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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산업, 공급망 안정과 기술자립 논의 확산
  • 경제·무역
  • 네덜란드
  • 암스테르담무역관 강혜림
  • 2025-11-21
  • 출처 : KOTRA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로 유럽 자동차산업 생산 일정 일부 조정

ASML, AI 투자 확대 속에서도 중국 시장 둔화에 신중한 입장 유지

네덜란드 정부, Nexperia 경영권 직접 감독 조치 시행


네덜란드 경제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Nexperia)의 경영권을 일정 기간 직접 감독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네덜란드 경제부는 모회사 중국 윙텍(Wingtech)이 핵심 기술과 생산 역량을 중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우려해, 1952년 제정된 ‘국가 핵심물자법(Goods Availability Act)’에 근거해 개입을 결정했다.


빈센트 카레르만스(Vincent Karremans) 경제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외부 압력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 경영 리스크에 대한 독자적 판단에 근거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는 즉각 반응하며, 넥스페리아의 광둥(Guangdong)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 제품에 대해 수출제한을 시행했다.


중국 상무부 왕원타오(王文涛) 장관은 네덜란드 측에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고려해 신속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카레르만스 장관은 “중국과의 건설적 협의 채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자동차산업, 반도체 수급 일정 재조정


넥스페리아의 생산 지연은 자동차 부품 조립용 반도체 공급 일정에 변화를 가져왔다. 넥스페리아는 폭스바겐, 벤츠, GM, 보쉬 등 주요 제조업체에 차량용 전력 및 제어 칩을 납품해왔으며, 이번 조치 이후 일부 완성차 기업은 생산 일정을 일시적으로 조정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골프(Golf) 모델의 생산 일정을 단기간 조정한다고 밝혔고, 메르세데스벤츠는 “대체 공급망을 확보 중이며 단기적인 생산 차질은 최소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쉬(Bosch)는 “현재 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 중이며, 고객사와 협의해 납기 계획을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자동차산업연합(VDA)은 “유럽 내 주요 부품 생산 기업들이 향후 일정 조정에 대비하고 있으며, 생산 차질을 방지하기 위한 대체 공급선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중국 간 경영 통제권 이중화 상황 지속


넥스페리아의 중국 공장은 현재 중국 내 법인의 독립 경영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본사는 해당 생산시설에 대한 직접 품질 검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사는 중국산 칩 품질보증 중단 및 신규 구매 자제 권고를 고객사에 통보했다.


독일 부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시장 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일부 납기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가격 변동이 단기간에 확대된 것은 공급선 재편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 내 주요 반도체 유통업체들은 납기일을 조정하며, 일부 제품의 출하 기간을 최대 99주까지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공급업체들은 단기적 재고 확보 및 품질 검증 절차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 내 공급망 다변화 논의 본격화


이번 사안은 유럽의 반도체 공급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게 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네덜란드 언론은 “이번 조치가 유럽 내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전 중국주재 특파원 출신의 해당 분야 전문가 “유럽의 기술 및 소재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내부 기술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유럽은 희토류 및 핵심 반도체 소재의 자급률을 높이고, 전략적 회복력(strategic resilience) 확보를 국가 차원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네덜란드 기업의 공급망 리스크 대응


한편, 네덜란드 통계청(CBS)이 2025년 3월 실시한 기업동향조사(COEN) 결과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약 21.7%가 해외시장 긴장, 교역차질 또는 정책변화에 대응해 사업전략을 이미 변경했거나 변경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33.4 %)과 운송·무역업(29.6%)에서 전략 변경 비율이 높았으며, 연구·설계·엔지니어링 등 비즈니스 서비스업(약 20 %) 역시 비교적 적극적인 대응을 보였다.

이는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해 대체 시장 발굴·수입선 조정·수출 다변화 전략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동향조사(COEN)>

[자료: 네덜란드 통계청(CBS)]


ASML, AI 호황에도 신중한 성장 전망


네덜란드의 대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은 전 세계 인공지능(AI) 투자 확산에도 불구하고, 2026년 매출 증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ASML은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6년 매출은 2025년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는 보수적 가이던스를 제시했으며, 중국 시장 수요 둔화와 수출 제한 조치가 향후 실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ASML은 미·EU의 수출통제 강화로 최신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 시장 비중이 약 40% 수준에 이르는 매출 구조를 점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한편, 2025년 3분기 신규 주문액은 약 54억 유로(€5.4 billion) 규모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 대부분이 EUV 시스템 관련이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고성능 반도체 생산 투자 확대에 힘입어, ASML은 기술 고도화 중심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ASML은 후공정 분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며,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하는 ‘Advanced Packaging’ 신형 장비를 공개했다. ASML은 “고객사들의 관심이 높으며, 향후 관련 제품 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시장 다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정책적 시사점


넥스페리아 사안은 네덜란드 정부의 기술보호 정책이 글로벌 공급망과 교차하면서 발생한 복합적 사례로 평가된다. 정부는 기술이전 방지를 위한 법적 조치를 시행했으나, 이에 따른 국제적 공급 네트워크의 조정 필요성이 동시에 대두됐다.


유럽 자동차산업은 단기적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대응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부품 공급선의 지역 다변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ASML은 네덜란드 반도체 산업의 기술적 핵심 기업으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 시장 의존도 관리와 공급망 안정화가 지속적 과제로 지적된다.


합적으로 볼 때, 네덜란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산업안보와 시장개방의 균형을 고려한 정책적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차원에서도 핵심기술 내재화, 희토류 및 소재 공급망의 자립화, 그리고 민관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기술생태계 구축이 주요 정책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 기업의 대응 시사점


한국 기업의 시사점으로는, 이번 조치가 유럽 내 기술이전 및 거래 절차의 관리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네덜란드와 EU가 산업안보를 이유로 반도체 장비·소재의 수출통제 및 공급망 투명성 요건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유럽 시장 진출 시 수출허가 절차, R&D 협력 시 기술보호 의무, 공급망 투명성 요구사항에 대한 사전 검토가 요구된다. 


또한, 유럽이 중장기적으로 공급선 다변화 및 핵심기술 내재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한국 기업은 정책 변화에 따른 규제·협력 환경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에 맞는 중장기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료: 네덜란드 통계청(CBS), nos.nl, fd.nl, nl times, asml.com, KOTRA 암스테르담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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