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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 이후 다변화 관련 일본 기업이 직면한 '3가지 딜레마' 그리고 한국 기업의 기회
- 경제·무역
- 일본
-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2025-12-23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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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의 오랜 과제였던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한 대책', '강인하고 유연한 공급망'
중국을 대체할 일본 기업의 유력한 파트너 후보는 한국
2025년도 12월의 도쿄는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기업 경영자들의 표정에는 불안감도 엿보인다. 그 원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발언에 따른 최근 이슈 때문이다. 일본 기업 내에서는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제국데이터뱅크 조사(2025년 12월 2일 발표)에 따르면, 해외 진출 중인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현재 생산 거점·판매 거점으로 가장 중시하는 국가·지역' 조사에서 코로나 이전(2019년) 조사에 이어 중국이 1위를 유지했으나 그 중요도는 크게 하락했다. 조사 항목을 '향후 생산 거점·판매 거점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지역'으로 변경해도 상위권 구성에 큰 변화는 없으나, GDP 성장률이 높고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이 기대되는 베트남, 소비 시장으로서도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 ASEAN 회원국 중 GDP가 가장 높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생산 거점 부문에서는 베트남이 1위, 중국이 2위인 반면, 판매 거점 부문에서는 1위 중국에 뒤이어(2위 미국, 3위 베트남, 4위 대만)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점도 '차이나 플러스 원'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일본 기업이 생산 거점(좌표), 판매 거점(우표)으로 가장 중시하는 국가·지역(2025년)>

※조사 모수는 직·간접 어느 한 가지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한 일본 기업 1908개사
[자료: 제국데이터뱅크]
일본 기업의 이러한 움직임은 결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분쟁이나 자연재해, 감염병 팬데믹, 그리고 물류 단절 등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한 대책(BCP: 사업 연속성 계획)은 일본 기업의 오랜 과제였다. 이번 역시 그러한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재검토한다'는 경영상의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노동 집약형 공정을 아세안이나 인도로 이전하고 중국 거점은 현지 수요에 특화시키는 '기능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 기업에게 오랜 과제인 '강인하고 유연한 공급망' 구축의 단계로서, 일본 기업의 동향을 분석하고, 거기에 담긴 한국 기업에 대한 시사점과 상업적 기회를 탐구하고자 한다.
먼저 아래 표는 일본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 상황을 정리한 것이다. 명암은 기업마다 제각각이지만, 재편된 공급망의 방향을 보면, 두 가지 큰 흐름과 그 속에서 일본 기업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일본 기업의 중국 이외 공급망 다변화 현황>
(◎: 순조로움 ▲: 고전 중 □: 진행 중 -: 기타)
상황
기업명
업종
내용 및 진척상황
◎
미쓰비시 자동차
자동차
중국 생산에서 완전 철수. ASEAN·북미에 자원 집중
◎
마쓰다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비용 지원으로 중국 탈피 추진
□
혼다
자동차
공급망의 디커플링(중국 완결형과 글로벌형의 분리)
▲
닛산자동차
자동차
중국 판매 급감에 따른 공장 폐쇄·가동률 하락
-
토요타자동차
자동차
EV·배터리 소재에서의 중국 의존 지속. 전방위 전략으로 인한 딜레마
□
일본제철
철강
바오산철강과의 합작 해제. 인도·미국으로의 전환
◎
다이킨 공업
기계
부품의 국내 회귀와 모체 공장화. 중국 의존도 대폭 저감
◎
코마츠 제작소
기계
유럽·미국 수출 제품 부품 조달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전환(크로스소싱)
◎
야스카와 전기
기계
로봇 핵심 부품의 국내 회귀. 기술 유출 방지
◎
소니
전기
카메라 생산은 태국으로 이전. 중국 공장은 현지 시장용. 반도체는 국내 회귀
◎
오키 전기 공업
전기
ATM·프린터 생산의 중국 철수, 베트남으로 전환
◎
교세라
전기
유럽·미국용 복합기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 등, 국내 회귀를 포함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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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전기
한때 국내 회귀를 추진했으나, 중국 시프트가 두드러짐
▲
TDK
부품
인도에서 LIB 양산 시작. 그러나 주요 고객사(애플)의 중국 의존으로 탈피 어려움
◎
캐논
정밀
국내 회귀. 모체 공장화. 생산 자동화 및 생산 설비 내재화로 비용 절감 철저히 추진
▲
시세이도
화장품
불채산점 폐쇄 및 조직 적정화. 고가 제품군으로 선택과 집중. 중국 편중 해소 지연
▲
이토요카도
소매
점포 폐쇄·축소로 사업 재검토. 소비 침체와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현지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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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코시이세탄
소매
매장 폐쇄·완전 철수. 경영 자원을 국내, 동남아시아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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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소매
중국 시장 진출 지속
* 유니클로는 패스트리테일링.
[자료: 보도자료 등을 종합]
첫째는 국내 생산 회귀. 그러나 단순한 공장이 아닌 '마더 공장화'다. 일본 제조업은 범용 제품의 대량 생산을 해외에 맡기고, 국내 거점을 '고도의 기술 개발과 시제품 제작의 지휘탑(마더 공장)'으로 특화시키는 움직임이 보인다. 국내 회귀를 위한 설비 투자를 추진하며 철저한 자동화로 비용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식재산 비밀 유지 및 조달 안정화를 위해 내재화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일본 마더 공장이 지금 요구하는 것은 '대량 생산 하청'이 아닌 '고도 시제품 제작에 대응할 수 있는 속도'나 '틈새 기술력'을 갖춘 대등한 파트너다.
<2025년에 준공된 일본 기업의 모공장 사례>

[자료: 보도자료 종합]
또 하나는 새로운 생산지로 글로벌 사우스로의 이전이다. 중심이 되는 곳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아세안이지만, 여기서 주목할 곳은 인도다. 인도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 수는 1400개사(2022년, JETRO 조사)로 급증해 왔으며, 거대한 시장과 생산 능력에 대한 기대는 크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과제도 부각되고 있다. 주마다 다른 법규제와 인프라 미비로 안정 가동까지 예상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리스크 분산을 위해 인도로 가고 싶지만, 물리적 거리도 문화적 격차도 커서 파트너로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딜레마에 일본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다.
또한 일본 기업들은 매우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공급망 재편의 트릴레마'가 그것이다. 트릴레마란 세 가지 사항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하며, 여기서는 '중국 의존 탈피(공급망 다각화, 회복탄력성 강화)', '탈탄소화(GX)', '안정적 공급을 통한 경제 안정화'를 세 가지 요소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EV)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소재나 모터용 자석 등의 중요 광물은 여전히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환경 대응(탈탄소화)을 서두르면 기존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다각화를 추진하면 비용이 급증한다.도요타 자동차나 파나소닉 에너지 등 대기업들이 배터리 공급망 분산을 모색하고 있지만, 비용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대체 파트너 발굴은 쉽지 않다. 이러한 '모기업 공장의 고도화', '인도 등 신흥국의 불확실성' 등과 같은 문제 앞에서 일본 기업들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다.
<공급망 재편의 딜레마>

[자료: 일본종합연구소 자료를 바탕으로 도표 작성]
이러한 상황은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다시 높아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본 기업이 지금 요구하는 것은 '고도의 산업 인프라·기술', '지리적 근접성', 그리고 무엇보다 '예기치 못한 단절이 발생하기 어려운 안정성'이다. 먼저, 일본 모공장이 요구하는 것은 고도의 시제품 제작이나 틈새 부품을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이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고기능 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 기업은 일본 모공장에 있어 이상 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또한, 딜레마의 해소에서도 한국 기업에 기대되는 역할은 크다. 글로벌로 전개하는 한국 기업과 협력함으로써 일본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공급망의 다각화를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
시사점
2025년 12월, 다카이치 정권 아래 일본 기업들은 중국 이외의 다변화를 추진 중이며, 고뇌하는 일본 기업을 구할 수 있는 존재로 한국 기업만큼 적합한 곳은 없다. '거리의 벽'을 메우는 물류의 속도, '기술의 벽'을 메우는 배터리나 반도체의 경쟁력, 그리고 '신뢰의 벽'을 메우는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가치관 공유가 있기 때문이다. 다변화가 본격화되는 지금, 일본 기업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물리적·경제적·사회 구조적으로도 가까운 이웃나라 한국이다. 일본 기업이 인도나 ASEAN으로 시야를 넓히는 가운데, 발밑의 견고한 기반으로서 한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양측 비즈니스에 '안정'과 '성장'을 가져다줄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자료: TBS, 일본TV, 제국데이터뱅크, 일본종합연구소,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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