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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단백질을 넘어 배양어류까지 – EU Novel Food 규제 동향
  • 통상·규제
  • 벨기에
  • 브뤼셀무역관 심은정
  • 2025-12-10
  • 출처 : KOTRA

유럽연합(EU), 식물성 육류, 배양육·배양어류 등 대체 단백질 제품을 대상으로 규제 정비에 착수

기존 축·수산물과 신규 대체식품 간 경계가 모호해지며, 식품 정의·분류 체계 개편이 정책 이슈로 부상

Novel Food 승인, 라벨링 기준, 통관 규정 등 통상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

최근 건강 및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와 지속가능한 소비 확산, 가격 요인 등으로 유럽 내 육류 소비는 지속 감소하는 반면, 식물성 단백질·대체식품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식품업계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전통 축산업과 대체식품 산업 간 이해관계 갈등이 심화되면서, EU 차원의 식품 규제 재정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체 단백질 기술 분류 및 전통 육류 산업과의 관계>

[자료: KOTRA 브뤼셀무역관 정리]

 

식물성 단백질 제품에 대한 EU 라벨링 규제

 

식물성 단백질(plant-based meat) 시장 확대와 함께, 가장 먼저 논쟁이 촉발된 분야는 제품 명칭(Labeling) 규제이다. EU의 비건 버거·비건 소시지 등 명칭 사용을 둘러싼 논의가 통상규제 및 산업 보호 이슈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202510월 유럽의회는 버거’ ‘스테이크’, ‘소세지등 기존 육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명칭을 식물성 제품에 사용 금지하는 입장을 채택했다. (찬성:355/ 반대:247/ 기권:30) 규제 대상 용어는 스테이크(steak), 에스칼로프(escalope)*, 소세지(sausage), 버거(burger), 햄버거(hamburger), 달걀 노른자(egg yolk), 달걀 흰자(egg white) 7개 항목이며, 이는 식물성 식품이 기존 육류 제품과 혼동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CMO(공동시장기구) 개정안의 일부에 포함돼 검토되고 있다.

 

* 1: 저민고기

** 2: 우유·치즈 등 유제품 명칭은 1987년부터 EU 법에 따라 보호되고 있으나, 육류 제품에는 동일한 규정 부재

 

이 과정에서, 독일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축산업계와 대체식품업계 간 의견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 내 최대 육류 생산국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식물성 식품 시장이기도 한 독일은 2023년 기준 연간 440억 유로 이상의 육류 및 육류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식물성 대체육 산업 규모의 약 70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육류 소비량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1인당 육류 소비량은 52kg 이하로 떨어졌다. 공급 감소, 가격 상승, 건강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이러한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식물성 식품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며 독일 식품 시장 내에서 새로운 축을 형성하고 있다. 2024년 독일의 식물성 육류 생산량은 126500톤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5년 전 대비 2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업계는 향후 20년간 식물성 식품 산업이 약 650억 유로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25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생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 시장 내 두 산업이 동시에 성장하는 독특한 구조는 정책 논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식품 명칭 규제가 정치 이슈로까지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및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규제 방식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알디(Aldi), 리들(Lidl), 버거킹(Burger King), 비욘드미트(Beyond Meat) 등은 의회 표결 전 공개서한을 제출하고, 명칭 변경에 따른 브랜드 손실과 시장 성장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EU의 비건·식물성 식품 규제 논의는 단순한 용어 해석이나 소비자 보호 차원을 넘어 변화하는 식품 소비 흐름과 식품산업의 구조 변화 속에서 기존 식품 시스템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대응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향후 EU가 식품 산업 전반의 규제 체계를 세분화하고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EU Novel Food 규제 체계와 배양육·배양어류의 정책적 과제

 

식물성 단백질 제품에 대한 명칭 규제가 논의되는 동시에, EU에서는 배양육(cell-based meat)과 배양어류(cell-based fish) 제품이 새로운 정책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프랑스 기업이 세포배양 푸아그라(lab-grown foie gras)에 대해 EU 최초의 판매 승인 신청을 제출하면서 관련 기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를 계기로 대체식품 규제 논의가 식물성 단백질을 넘어 세포배양 기반 식품 전반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유럽 내 일부 스타트업은 대체식품의 다음 성장 단계가 육류를 넘어 대체 수산물(cell-based fish) 분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배양어류 분야는 축산업과 달리 어업 및 수산업계의 수용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해산물 중심의 식단 및 고급 단백질 수요 증가와 맞물려 정책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벨기에 루벤의 피시웨이(Fishway)사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한 도미·농어 제품에 대해 2027EU 인증 신청, 2030년 유럽 시장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의 블루(Bluu)사 또한 배양 세포와 식물성 원료를 혼합한 세포배양 캐비어 제품을 2026년 싱가포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들은 실제 동물 또는 어류의 세포를 활용해 생산되기 때문에, 식물성 대체식품과 달리 비건 식품이 아닌 전혀 새로운 영역의 식품이다. 이에 따라 EU는 이를 ‘Novel Food(신규 식품)’ 범주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법적 기준 마련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EU Novel Food 규제는 신규 식품에 관한 규정(Regulation (EU) 2015/2283)’에 근거해 운영되며, 기존 소비 이력이 없거나 새로운 제조 방식을 사용하는 식품에 대해 사전 승인제를 적용한다. 기업이 신규 식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EFSA(EU 식품안전청)의 안전성 평가와 EU 승인을 거쳐야 하며, 승인 이후에는 ‘Union List’ 등록 및 라벨링 기준 적용이 뒤따르게 된다.

 

<대체 단백질 주요 유형 간 산업·정책 환경 비교>

 [자료: KOTRA 브뤼셀무역관 정리]

 

그러나 아직까지 배양육 및 배양어류에 대한 세부적인 안전성 평가 기준이나 생산 공정 관련 가이드라인이 미비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Novel Food의 시장 진입을 위해, 실제로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지침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유럽 기업들은 시장 진입 지연 또는 투자 불확실성을 이유로 싱가포르·호주 등 규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지역으로 연구개발 거점을 이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대체식품 산업의 확산과 기술 발전에 따라, EU 식품 규제는 기존의 명칭·라벨링 논의를 넘어 새로운 식품군의 정의, 안정성 기준, 시장 진입 요건 등 보다 복합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시사점 및 전망

 

EU가 식물성 단백질부터 배양육·배양어류에 이르는 새로운 식품군에 대한 규제 체계를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은 단순한 라벨링 기준 조정에 그치지 않고 식품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속가능성 중심의 정책 기조와 소비자 인식 변화로 EU 식품 규제는 기존의 표기 기준중심에서 성분·생산 공정·안전성중심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EU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해외 기업에 기술, 표기, 통관 측면에서 새로운 대응 전략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EU 규제 체계에서는 식품의 성분뿐 아니라 세포배양 방식, 유전적 안정성, 에너지 소비량, 영양학적 근거 등이 정책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배양어류는 기존 어업 구조를 대체하기보다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EU 내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 검토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EU 시장 내 해양 기반 단백질 전환(Marine-based protein shift)’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EU 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식품 기술력뿐 아니라 안전성 자료의 체계적 확보, 생산 공정의 투명성, 라벨링 기준 준수 역량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Novel Food 승인 절차에 필요한 과학적 데이터 확보와 HS 코드 및 통관 기준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수적이다.

 

또한 EU가 중장기적으로 환경·에너지 요소를 식품 규제에 포함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생산과정의 탄소배출, 에너지 효율, 자원 사용량 등에 관한 증빙자료를 사전에 준비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특히 배양식품 및 식물성 단백질 산업은 향후 EUAgri-Food Tech 경쟁력 강화 전략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술 협력·공동 R&D·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한 시장 진입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EU는 식품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식품 정의와 산업 분류 체계를 재검토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변화가 시장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사전 대응 체계 구축 및 규제·기술을 결합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EU 집행위원회, 현지 언론 및 KOTRA 브뤼셀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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