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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새로운 일자리 해법, 졸업생 산업 트레이니십 ‘GRIT’
- 투자진출
- 싱가포르
- 싱가포르무역관 허나윤
- 2025-11-2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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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30세 미만 청년 취업난과 정부 지원 트레이니십 프로그램의 시작
졸업 후 곧장 취업시장으로, 높아진 싱가포르 30세 미만 청년 취업난
싱가포르 대학 졸업생들이 불안정해진 채용시장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싱가포르 노동부 Ministry of Manpower(이하, MOM)의 ‘2분기 노동시장 보고서(Labour Market Report)’에 따르면, 30세 미만 실업률은 1분기 5.4%에서 5.7%로 상승했다. 이는 2025년 들어 처음으로 청년층 실업률이 오른 사례다. 안 분헹(Ang Boon Heng) MOM 통계국장은 “노동시장은 전반적으로 아직 안정적이지만, 젊은 층에서 포착된 이런 변화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동일 기간 다른 연령대의 실업률은 감소한 반면, 30세 미만 청년층의 경우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이는 24년부터 이어진 졸업생 취업시장 악화의 흐름에서 나온 통계라 더 주목된다. 2024년 11월 시행된 싱가포르 주요 대학(NUS·NTU·SMU·SUTD·SUSS)의 졸업생 취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졸업 후 6개월 내 정규직 취업 비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연령별 실업률 통계 자료>

[자료: 싱가포르 노동부(MOM), 2025 Labour Market Report, 2Q]
<2022~2024년 신규 졸업생 전공별 취업률 추이>

[자료: 2024 싱가포르 주요 대학(NUS·NTU·SMU·SUTD·SUSS) 졸업생 취업 현황 합동 조사]
CNA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한 졸업생 수는 작년 같은 시점보다 약 1700명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탄 시렝(Tan See Leng) MOM 장관은 9월 국회 연설에서, “대외적 불안 요인으로 추가 학업 대신 조기 취업을 선택하는 졸업생이 늘고 있다”라며, 졸업 후 해외여행이나 갭이어를 떠나는 대신, 구직난 심화와 올 4월 미국발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조기에 취업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층 채용 시장의 대표 지표인 구인 ‘공고 수’ 감소도 높아진 취업 경쟁 상황을 뒷받침한다. 채용 플랫폼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2025년 1월~4월 동안 졸업자 대상 채용 공고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그뿐만 아니라 AI 등 기술 발전의 여파가 채용 시장에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새내기 청년 구직자들을 더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이다. 채용 플랫폼 잡스트리트(JobStreet)의 2025년 채용·보상·복리후생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응답 기업의 54%가 AI 역량 보유 여부를 주요한 채용 평가 기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기업들의 경력자 선호가 강화됨에 따라 즉시 현장 투입이 어려운 신입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대학 졸업생들이 주로 진출하게 되는 초급 직무가 AI 등 기술 발전으로 자동화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Graduate Industry Traineeships(GRIT) 의 출발과 세부 운영 방안
싱가포르 정부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로렌스 웡(Lawrence Wong) 총리는 지난 8월 국경일 경축 연설에서 “폴리텍(Polytechnic)*, ITE(Institute of Technical Education, 직업기술교육원)*, 대학 졸업자를 위한 새로운 정부 지원 트레이니십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다”라면서,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이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후 지난 10월, 싱가포르 경제회복 태스크포스*의 이니셔티브로 졸업 후 구직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Graduate Industry Traineeship, GRIT’이 전격 출범했다.
*폴리텍/ITE : 폴리텍과 ITE는 모두 싱가포르 고등 교육기관으로 보통 3년 과정이며, 폴리텍은 실무 중심 교육기관으로 이론과 실습을 가르친다. 졸업 후 취업하거나 대학으로 진학할 수도 있다. ITE 의 경우 직업 기술 훈련이 주로 이뤄진다. 졸업 후 취업이 일반적이지만 폴리텍으로 진학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 경제회복 태스크포스: 태스크포스는 2025년 초 간킴용(Gan Kim Yong) 부총리 겸 통상산업부 장관 주도로 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과 근로자가 새로운 경제 환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연구 중이다.
GRIT은 2024년~2025년 대학을 졸업한 싱가포르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 대상으로 트레이니십 일자리를 지원하고 정부가 재정을 상당 부분 지원(정부 70%, 민간 30%)하는 프로그램이다. 민간 500개·공공 300개를 합쳐 최대 800개의 트레이니십 일자리가 만들어질 예정이며 기간은 약 3~6개월 규모로 운영된다. 탄 시렝(Tan See Leng) MOM 장관은 “이 프로그램은 졸업생들에게 산업 현장 경험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쌓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이들을 원활하게 노동시장으로 이끌기 위한 중간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과거 2020년에도 싱가포르 정부는 팬데믹 당시 취업 지원 대응책으로 대학 졸업생 대상 SG United Traineeship(이하, SGUT)을 운영한 바 있다. GRIT은 이 SGUT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지만, 운영 기간과 참여 인원 등에서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당시 SGUT가 최대 12개월(후에 6개월로 단축) 기간에 약 2만 명의 참여를 목표로 설계한 큰 규모의 실업 방지책이었다면, 이번 GRIT은 작은 규모의 인원인 약 800명 시범 규모로 시행되며, 최대 6개월 기간 한정이다.
트레이니십 수당(1800~ 2400 SGD)은 대학 졸업생 평균 초봉의 약 절반 수준으로 제공된다. MOM은 이러한 설계가 졸업생들이 여전히 정규직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간이 최대 6개월이라는 점도 “고용주들이 프로그램 종료 후 정규직 채용을 진지하게 검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는 트레이니십 기업 선정 시 싱가포르 인력개발청(Workforce Singapore)의 중견층 지원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만을 선정하고, 최근 감원 기록이 있는 기업의 경우 유사 직무에 트레이니를 대체하지 않도록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 11월 현재 GRIT 공고 현황>

[자료: 싱가포르 정부 공식 취업 포털 MyCareersFuture]
이번 트레이니십 참여 기업은 금융·정보통신 등 싱가포르 주력 성장 산업군의 기업들이며 대표 기업으로는 DBS, Grab, Micron, OCBC, Sea, Sembcorp, Standard Chartered, ST Engineering 등이 있다. 트레이니십 직무는 데이터 분석, 로보틱 프로세스, 연구개발, 정책 및 전략, 마케팅, 인사, 사업 개발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GRIT 외에도 다양한 기관이 공동 주관하는 잡페어(Job Fair) 등을 통해 졸업생들에게 폭넓은 취업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만약 다음 분기(2025년 4분기)나 2026년에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즉시 가동 가능한 비상 지원 플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진출 기업과 한국인 구직자에게 주는 시사점
지금은 주로 싱가포르 내 로컬 구인 의지가 강한 핵심 산업 기업 위주로 GRIT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경기 동향과 청년층 실업률 추이에 따라 참여 대상 기업과 인원이 확대될 여지가 있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융, 정보통신 등 싱가포르가 주력하는 핵심 산업군에 해당하는 한국 진출 기업이라면, 이 GRIT 프로그램을 하나의 새로운 인재 채용 파이프라인으로 활용해 볼 수 있다. 기업에 GRIT은 70% 정부 보조금 지급으로 고용 비용을 절감하고, 채용하려는 인재의 업무 적합도를 테스트할 시간을 벌어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싱가포르 취업을 꿈꾸는 한국 내 구직자나 싱가포르 내 한인 유학생에게는 GRIT이 기회 불균형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싱가포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등 내국인이 아니라면 참여 자체가 원천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다. 또 장기적으로는 트레이니십 참여 경험이 또 하나의 ‘스펙’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에 불리한 요소다. 따라서 싱가포르 잡마켓 진출을 원하는 한국인 구직자라면, 다양한 형태의 인턴십, 트레이니십 등 기회를 발굴, 스스로의 경력에 선제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시점이다.
자료: 싱가포르 노동부 MOM, 싱가포르 인력개발청 WSG, The Straits Times, Channel News Asia 등 현지 언론, JobStreet, Indeed, MyCareersFuture, LinkedIn 등 채용 플랫폼 등, KOTRA 싱가포르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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