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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이웃, 강해지는 연대: 러시아-중국 관계의 오늘과 미래
- 경제·무역
- 러시아연방
- 블라디보스톡무역관
- 2025-11-2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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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국 교역 현황 및 향후 전망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러시아와 중국은 정치·경제 전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사태 직전 발표된 ‘무제한 협력’ 선언은 서방 제재로 국제경제에서 고립된 러시아가 중국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이후 양국 정상의 여러 차례 상호 방문 및 고위급 회담을 통해 협력은 더욱 강화됐다. 특히 2025년 5월 시진핑 주석의 방러와 같은 해 9월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양국 관계의 심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으며,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러중 관계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무역·물류·금융·에너지·기술 등 8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공동 계획을 채택함으로써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협력 심화를 공식화했다.
러-우 사태 이후 양국 교역 현황
2022년 2월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이른바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국들이 러시아와의 교역을 급격히 축소하자, 러시아는 중국·인도·기타 우호국과의 무역 확대를 통해 손실을 상당 부분 보전했다.
<최근 3년 간 러시아-중국 교역량>
(단위: 억 달러)
구분
2025년(1-8월)
2024년
2023년
2022년
수출(러시아→중국)
789.9
1,293
1,291.3
1,141.5
수입(중국→러시아)
647.7
1,155.5
1,109.7
761.2
총 교역량
1,437.6
2,448.5
2,401
1,902.7
전년 대비 증감률
+1.9%
+26%
[자료:중국 해관총서]
특히 러시아-중국 교역은 2022년 이후 급속히 확대되며 러시아 대외무역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완만한 둔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022년 교역액은 1902억 달러, 2023년에는 2401억 달러로 약 26% 증가했고, 2024년에는 244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1.9%로 둔화됐다. 2025년 1~8월 기준 교역액은 1437억 달러로 전년 대비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고르 모굴로프 주중 러시아 대사는 “2025년 1~9월 러·중 교역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으나 이는 단기적 조정에 해당하며, 연말까지 2000억 달러 목표는 달성이 가능하다”고 평가했고, △최근 3년간의 교역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러시아 시장 내 중국산 제품 포화 △원자재 가격 하락 △루블 강세 △서방 대러 제재 강화를 양국 교역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4년 러시아의 대중 무역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31%, 수입 비중은 39%로 확대됐으며, 러시아 전체 교역의 약 3분의 1이 중국과의 거래로 구성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의 전체 교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4~5% 수준에 머물러 양국 간 무역 구조의 비대칭성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대러 투자 동향
양국 간 직접투자 역시 대러 제재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러-우 사태 발발 직전인 2022년 초 러시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액은 약 4977억 달러에 달했으나, 서방국의 철수로 2025년 중반에는 216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하여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최근 중국의 대러 투자는 중국 기업 수와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며 존재감은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투자 규모와 흐름에 대해서는 통계 간 차이가 커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로스텍(Rostec)에 따르면 중국의 대러 직접투자가 2023년 약 100억 달러에서 2030년 3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핀란드은행 신흥경제 연구소(BOFIT) 등 일부 기관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투자 유입이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2022년 이후 크게 감소한 가운데 중국 투자만으로 서방 기업 이탈을 보완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점도 확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 등록된 중국 기업 수는 약 1만 3000개로 5년간 두 배 이상 급증하며, 러시아 내 경제적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재 양국 간 대형 투자협력은 주로 러시아-중국 정부 간 투자협력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2000억 달러 규모의 86개 프로젝트가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화학, 금속, 기반시설, 자동차, 농업, 물류, 정보기술 등 폭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향후 양국의 산업·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 참고: 러·중 간 투자 통계는 투자 유형, 총 유입액과 순투자 기준 차이, 그리고 홍콩 등 제3국을 경유하는 투자 혼재 등으로 인해 일관된 공식 수치 제공 불가능
주요 협력 유망 분야
2025년 들어 러시아와 중국은 기존의 에너지 중심 협력에서 벗어나 기술·혁신, 에너지, 농업, 전자상거래, 인프라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협력 축을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 기술·혁신 분야에서는 중국의 제조·ICT 경쟁력과 러시아의 연구개발 역량이 결합되어 AI, 5G, 클라우드, 위성항법, 사이버보안 등에서 협력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Yandex와 Tencent 등 주요 기업들이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 중이며, AI·로봇 분야에서는 양국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공동 투자와 R&D 협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기존의 석유·가스 중심의 거래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원전, 전기차 배터리 협력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양국 에너지 주요 프로젝트인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외에 2025년에는 극동 지역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양국은 전기차 배터리 공동생산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농업·식품 분야는 중국의 높은 식량 수요와 러시아의 공급 능력이 맞물리면서 곡물·육류·수산물·유기농 식품 중심의 협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 기업의 극동 지역 농장·가공시설 투자는 러시아 농업 생산성과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자상거래·소비재 분야에서는 중국 E-commerce 플랫폼(Alibaba, JD.com, Pinduoduo 등)의 영향력과 러시아 소비재 시장의 수요가 상호 보완 관계를 형성해 물류센터 구축, 공동 온라인몰 개설, 결제 시스템 연동이 추진될 경우 소비재 교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인프라·건설 분야에서는 중국의 자본력과 세계적인 건설 역량, 러시아의 광활한 국토와 인프라 현대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철도·도로·항만·도시개발·북극항로 등 전략 인프라 영역에서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북극항로 개발은 중국의 ‘빙상 실크로드’ 구상과 맞물리며, 양국 모두에게 지정학적·경제적 전략 가치가 큰 핵심 협력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듯 러시아-중국 경협관계는 에너지 중심에서 첨단기술·혁신, 농업, 전자상거래, 인프라까지 다층적 구조로 확장 중이며, 경제협력의 질적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산업·제도·물류·지재권 등 분야별로 다양한 도전 요인이 존재하지만, 최근 지정학적 재편과 양국의 상호 보완적 구조, 시장 접근성 개선 요구가 협력 동력으로 작용하여, 양국 협력은 중장기적으로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러시아-중국 결제 협력 및 탈달러화 동향
러시아의 대외결제 구조는 2022년 러-우 사태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탈달러화가 실질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아래 그래프에 따르면, 2021년까지 러시아의 수출 결제는 달러·유로 등 이른바 ‘비우호국 통화’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으나, 2022년 제재 발효 직후 비우호국 통화 비중이 급락하고 루블 결제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기 시작했다. 특히 2022년 중반 이후 루블 결제는 수출 결제의 40~50%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러시아의 대외무역 결제 구조에서 핵심 통화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기타 통화(Other)’는 주로 위안화(CNY)를 포함한 비서방 통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2023~2024년에는 전체 결제의 절반 이상이 루블 또는 비서방 통화로 이뤄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스위프트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이 차단된 상황에서 러시아가 결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루블 결제 확대와 위안화 기반 결제 인프라의 도입을 병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통화·결제 협력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이후 러시아의 대중 수입·수출 결제에서 루블·위안이 사실상 기본 결제 통화로 자리 잡았으며,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양국 간 결제의 95%가 이미 자국 통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공식 언급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또한 러시아 전체 수출결제에서 달러·유로 비중이 18%까지 감소하고, 전체 교역의 약 40%가 루블로 결제되고 있다고 밝히며, “달러의 무기화 속에서 각국의 자국통화 결제 전환은 구조적 추세”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러시아-중국 금융 협력은 디지털 결제 분야로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e-CNY) 기반의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CIS 및 ASEAN 일부 지역에서 SWIFT를 보완하는 대체 결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 수출결제 통화별 비중 변화(2019~2024)>

[자료: 러시아 중앙은행]
러시아-중국 협력 전망 및 시사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러시아–중국 관계는 2022년 이후 정치·경제 전반에서 급속히 밀착되며 전략적 파트너십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2024년 양국 교역은 약 245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25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8% 이상 감소하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서방 제재에 따른 금융·물류 비용 상승 △러시아 시장의 중국 제품 포화 △원자재 가격 변동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협력 기반은 강화되고 있으며, 교역 품목과 투자 분야는 에너지·원자재 중심에서 기계장비, 자동차, 식품,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러한 밀착 속에서도 과도한 중국 의존도 심화를 경계하고 있으며, 동방경제포럼을 비롯한 주요 회의에서도 무역 구조의 균형화와 파트너 다변화 필요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동방으로의 회귀(Pivot to the East)” 전략을 통해 중국 외 아세안·인도 등과의 협력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동남아 투자를 강화하는 등 양국 간 상호 견제적 균형 구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한국에 중요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 러시아는 기술·산업 자립을 위해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한국은 디지털 전환, 극동 인프라, 북극항로, 기계·장비, 식품 가공 등 분야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제재 완화 국면에 대비해 러시아 시장의 중국 점유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한국 기업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틈새·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중장기 협력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료: 러시아 중앙은행, zavtra.ru, financial times, ria.ru, rbc, 중국 해관총서, KOTRA 블라디보스톡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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