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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말레이시아 노동시장, 고용 회복·디지털 전환·사회보장 확대 교차
- 투자진출
-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무역관 김은지
- 2025-10-23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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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숙련 인재 확보와 규제 개편 속 기업 대응 전략
2025년 말레이시아 노동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 본격 진입하면서 고용·산업·제도 전반에서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청년층·취약계층 고용 촉진과 디지털 경제 육성을 병행하는 한편, 외국인 노동 규제와 전문인력 제도까지 손질하면서 노동시장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사이클 차원의 회복이 아니라, 향후 말레이시아가 어떤 산업 구조와 인재 전략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이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게도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하는 주제라 할 수 있다.
고용 회복세 뚜렷, 산업 다변화 속 인력 수요 증가
말레이시아 통계청(DOSM)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실업률은 3.3%로, 팬데믹 시기 5%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2025년 들어서는 제조업·서비스업을 넘어 관광, 물류, 전기전자, 재생에너지 산업까지 채용 수요가 확대되면서 노동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말레이시아 투자 확대와 산업 다변화가 맞물리며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정부는 청년층의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MySTEP(주정부·공공기관 단기 고용 프로그램)은 청년에게 6~12개월의 계약직 일자리를 제공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Graduate Employability Program(GEP)은 졸업생을 대상으로 직무 훈련과 취업 알선 서비스를 연계해 고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여성·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위한 맞춤형 정책도 적극 추진되며 사회 전반의 고용 포용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팬데믹 기간 위축되었던 정규직 채용이 점차 회복되는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긱 경제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퀵커머스 배송, 프리랜서 IT 프로젝트, 온라인 콘텐츠 제작 등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고용 형태가 공존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숙련 인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인력 수요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제조업 및 건설업 분야의 단순 노동 인력이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전문 기술직·엔지니어·데이터 분석가 등 고급 인력 채용이 증가하며 외국인 인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이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거점으로 삼으면서, 국제적 수준의 전문 인재 확보가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내국인 고용 확대를 우선시하면서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2026년까지 15%에서 10%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고, 내무부와 이민국은 약 246만명 규모의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재개하는 대신 기존 민간 신청 방식을 폐지하고 부문별 지정 기관을 통한 제한적 신청 방식으로 개편했다. 이는 무분별한 인력 유입을 차단하고 농업·제조·건설 등 전략 부문 중심으로 인력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숙련·비숙련 인력 모두의 수급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디지털 전환, 노동시장 지형 재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전략인 디지털 경제 청사진(MyDIGITAL)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의 25%를 디지털 경제에서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자동화,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서비스, 사이버 보안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이 급증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지털 역량을 보유한 인재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Digital Skills Training Program, Malaysia Digital Economy Corporation(MDEC) 주도 업스킬링 과정 등을 통해 직무 전환과 능력 향상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 또한 자체 교육 프로그램과 글로벌 IT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제조·금융·헬스케어·물류 등 주요 산업군에서 IT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디지털 프로젝트 매니저 수요로 직결되고 있다.
아울러 원격근무,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 보안 전문가와 클라우드 아키텍트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고숙련 엔지니어 확보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인력 부족으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인재 육성을 국가 차원의 우선 과제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디지털 인재 확보 전략을 서둘러 마련하는 동시에, IT 솔루션·스마트 제조·헬스케어 디지털화 등 분야에서 기술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특히 현지 디지털 인재를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며, 산학협력·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우수 인재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꼽힌다.
사회보장 확대, 글로벌 인재 친화 제도로 진화
말레이시아 노동시장에서는 제도적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5년부터 외국인 전문인력에 대한 고용주공제기금(EPF, Employees Provident Fund) 가입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정부는 과거 저임금 외국인 노동력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글로벌 고급 인재 유치로 정책 무게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PF 가입은 사회안전망과 연금 혜택을 제공해 외국인 전문인력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EPF 기여율 (로컬 및 비말레이시안 직원 기준, 2025년 적용)>
구분
조건
직원 기여율
고용주 기여율
말레이시아 시민 /
영주권자 혹은 외국인 중 1998년
8월 1일 이전에 회원 가입한 경우
나이 60세 미만, 월급 5000링깃 이상
11%
13%
나이 60세 미만, 월급 5000링깃 미만
11%
12%
나이 60세 이상
0%
4%
외국인
모든 나이 및 월급
(새 법안 기준, 2025년부터 적용)
2%
2%
*1링깃: 340.11원(조회: 2025.10.23.)
[자료: KWSP Malaysia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
또한 정부는 2025년 2월 15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1:3 인턴십 정책을 통해 외국인 전문인력 1명 채용 시 최소 3명의 현지 인턴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제도는 기업이 해외 전문인력을 유치하는 동시에 현지 청년 인재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로, 청년층 고용 역량 강화를 유도하는 목적을 담고 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및 관리에 따른 행정적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인턴십 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제도의 정착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2026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외국인 전문인력–현지 인재–기업 간 상호 보완적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해외 고급 인재가 현지 인재 양성과 연결되고, 동시에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말레이시아 노동시장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시사점
말레이시아 노동시장은 고용 회복과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고급 기술·전문 인력 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동시에 자국민 우선 고용 원칙과 외국인 노동 규제를 강화하는 이중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디지털 산업 등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고숙련 인재 확보와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외국인 전문인력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 쿼터 축소, 비자 신청 절차 강화 등 규제 강화 기조는 숙련·비숙련 인력 모두의 수급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은 첨단 분야에서는 현지 인재와의 협력 및 장기적 인력 육성 전략을 병행해야 하며, 동시에 노동비용 상승과 규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비용 구조 개선과 제도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특히 제조업 기반의 우리 기업은 원가 압박 심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고,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는 숙련 엔지니어 확보 지연에 따른 프로젝트 차질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말레이시아의 노동시장 변화는 단순한 인력 확보를 넘어, 고급 인재와 투자 유치를 원하는 정부의 방향성과 현실적인 규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전략적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자료 : 말레이시아 이민국, TalentCorp, MyDigital, 고용주공제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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