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광군절(光棍节, 11.11)’이 2025년 역대 최장 행사 기간과 함께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할인 중심의 경쟁 구도를 넘어 AI 기반 스마트 소비, 체험형 소비, 가격 투명성 선호 등 새로운 소비 패턴이 부상했다. 알리바바와 징둥(京东) 등 주요 플랫폼은 연장된 판매 기간을 기반으로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2025년 광군절, 총 판매액 전년 대비 17.5% 증가... 역대 최장 37일 기록

올해 광군절은 타오바오와 JD닷컴이 10월 9일부터 11월 14일까지 총 37일간 글로벌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판매 기간이 길어진 만큼 프로모션 파급력이 확대됐으며, 플랫폼별 사전 판매·본판매·추가 할인 등 다양한 단계별 행사 운영이 가능해졌다.

Syntun 자료에 따르면, 행사 기간 총 판매액은 1조6950억 위안(약 350조 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다만 행사 기간 자체가 전년보다 약 8일 길어진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별 매출 비중은 △타오바오·티몰 37%, △징둥 25%, △더우인 15%, △핀둬둬 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징둥은 기존 강점인 가전·디지털 3C 카테고리에 AI 기술을 결합해 검색·추천 기능과 물류 효율을 높였고, 그 결과 플랫폼 점유율을 전년 대비 약 5% 확대했다. 이는 플랫폼 간 경쟁이 ‘단순 트래픽 확보’에서 ‘기술 기반 운영 최적화’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2025년 광군절 기간 전자상거래 플랫폼별 매출 비중>

(단위: %)

[자료: 푸단대 소비시장빅데이터 실험실(复旦大学消费市场大数据实验室)]

Syntun에 따르면 카테고리별 판매액은 △가전 2797억 위안 △디지털제품 2475억 위안 △의류 2373억 위안으로, 고가·필수 소비재가 광군절 수요를 견인했다. iiMedia Research는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 정부 보조금(国家补贴) 정책’이 가전 등 대형 소비재 수요를 자극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25년 광군절 TOP10 매출액 및 점유율>

(단위: CNY 억, %)

[자료: Syntun]

프로모션 방식 선호도 조사에서 매장 단독 할인(42.5%)이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이는 소비자가 복잡한 쿠폰 조합·마케팅 규칙보다 직관적이고 투명한 가격 혜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중국 전자상거래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25년 광군절 기간 소비자가 선호하는 프로모션 방식>

(단위: %)

* 샘플 규모: N=1,044; 조사 기간: 2025년 11월, 다중 선택

[자료: iiMedia Research]

2025년 광군절의 주요 특징

① AI 기반 스마트 쇼핑의 본격 확산

2025년 광군절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AI가 전자상거래 전 과정의 핵심 기술로 작동했다는 점이다. 플랫폼들은 AI를 상담·상품 추천·물류 예측·고객 응대 등 다양한 단계에 활용해 사용자의 탐색 및 구매 동선을 크게 단축했다. 

징둥이 도입한 ‘징샤오쯔(京小智) 5.0’은 JoyAI 대형 모델 기반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상담·구매안내·주문처리·품질검사·운영 분석까지 전 단계를 자동화한다. 도입 후 상점 상담 효율 18% 증가, 문제 해결 정확도 98%, 판매 전환율 31% 증가라는 성과가 보고됐다. 즉, AI가 단순한 보조 기능을 넘어 직접적인 매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행사 기간 소비자의 51.3%가 AI 기반 Q&A·검색 기능을 이용했으며, 70% 이상이 이러한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AI 탐색·AI 추천·AI 응대가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는 추세임을 의미한다.

<2025년 광군절 기간 중국 소비자의 AI 체험 유형>

(단위: %)

[자료: iiMedia Research]

② 온라인 트래픽 중심에서 ‘체험 중심 소비' 축제로 변화

광군절이 온라인 중심 행사라는 인식이 약해지고, 오프라인 체험을 결합한 OMO(Online-Merge-Offline) 소비가 올해 더 강해졌다. 플랫폼들은 단순 제품 노출이 아닌,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며 제품 품질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있다. 

징둥이 상하이에서 개최한 ‘차오지하오랴오(超级好料)’ 체험 행사는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자가 고급 의류 원단·화장품 성분·생활가전 기능 등을 직접 만져보고 확인했으며, 해당 체험을 라이브·SNS와 연동해 온라인 판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이는 고품질 소비층의 ‘실물 검증 수요’를 반영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JUST SO Soul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70% 이상이 오프라인 활동에 관심을 보였으며, 43.7%는 광군절 기간 오프라인 이벤트 참여 의향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JUST SO Soul은 광군절이 순수 온라인 쇼핑 축제에서 브랜드 체험 중심의 소비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전했다.

<징둥 오프라인 체험관 이미지>

[자료: 상관(上观)]

<2025년 광군절 기간 MZ세대의 오프라인 매장 쇼핑 관심도(전년 대비 관심도 증가 상황)>

(단위: %)

[자료: JUST SO Soul 연구소]

③ 즉시소매(即时零售) 방식이 급성장하며 '15분 배송'이 경쟁력

즉시 소매는 올해 광군절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다. 행사 기간 즉시 소매 판매액은 670억 위안(전년 대비 138.4% 증가)을 기록하며 플랫폼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6.18 행사에서는 식품·생필품 등 계획 소비가 강세였지만, 올해 광군절에서는 디지털 3C(+350%), 스포츠 용품(+448%) 등 충동·체험형 소비 카테고리가 급증했다. 즉시소매가 단순 긴급 구매용이 아니라 고객이 체험하고 만족도가 높으면 바로 사용하는 소비 패턴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러 플랫폼이 '최소 15분 배송 원칙'을 내세우며 ‘즉시 구매 → 즉시 도착’ 구조를 고도화했다. 이러한 구조는 온라인 트래픽을 로컬 매장으로 유입시키고, 오프라인 즉시 구매와 배송을 가능하게 해 고객(人)·상품(货)·장소(场)의 구조적 재편(人货场重构)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주요 즉시소매 플레이어>

[자료: 장강증권연구소(长江证券研究所)]

시사점

2025년 광군절의 핵심 성공 요인은 AI가 소비 전 과정의 중심 기술로 완전히 정착했다는 점이다. 징둥 JoyAI는 판매 전환율을 37%까지 끌어올렸으며, 알리바바의 ‘완샹타이 AI 무계(万相台AI无界)’도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해 능동형 마케팅을 수행하는 등 AI 기술이 플랫폼 효율성과 수익성에 직접 기여하고 있다. 

특히 라이브커머스·단일 브랜드관·타오바오·더우인 등 주요 채널에서는 AI 기반 콘텐츠 제작·실시간 댓글 분석·디지털 휴먼 도입이 확대되고 있어 시장 진출 시 이러한 기술 흐름 반영이 중요하다. 타오바오 운영 대행(TP) 업체 J 사 담당자는 KOTRA 항저우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당사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시장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라이브커머스(直播) 운영에서도 AI 기술이 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MCN·플랫폼 업계에서도 AI 자동 대본 작성, 상품 추천, 실시간 댓글 분석, 디지털 휴먼 활용 등 AI 기반 운영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또 다른 주목할 변화는 중국 소비자들이 복잡한 할인 규칙보다 간단하고 투명한 가격 혜택, 맞춤형 서비스와 체험 중심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은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정밀 마케팅·AI 기반 고객 분석·즉시소매 연계 전략을 통해 중국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

자료: Syntun(星圖數据), iiMediaResearch, JUST SO Soul, 상관(上观), 푸단대소비시장빅데이터실험실(复旦大学消费市场大数据实验室), 장강증권연구소(长江证券研究所) 및 KOTRA 항저우 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