수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도적 기반은 마련된 만큼, 이제 제조업체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필요한 최종 행정 조치를 신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행정적 유연성을 통해 다수 제조사의 등록 취소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전면적인 배터리 판매 중단 가능성은 상당 부분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위험은 줄었으나, 핵심 쟁점은 ‘보증금’

 

2025년 12월 말 기준으로 보면, 2026년 1월 16일을 전후한 즉각적인 배터리 판매 중단 리스크는 초기 경고 국면에 비해 완화됐다. 이는 추가 OfH 승인과 stiftung ear의 행정 유연화 조치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OfH 설립·운영에 요구되는 높은 재정적 담보(Sicherheitsleistungen)* 요건이 유지되는 한, 중장기적으로 OfH 수 확대에는 구조적 제약이 남아 있다. 해당 재정 담보는 ear 제출 양식 기준으로 배터리 물량(톤(t))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연차적 의무로, BattDG §9에 따라 OfH가 폐배터리 회수·처리 비용을 보장하기 위해 매년 유지·갱신해야 하는 보증이며, 제조자의 배터리 판매 실적에 비례해 결정된다.

* 주: 일례로 장비용 배터리 기준 안전담보는 회수·처리 비용을 반영한 정산단가(Ausgleichssatz)에 ‘2’를 곱한 값과 해당 OfH가 확인하는 참여물량(의무수행한도 내, 톤(t))**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표준 파라미터 적용 시 사실상 톤당 약 1,000유로 수준의 담보 부담이 발생한다. 다만 배터리 유형별로 처리 비용, 회수율 등의 차이에 따라 정산단가는 달라진다.

** 주: 참여물량은 해당 OfH에 참여하는 제조사들의 배터리 물량 합계를 의미하며, 의무수행한도(Pflichtenwahrnehmungsgrenze)는 OfH가 승인 절차에서 회수·처리가 가능하다고 입증한 최대 물량이다.

산업계는 이 부담이 중소 OfH의 신규 진입을 억제해 시장 유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독일 기계·설비제조협회(VDMA) 등 유관 협회는 담보 요건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제도는 형식적으로 안정되더라도 실제 시장의 경쟁과 선택지는 제한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BattDG 이후 독일 시장 대응 방향

 

해외 기업이 독일에 배터리 또는 배터리 내장 제품을 직접·간접적으로 판매할 경우, BattDG상 ‘제조사(Hersteller)’로 간주되며, 2025년 8월 18일부터는 독일 내 대리인(Bevollmächtigter) 지정 및 등록이 의무화되었다. 이에 따라 독일 시장 진출 시 제품 판매뿐 아니라 행정·책임 구조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다.

 

단기적으로 독일 배터리 시장은 ‘위기 국면’에서 ‘관리 국면’으로 이동한 것으로 평가된다. 추가 OfH 승인과 행정적 보완으로 전면적인 판매 중단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제도 대응에 실패한 개별 제조사의 시장 퇴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중장기적으로는 BattDG를 포함한 EU 배터리 규정이 안정화되더라도, 제조자책임 강화와 재활용 의무 확대는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우리 기업 가운데, 특히 공급 차질 우려가 직접 제기된 의료기기·물류장비용 배터리를 제조·수출하는 기업은 stiftung ear 포털에서 최신 OfH 승인 현황을 확인하고, OfH 계약 체결과 등록 업데이트를 선제적으로 완료할 필요가 있다. 필요 시 현지 파트너를 활용한 책임 분담 구조도 단기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아울러 OfH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허가 여부’뿐 아니라, 해당 OfH가 승인 절차에서 입증한 의무수행한도가 참여 제조사들의 참여물량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향후 참여 확대·물량 증가 시에도 한도 초과로 재정담보 조정 및 승인 변경이 반복되지 않도록 여유가 설정되어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제도상 보증금 부담이 OfH의 운영·가격 구조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 제조사의 비용·납기 리스크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독일 대응에 그치지 않고, EU 전체 배터리 규정(BattVO)에 따른 2026년 이후 재활용 목표, 정보 공개 의무 등을 사업 전략에 병행 반영할 경우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BattDG 사례는 규제 대응 역량이 단순한 준법 요소를 넘어, EU 시장에서의 지속적 접근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요소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독일과 같이 EU 규제를 가장 먼저·엄격하게 이행하는 시장에서의 대응 경험은 향후 다른 회원국 확장 시 중요한 레퍼런스이자 진입장벽 완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자료: Handelsblatt, Tagesschau, 독일 전기·전자제품 등록재단(stiftung ear), ear-Portal, www.batteriegesetz.de, Windkraft Journal KOTRA 자체정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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