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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JD.com, 독일 세코노미 인수...EU 차원의 검토·심사 동향 주목
- 투자진출
- 벨기에
- 브뤼셀무역관 심은정
- 2025-10-22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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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JD.com, 독일 세코노미 인수 추진 중...유럽 소매·물류 시장 내 입지 강화 전망
매출·시장점유율 중심의 현행 심사 체계, 유통·물류망 및 데이터 자산 확보형 거래의 전략적 의미 반영 미흡
현지 전문가들, EU 차원의 투자·보조금 규제 강화 필요성 제기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징둥그룹(京东, 이하 ‘JD.com’)이 독일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세코노미(Ceconomy) 사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거래 규모는 약 22억 유로로, 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 성사된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가운데 큰 규모 중 하나다. 이번 인수는 JD.com의 글로벌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소매·물류 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현지 업계와 정책 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내용
JD.com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양대 온라인 유통업체로 꼽힌다. 1998년 온라인 전자제품 판매로 출발했으며, 현재는 소매, 물류, 핀테크,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매출은 약 1600억 달러에 달하며, 중국 내에서 ‘정품 보장’과 '자체 물류망'을 강점으로 내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옴니채널 브랜드 Ochama), 영국(온라인 플랫폼 Joybuy 시범 서비스) 등 유럽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세코노미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전자제품 전문 소매업체로, 메디아마르크트(MediaMarkt)와 자투른(Saturn) 두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10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옴니채널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2023/24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224억 유로이며, 이 중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5%에 달한다. 또한, 프랑스 전자제품 소매업체 프낙 다르티(Fnac Darty)의 지분 약 23.4%를 보유하고 있다.
* 주: 2023.10월~2024.9월
인수 이후에도 메디아마르크트와 자투른 브랜드, 뒤셀도르프 본사의 약 5만 명 규모 고용은 유지될 예정이다. JD.com은 최소 3년간 강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기업 구조를 5년간 유지하며, IT 시스템도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해 규제 및 안보 우려를 완화하고자 한다.
규제 및 승인 현황
JD.com은 2025년 7월 30일 세코노미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주당 4.6유로, 총 22억 유로 규모의 공개 매수를 제안했다. 세코노미의 이사회와 감독 이사회는 이 제안을 지지하며 주주들에게 수락을 권고했고, JD.com은 2025년 8월 19일 독일과 네덜란드 경쟁 당국에 거래를 정식으로 통보했다. 이번 거래는 EU 합병 심사(Merger Regulation) 대상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아 EU 집행위원회 차원의 검토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독일과 네덜란드 개별 회원국 경쟁 당국이 직접 심사를 담당하게 됐다.
2025년 9월 1일부터 공개 매수 수락 절차가 시작돼 11월 10일까지 주주 동의 접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9월 18일 독일 연방 경쟁 당국(Bundeskartellamt)은 JD.com의 인수를 조건 없이 승인했다. 당국은 JD.com의 독일 내 사업 규모가 제한적이고, 세코노미와의 사업 영역 중복이 거의 없기에 시장 경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경쟁 당국 승인만으로 거래가 최종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독일 외국인 투자(FDI) 심사, EU 차원의 외국인투자심사 제도, 그리고 최근 도입된 역외 보조금 규정(FSR: Foreign Subsidies Regulation)의 적용 여부가 남아 있다.
독일은 ‘대외무역법(Außenwirtschaftsgesetz)’에 따라 국가 안보나 공공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국인의 투자를 심사할 수 있으며, EU 역시 2020년부터 회원국과 정보를 공유·협력하는 외국인투자심사(FDI Screening)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세코노미는 전통적인 가전 유통업체지만, 방대한 물류망과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어 규제 당국이 전략적 측면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번 거래는 EU 역외 보조금 규정(FSR)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FSR은 역내 기업이 제3국 정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보조금 또는 유사한 재정적 지원을 받은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M&A 거래에 대해 신고와 심사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JD.com의 경우 대형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으로서 공적 지원 여부가 확인된다면, EU 집행위원회가 별도의 검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경쟁 당국 심사와는 구분되는 절차로, 거래 종결 시기를 지연시키거나 조건부 승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절차들을 고려할 때 최종 인수 완료 시점은 2026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JD.com은 유럽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중 하나를 확보하게 되며, 유럽 전자상거래 및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아마존, 알리바바와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JD.com 샌디 쉬 CEO는 “JD의 전자상거래 역량과 세코노미의 오프라인 매장 및 브랜드 파워를 결합해 유럽 최고의 차세대 전자제품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전략적 의미와 현지 반응
JD.com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유럽 주요국에 분포한 1000여 개 매장과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 그리고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소비자 접점과 공급망 전반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거래가 EU 집행위원회 차원의 합병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주목된다. 현행 규제 체계는 시장점유율과 매출액 기준으로만 심사 대상을 정하기에 JD.com–세코노미처럼 사업 영역 중복이 거의 없는 거래는 EU의 직접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가전제품 유통업은 방위산업이나 반도체처럼 안보 관련 산업으로 간주하지 않아, 외국인 투자(FDI) 심사 과정에서도 민감한 사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이러한 제도적 한계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독일과 네덜란드 경쟁 당국은 시장 경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단순한 유통망 확대가 아닌 세코노미의 물류 인프라와 소비자 데이터베이스 확보라는 점에서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벨기에 앤트워프 대학 로엘 헤베르스 교수는 “세코노미가 유럽 전역에 광범위한 오프라인 매장망과 정비된 배송 체계를 갖추고 있어, 이번 거래를 통해 JD.com이 단기간에 역내 판매 네트워크와 운영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유럽 전자상거래 생태계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통관·물류 관련 제도 이슈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사례가 Temu, Shein 등 다른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의 후속 M&A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향후 경쟁 구도와 소비자 선택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사점
이번 인수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이 유럽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대EU 투자 규모는 약 84억 달러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JD.com의 세코노미 인수 또한 이러한 확대 추세에서 비롯됐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협력 여지가 큰 유럽 시장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이번 거래는 단순한 인수합병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플랫폼, 물류, 고객 데이터가 결합한 ‘에코시스템’ 기반 확장의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사례는 전통적인 시장점유율 중심의 경쟁법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투자 심사, 조세 규제, 물류 관련 법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및 유통기업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는바, 우리 기업들도 업계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EU 집행위원회, 현지 언론, KOTRA 브뤼셀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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