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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와 계층간 양극화 심화된 미 경제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5-10-2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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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고령층은 주식·주택 자산 상승에 힘입어 소비 확대
저소득층·Z세대는 임금 둔화·고금리·구직난으로 삼중고 직면
소비 양극화 장기화, 수출기업에는 ‘프리미엄 vs 가성비’ 투트랙 전략 필요
더욱 벌어진 부의 격차
고소득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미국 내 부의 쏠림 현상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16일, 뱅크오브아메리카 자료를 인용해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세가 크게 둔화된 반면 고소득층의 자산과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해 젊은 층과 흑인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향후 경제적·소비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WSJ은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미국 경제가 양극화된 경로를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고소득층과 고령층은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으로 은퇴 계좌 가치가 높아지고 주택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전반적인 자산 규모가 확대되었다. 금리가 낮을 때 주택을 구매한 이들은 주거비 부담이 크지 않으며,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 우려가 있었음에도 현재까지 대규모 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반면 팬데믹 시기 빠르게 올랐던 저소득층 노동자의 임금 인상 속도는 최근 둔화되고, 실업률 상승에 더해 임대료와 주택가격 부담까지 커지면서 재정 여건은 밝지만은 않다.
고용시장의 인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은 한때 계층 간 소득격차를 줄이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자료에 따르면 소득 하위 3분의 1은 상위 3분의 1보다 더 빠른 임금 상승률을 보이다가, 올해 초 두 그룹 간 추세가 역전되었다. 매사추세츠대학교 앰허스트 캠퍼스의 아린 듀브 경제학 교수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실업률은 완만히 오르고 있지만 일자리 증가 속도는 더 빠르게 둔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저임금 근로자에게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소득 하위 3분의 1의 연간 임금·급여 증가율은 0.9%에 그쳐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상위 3분의 1은 3.6%로 2021년 11월 이후 최대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소득 증가율 격차는 소비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지난 8월 저소득층 가구의 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고소득층 가구의 소비 지출은 2.2% 늘어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데이빗 틴슬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둔화가 두 집단의 격차를 더욱 확대했으며, 주식시장의 큰 폭 상승이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를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득 상위 10%(가구당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의 소비 지출 비중은 전체의 49.2%로, 10년 전 45.7%에서 크게 늘어났다.
고물가∙고금리에 구직난까지…삼중고 겪는 Z세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월 17일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4.00~4.25%로 조정했다. 5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온 연준이 9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연준은 고용시장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했으며, 이번 조치를 위험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 상황을 언급하며, 사회 초년생과 소수 인종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고용시장은 해고도, 채용도 거의 없는 ‘저해고·저고용’ 상태”라며 고용시장의 정체를 강조했다. 또한 AI 확산이 일자리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면서도, 젊은 구직자의 취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젊은 세대의 취업난은 연령별 실업률에서도 확인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전체 실업률은 4.3%에 머문 반면, 20대 초반의 실업률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20~24세의 실업률(8월 말 기준 12개월 이동평균선)은 6.5%에 달해, 팬데믹 기간 급등기를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챗GPT와 같은 AI 도구가 경력이 짧은 근로자들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사회 초년생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의 연령별 실업률>

주: 12개월 이동평균선
[자료: 미 노동부, WSJ]
Z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은 신용점수에서도 드러난다. 신용평가사 페어 아이작 코퍼레이션(FICO)은 9월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4월 미국 소비자의 평균 FICO 점수가 715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Z세대(18~29세)의 평균 점수는 676점으로, 전년보다 3포인트 낮아졌으며 전국 평균보다 3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또한 연간 신용점수가 50점 이상 하락한 인구 비율은 14.1%로, 전체 평균(10.1%)을 크게 상회했다. 2020년 이후 평균 점수가 3포인트 이상 떨어진 연령대는 올해 Z세대가 처음이다. FICO는 Z세대가 저축 규모가 적고, 주식·주택시장 호황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받았으며,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을 크게 받은 세대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역시 신용점수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했다. 참고로 FICO 점수는 상환 기록과 부채 비중 등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신용 위험도를 평가한다.
<2020~2025년 연간 50점 이상 FICO 신용점수가 하락한 소비자 비중>
(단위: %)

[자료: FICO]
전망 및 시사점
미국 소비시장은 고소득층·고령층과 저소득층·Z세대로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과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기반으로 한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은 향후 럭셔리, 웰니스,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임금 증가 둔화, 높은 주거비, 신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 세대와 저소득층은 필수재 중심의 제한적 소비 패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 소비시장 구조를 장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출 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상위 소득층과 고령층을 대상으로는 프리미엄 제품·서비스 전략이 요구되며, 저소득층과 Z세대를 겨냥할 때는 가성비 제품, 구독형 서비스, 친환경·중고시장 대응 등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뉴욕 소재 컨설팅 기업 A사 관계자는 KOTRA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소비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라인 강화’와 ‘가성비 대응’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시장 경쟁력 확보에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자료: Wall Street Journal, Fair Isaac Corporation, Bank of America, 미 노동부, Moody's analytics, Federal Reserve's 및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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