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농식품 산업 키워드: 첨단 기술, 지속 가능 경영, 수출 지향

네덜란드는 국토 면적 4만1543㎢(세계 130위), 인구 1813만 명(세계 72위)의 소국이지만, 2024년 농식품 수출액은 1289억 유로에 달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농식품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식품 산업은 2011년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정한 10대 전략 산업에 포함됐으며, 식물성 대체 식품과 첨단 푸드테크 등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식량 위기 등 글로벌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 농식품 산업은 첨단 기술 도입과 지속 가능 경영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강력한 수출 지향 산업 구조를 바탕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는 식물성 식품, 건강한 식습관, 편의성을 중시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에 기민하게 대응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과 입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유럽 식음료 시장

유럽 식음료 시장은 2020년 1조6550억 유로에서 연평균 약 6%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8년에는 2조7170억 유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부문이 연평균 약 7%, 음료 부문이 약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럽 식음료 시장 내 식품과 음료의 비율은 2020년 80:20에서 식품의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돼 2028년에는 84:16 수준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0~2028년 유럽 식음료 시장 연간 성장 전망 및 비중 변화>

(단위: EUR 십억, %)

[자료: BDO]

2023년 유럽 식품 시장 규모는 1조7170억 유로에 달했다. 부문별로 보면 육류가 2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 유제품 및 달걀 부문이 15%, 과자류·스낵 부문이 13%를 기록했다.

<2023년 유럽 식품 시장 부문별 비율>

[자료: BDO]

2023년 유럽 음료 시장 규모는 3870억 유로였다. 부문별로 보면 알코올성 음료가 5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비알코올성 음료가 49%를 차지했다.

<2023년 유럽 음료 시장 부문별 비율>

[자료: BDO]

네덜란드 식음료 시장 현황 및 전망

네덜란드 식음료 시장은 2020년 490억 유로에서 연평균 약 5%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8년에는 730억 유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부문이 연평균 약 6%, 음료 부문이 약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식음료 시장 내 식품과 음료 점유율은 2020년 76:24에서 식품 비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돼 2028년에는 80:20 수준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020~2028년 네덜란드 식음료 시장 연간 성장 전망 및 비중 변화>

(단위: EUR 십억, %)

[자료: BDO]

2023년 네덜란드 식품 시장 규모는 475억 유로에 달했다. 부문별로 보면 육류가 21%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 빵·시리얼 부문이 17%, 유제품 및 달걀 부문이 16%를 기록했다.

<2023년 네덜란드 식품 시장 부문별 비율>

(단위: EUR 십억, %)

[자료: BDO]

2023년 네덜란드 음료 시장 규모는 138억 유로였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비알코올성 음료가 54%, 알코올성 음료가 46%를 차지했다.

<2023년 유럽 음료 시장 분야별 비율>

(단위: EUR 십억, %)

[자료: BDO]

네덜란드 식물성 식음료 시장

네덜란드는 오랫동안 유럽 단백질 식음료 시장의 다각화를 선도해 왔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대체 단백질 혁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네덜란드 슈퍼마켓 진열대에는 다양한 식물성 식음료 제품이 자리하고 있다.

YouGov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네덜란드 가구의 62%가 고기나 생선 대신 식물성 제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2020년 대비 약 1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젊은 직장인, 고소득층, 환경 의식이 높은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에 대한 지출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2가 ‘가끔’ 식물성 식품을 섭취한다고 답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식물성 식품이 경제 성장 촉진, 식량 안보 강화, 기후 변화 대응, 공중보건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2030년까지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을 동물성 단백질과 동등한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국가적 목표에 발맞춰 최소 11개 네덜란드 주요 소매업체가 2030년까지 단백질 판매의 60%를 식물성 제품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Protein Tracker의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 슈퍼마켓의 식물성 단백질 판매 비중은 2023년 40.2%에서 2024년 41.6%로 소폭 상승했다. 또한 리들(Lidl)과 욤보(Jumbo) 등 주요 슈퍼마켓 체인은 자체 브랜드의 식물성 고기 가격을 기존 동물성 제품과 동일하게 맞추는 가격 정책을 통해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GFI 유럽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식물성 육류와 유제품의 소매 판매는 2023년과 2024년에 연속으로 감소했다. 특히 버거(Burger), 필레(Fillet), 소시지 등 즉석 섭취 또는 최소 조리만으로 먹을 수 있는 ‘중심 식사용 제품(Centre-Plate)’의 판매는 11% 줄어든 반면, 다진 고기나 미트볼 등 추가 조리가 필요한 ‘요리용 재료(Cooking Ingredient)’의 판매는 2.8% 감소에 그쳤다. 이러한 차이는 주로 가격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2024년 기준 요리용 재료는 중심 식사용 제품보다 평균 6% 저렴했다.

<2022~2024년 중심 식사용 제품 및 요리용 재료의 판매 추이>

(단위: kg 백만)

[자료: Good Food Institute Europe]

네덜란드의 5개 식물성 식음료 소매 시장 규모는 2024년 2억877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이는 2023년에 비해 5.9% 감소한 수치다. 2023년 대비 2024년 단위 판매(Unit sales)와 판매 중량(Sales volume)은 하락 추세를 보이며 각각 4.3%와 4.4%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는 조사 대상 6개국 가운데 1인당 식물성 식품 지출 수준이 독일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2024년 기준 1인당 연간 지출액은 15.78유로에 달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식물성 요거트는 2023년 매출 감소 이후 2024년에 판매량이 4.9%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동일 기간 다른 주요 품목에서 판매량 감소가 지속된 것과 대비되며, 가격 인하가 수요 회복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식물성 대체음료의 판매 감소는 주로 냉장 제품 판매 부진에서 비롯됐고, 상온 보관 제품 판매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냉장 식물성 대체음료의 가격은 시간 경과에 따라 상승한 반면, 상온 보관 식물성 대체음료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판매 감소는 2024년 1월 1일부로 시행된 식물성 대체음료(대두유 기반 제품 제외)에 대한 소비세 인상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나타났다. 해당 세율은 리터당 0.09유로에서 0.26유로로 크게 인상됐지만, 동물성 우유에는 동일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시장 분석가들은 식물성 대체음료에 대한 세부담 증가에 더해 에너지 비용 상승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24년 식물성 식음료 시장 전반의 위축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한다.

<식물성 식음료 소매 시장 판매 추이>

[자료: Good Food Institute Europe] 

2025년 상반기 네덜란드 유기농 식품 시장

2025년 상반기 네덜란드 슈퍼마켓에서 유기농 식품 판매 비중은 전체 식품 지출의 3.5%(8억2000만 유로)에 달했다. 이는 2024년 3.2%,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3.0%와 비교할 때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네덜란드 가계의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품군별로는 달걀이 17.3%로 유기농 식품 판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커피와 차가 6.5%로 그 뒤를 이었다. 감자, 과일, 채소의 비중도 5.5%로 주요 유기농 제품군에 포함됐으며, 음료는 1.6%로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할 때 거의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유기농 식품 판매 비중이 상승한 가운데, 부패하지 않는 제품(Non-perishable products)만 소폭 감소했다. 특히 감자, 과일 및 채소의 판매 비중은 4.7%에서 5.5%로 크게 늘었고, 생선(2.5%에서 3.2%), 커피 및 차(5.9%에서 6.5%)도 뒤를 잇는 증가세를 보였다.

<제품군·연도별 슈퍼마켓 유기농 식품 판매 비중 동향>

(단위: %)

[네덜란드 통계청(CBS)]

시사점

네덜란드 소비자들은 소비할 때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식물성 식음료 시장은 소비자 수용도가 높음에도 소매 부문의 판매 감소로 성숙기에 진입했으며, 맛과 가격 경쟁력 강화, 정책 지원, 혁신 투자 없이는 성장 재도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식물성 기반 식음료와 유기농 식품의 전체 시장 비중이 여전히 낮아 상당한 성장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YouGov 네덜란드 핵심 고객 매니저 E 씨는 KOTRA 암스테르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식물성 식음료 시장은 아직 성장 여지가 크다”라며, “제조·소매업체가 협력해 소비자가 식물성 대체품을 지속적으로 수용하도록 하고, 이를 저렴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주력한다면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이 이러한 네덜란드 식음료 시장 트렌드에 맞아떨어지는 제품을 내세우며 현지에 진출한다면 성공적으로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gfieurope.org, bdo.nl, circana.com, yougov.com, cbs,nl, theproteintracker.com, KOTRA 암스테르담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