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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 경제·무역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5-10-2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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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조기총선이후, 모든 정당의 과반 확보 실패로 정치 위기 장기화
기업 투자 감소로 채용 및 투자 프로젝트 연기 증가
다양한 정책 변화 리스크 대비 필요
프랑스 정치적 불확실성
프랑스의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 되고 있다. 프랑스는 2024년 조기 총선 결과 총 577석 기준, 모든 정당이 과반확보에 실패하면서 헝 의회(hung parliament) 상태에 있다. 국회는 크게 3개의 정치적 진영(좌파연합 NFP 31.5%, 집권 여당 앙상블 29.1%, 극우 RN 24.7%)으로 나뉘어 분열된 상태이며, 2027년 대선을 앞두고 서로의 이념이 충돌하며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더불어 19%까지 하락(’25.10.11.기준, Ipsos)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도 불안정성을 심화시킨 요인이다.
무엇보다 2026년 예산안 마련이 관건이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재정적자 축소와 사회복지 지출 유지 사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요구하는 재정 건전성 기준(재정적자 GDP 대비 3% 이내, ’24년 프랑스 5.8% 기록)을 충족해야 하지만, 고물가와 경기둔화 속에서 복지 축소나 세금인상 모두 정치적으로 민감한 선택지다. 의회 내 어느 진영도 명확한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각 진영은 예산안의 우선순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좌파 연합은 에너지, 식료품 가격안정과 공공부문 임금 인상 등 사회적 지출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집권 여당은 재정 개혁을 추진하려 하고, 극우 RN은 보호무역 강화와 프랑스 우선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 통과되지 못할 경우, 행정부는 헌법 49-3항을 근거로 의회 승인 없이 예산을 시행할 수 있지만, 이 방법은 그동안 마크롱 정부가 여론의 반대가 심했던 연금개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해 사회적 반발을 불러왔던 만큼,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는 최근(’25.10.11.) 신임 총리로 임명된 후 국회의 불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예산안 처리 등 주요 입법에서 49-3 조항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프랑스 경제연구센터(OFCE)는 지난 10월 15일,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2025년과 2026년 프랑스에 각각 GDP의 0.4%포인트, 0.3%포인트의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2025년과 2026년의 성장률은 각각 0.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잠재 성장률 1.4%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일자리 감소
일간지 르몽드의 보도에 따르면, 정치적 위기의 시발점이 된 2024년 6월 국회 해산 이후, 고용시장이 악화되면서 불안해진 가계들은 지출을 줄이고 45년 만에(코로나19 기간 제외) 사상 최대 규모의 저축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가계의 저축률은 2분기 기준 18.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프랑스 통계청, INSEE).
이러한 가계의 관망 태도는 전 세계적인 무역 경쟁 속에서 기업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잦은 정부 교체와 지연되는 예산 편성으로 많은 기업들이 구조적인 결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수요 감소에 직면한 기업들에게 고용은 주요 조정 변수 중 하나로, 프랑스 경제연구센터(OFCE)는 2025년과 2026년에 총 16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로인해 2026년 실업률이 7.5%에서 8.2%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예로, 고용 및 채용 분야의 주요 플랫폼인 HelloWork의 2025년 3분기 채용 공고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다. 정규직(CDI) 채용 공고는 평균보다 더욱 크게 감소(-12%)했고, 계약직(CDD)은 증가(+18%)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업들의 총 채용 건수 650만 건 중 84%가 계약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공고 수 증감률 추이>
(단위: 개, %)

[자료: HelloWork]
투자 프로젝트 연기
프랑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업 투자는 0.2% 감소했다. 프랑스 경제연구센터(OFCE)에 따르면, 2025년 전체로는 기업 투자가 1.3% 감소할 전망이고, 2026년에도 하락세(-1.7%)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간지 르몽드는 이를 두고 "중국과 미국의 산업이 인공지능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혁신 분야에서 뒤쳐질 위험이 있고, 탈산업화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사 트렌도(Trendo)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는 2025년 상반기 기준 25개 공장이 감소했다.
프랑스 투자은행(Bpifrance)과 Rexecode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중소기업/소기업의 자금 운용, 투자 및 성장’ 현황 보고서를 보면, 기업들의 구체적인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다. 2025년 8월 21일부터 9월 3일까지 수집된 총 1200건 이상의 프랑스 기업 경영진의 응답으로 작성된 보고서로, 채용의 어려움과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에 관한 두 가지 최신 이슈가 포함되어 있다.
응답한 경영진의 57%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업에 강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 현재 또는 향후 예상되는 수요 부진이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여기고 있었고, 61%가 이를 기업 발전의 주요 장애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전년 동 분기 대비 3% 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채용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고 있다. 채용 계획을 가진 경영진의 거의 절반이 이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2분기 연속으로 증가한 결과다.
투자 계획에 대한 영향은 보다 지속적이며, 비록 투자 계획 취소 의향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관찰되지만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불신임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난 9월 이후에는, 응답자의 67%가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경영진의 45%는 2025년에 투자했거나 연말까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 비율은 연초 이후 안정화되는 추세다. 기업의 투자지출은 주로 설비 교체 및 현대화에 사용되고, 생산 능력 확장을 위한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프랑스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업 경영자 대상 설문조사>
(단위: %, 분기별)

[자료: Bpifrance]
하지만 보다 낙관적인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이 매월 발표하는 기업심리지수 결과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업 심리지수는 1포인트 상승했다. 경제지 레제코(Les echos)는 기업 경영자들이 주문 현황과 사업 전망에 점점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러한 개선은 주로 ‘기타운송장비’ 부분에서 비롯됐고, 여기에는 에어버스의 호조에 힘입어 경기 지수가 급등한 항공 산업이 포함된다. 반면, 서비스업과 건설업에서는 지표가 모두 2포인트씩 하락했다. 이 두 분야는 “정치적 환경에 더 민감한 분야”로 꼽힌다. “경제 활동은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항공우주, 전기장비, 럭셔리 등 소수 산업이 주도하는 구조 경제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프랑스 기업 심리 지수 변화>
(단위: 포인트)
[자료: 프랑스 통계청(INSEE)]
전망 및 시사점
경제학자들에게 내년의 진정한 쟁점은 프랑스가 예산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치적 난항이 경제활동을 계속적으로 제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간지 르몽드의 보도에 따르면, 소비 부진의 직격탄으로 많은 기업과 상인들이 현금 흐름에 따라 공급업체를 최대한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마진을 줄이거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프랑스는 여전히 EU의 핵심 시장이자 고부가가치 소비가 존재하는 국가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민간 소비, 기업투자 등 주요 항목에서 동반 정체가 일어나면서 소비재, 내수 중심 산업의 성장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단기 진출보다는 중장기 진출을 목표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고, 현지 유통, 산업체와의 직접적인 파트너십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공공 조달 및 정부 보조금 의존 산업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프랑스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정책 변화 리스크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자료: EIU, 프랑스 경제연구센터(OFCE), 프랑스 통계청(INSEE), Hellowork, BpiFrance, Rexecode, 일간지 Le monde, Les echos, Le figaro, KOTRA 파리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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