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기술 개요

양자 기술은 중첩(Superposition), 얽힘(Entanglement), 양자 간섭(Interference)과 같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이다. 인공지능(AI)을 보완하는 차세대 기술로, ‘AI 이후 먹거리’로 평가받는다.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기존 기존의 디지털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계산, 통신, 센싱 기능을 가능하게 하며, 성능과 보안 면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고 있다. 약 100년 전 양자역학의 발견으로 반도체와 레이저 같은 핵심적인 현대 기술의 토대가 됐던 양자 기술은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등 차세대 분야로 확장되며 또 한 번의 혁신을 앞두고 있다.

<양자 기술의 핵심 원리>

양자 기술은 경제, 금융, 에너지, 헬스케어, 국방,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응용된다. 양자 컴퓨팅은 신약 개발, 복잡한 금융 모델링, 물류 최적화 등에 활용될 수 있으며, 양자 통신은 해킹이 불가능한 보안 네트워크 구축에 필수적이다. 또한, 양자 센서는 기존 센서보다 훨씬 정밀한 측정을 가능하게 해 지질 탐사, 의료 진단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양자 기술 주도권 확보는 국가 안보와 디지털 인프라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양자 기술을 활용해 강화된 사이버 보안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지만, 동시에 악의적인 사용으로 인한 정보 유출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국가에서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양자 기술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캐나다, 2025 G7 의제로 양자 기술 선정

2025년 6월, 캐나다 알버타주 카나나스키스(Kananaskis)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양자 기술(Quantum Technology)을 주요 의제로 지정하며 경제 성장, 에너지 안보, 디지털 전략에서 양자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너지 안보 구축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핵심 미션으로 언급하며, 인공 지능과 양자 기술을 사용하여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을 발표하며, 공급망 구축에 있어서 국제적 공조를 촉구했다.

G7 정상들은 양자 기술이 이만큼 전 세계에서 중대하고 혁신적인 이점을 가져올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으며 사회적 이익 창출과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맹 국가간 양자 기술 공동 작업 그룹 설립, 국가 측정 기간 간 협력 강화 등을 약속했다.

<G7 양자 기술 공동 성명 주요 내용>

[자료: Quantum Insider]

캐나다 정부의 양자 기술 육성 노력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ISED, Innovation, Science and Economic Development Canada)는 2023년 1월 ‘국가양자전략(NQS, National Quantum Strategy)’을 발표하며 양자 기술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양자 기술에 10억 캐나다 달러 이상을 투자해왔으며, 국가양자전략(NQS)를 통해 양자 기술 육성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고 미래 경제 성장의 주요한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다섯 가지 핵심 양자 기술의 연구와 인재 양성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국가양자전략(NQS)의 핵심 육성 양자 기술>

[자료: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ISED)]

국가양자전략(NQS) 아래, 캐나다 정부기관에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는 전략혁신기금(SIF, Strategic Innovation Fund)을 운영하며 기업들에게 양자 기술의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혁신재단(CFI, Canada Foundation for Innovation)은 대학과 연구 기관을 중심으로 연구를 위한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IF와 CFI 프로그램에는 2021년부터 7년간 총 3억60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예산이 편성됐다.

캐나다 자연과학 및 공학 연구위원회(NSERC, Natural Sciences and Engineering Research Council of Canada)는 두 가지 주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첫째는 Alliance 보조금으로, 대학 연구진과 민간, 공공, 비영리 부문 파트너 간 협력을 촉진해 양자기술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둘째로, 협력 연구 및 훈련 경험(CREATE, Collaborative Research and Training Experience) 프로그램을 통해 양자 분야의 고급 인력을 양성하여 산업과 연구 부문으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캐나다 국립연구위원회(NRC, National Research Council of Canada)는 양자 연구·개발 이니셔티브(QRDI, Quantum Research and Development Initiative)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에 시작된 QRDI는 5년간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별도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닌 국가양자전략(NQS)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프레임워크다. 연방 부처 및 기관의 연구 자원을 조정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등 양자 연구 역량과 인프라를 통합하여 협력을 촉진하고 양자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

[자료: 캐나다 혁신, 과학 및 경제 개발부, KOTRA 토론토무역관 정리]

더불어, 주정부별 양자 리더십 센터 및 민간 차원에서도 10억 캐나다 달러 이상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대학과 기업 중심의 강력한 양자 생태계가 구축됐다.

퀘벡 주정부는 양자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여,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총 2억 캐나다 달러를 양자 프로젝트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 중 1억3100만 달러는 셰르브룩 양자 혁신 구역(Institut Quantique de Sherbrooke) 설립에 사용됐으며, 8750만 달러는 IBM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첨단 양자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접근에 활용됐다. 나머지 800만 달러는 양자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프로젝트 지원에 투입됐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2019년부터 페러미터 이론물리학 연구소(Perimeter Institute for Theoretical Physics)에 1억3700만 캐나다 달러를 지원했으며, 2021년부터는 2년간 24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워털루시에 위치한 양자 컴퓨팅 연구소(Institute for Quantum Computing)에 약 250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자해 워털루를 양자 기술 개발 및 상용화의 글로벌 중심지로 육성했다. 워털루시에 소재한 Quantum Valley Ideas Lab은 2016년에 설립된 독립적인 비영리 연구소로 양자 기술을 상용화 전환을 위해 세워진 기관이며 학술적인 성격에 집중하는 양자 컴퓨팅 연구소와도 활발한 협력을 하고 있다.

알버타 주정부는 2016년 이후 양자 기반 대학 연구개발에 총 22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 중 610만 달러는 알버타를 캐나다 내 양자 기술 허브로 조성하는 데 활용됐다. 최근에는 알버타 기술 및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3년간 6750만 캐나다 달러를 인공지능 및 양자 기술 상용화에 투자하며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캘거리 대학교를 중심으로 알버타 내 여러 대학들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정부는 2019년 양자 알고리즘 연구소(QAI, Quantum Algorithms Institution) 설립을 위해 5년간 170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처럼 주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퀘벡, 온타리오, 알버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중심으로 양자 기술 생태계가 집중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한편, 캐나다 연방 정부는 미래의 양자 컴퓨터 위협을 대응하기 위해 2035년까지 모든 연방 비분류 IT 시스템(정부 내에서 기밀, 극비 등으로 분류되지 않은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저장하는 정보 기술 시스템)을 ‘포스트-양자-암호화(PQC, Post-Quantum-Cryptography)로 전환하는 공식 로드맵을 발표했다. 각 정부 부처는 2026년 4월까지 초기 전환 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2031년까지 중요 시스템 전환을 우선적으로 완료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2035년까지 모든 시스템의 PQC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찍이 양자 기술 투자를 시작해 꾸준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도전적인 과제를 설정해 양자 세계로의 전환을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 양자 기술 시장 규모 및 장단점

산업보고서 Horizon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캐나다가 경쟁력을 보유한 양자 컴퓨팅 분야 시장 규모는 2024년 8430만 미국 달러를 기록했으며, 향후 5년간 연간 20.4% 대폭 상승해 2030년까지 2억507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의 국가양자전략(NQS) 2024년 보고서에서도, 캐나다 양자 시장 규모는 2045년까지 13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여 전세계 시장의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며, 캐나다 내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와 42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며 캐나다 전체 GDP의 3%에 기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캐나다는 양자 기술 분야에서 강력한 전문성과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단기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양자 센서, 양자 통신 및 포스트 양자 암호화(PQC)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양자 알고리즘 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캐나다 양자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까지 국제특허분류특허청(IPC, International Patent Classification)에 등록된 양자 기술 특허 총 1329건 중 캐나다는 단일국 집계 시 2위에 해당하는 위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812건(61%), 유럽이 229건(17%), 캐나다가 189건(14%)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나다 기업 D-Wave와 1-Qbit는 1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D-Wave는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30건의 특허를 등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캐나다의 내수 시장은 미국, 중국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아 양자 기술의 상용화와 확장을 위해서는 국제 파트너십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다. 특히 캐나다 내 대기업의 수가 제한적이기에 초기 수요를 창출할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캐나다 정부가 ‘최초 구매자’ 역할을 수행해 국내 양자 기업의 기술 상용화를 촉진하고, 초기 시장 형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캐나다 양자 기업 동향

캐나다의 대표적인 양자 기술 기업으로는 D-Wave Quantum, 1QBit, Xanadu Quantum Technologies가 있으며, 2025년 기준 캐나다에는 167개의 양자 기술 관련 스타트업이 자리잡고 있다. 캐나다 양자 디렉토리(Canadian Quantum Directory)에 따르면, 온타리오주에 81개사, 퀘벡주에 59개사, 따라서 전체 기업의 83.3%가 캐나다 동부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D-Wave와 1Qbit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알버타주에도 일부 존재하고 있다. 캐나다 기업들은 특히 양자 컴퓨팅과 양자 통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캐나다의 양자 기술 선도 기업 Xanadu Quantum Technologies는 2025년 6월, 양자 오류 정정에서 세계 최초로 광 기반 단일 칩에 오류 감지 코드를 구현하며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이어 7월, 토론토 도심의 기존 건물에 칩 패키징 시설을 개소해 절단, 연마, 패키징, 본딩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였는데, 이는 Xanadu의 2029년 토론토 양자 데이터 센터 설립 목표의 핵심 단계 일환이다. 약 5000대 서버를 1만 평방미터 미만 공간에 배치하는 이 10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양자 데이터 시설은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며, 글로벌 외국계 기업 및 대학의 수요로 24시간 운영 및 아웃소싱을 준비 중이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양자 컴퓨팅 기업 D-Wave Quantum은 2025년 6월, 잠재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 연세대학교 및 인천광역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공식 판매 계약은 아니지만, 양자 컴퓨팅 관련 상호 연구와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인천을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양자 컴퓨팅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초석으로 평가된다.

<캐나다 양자 기술 핵심 기업>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토론토무역관 정리]

<캐나다 양자 기업 분포도>

[자료: Mitcas]

시사점

캐나다는 양자 컴퓨팅, 통신, 센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며, 적극적인 투자와 ‘국가 양자 전략(NQS)’을 통해 연구와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Xanadu, D-Wave 등 글로벌 기업과 워털루, 캘거리 대학 등 세계적 연구 기관이 중심이 돼 양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5년 G7 정상회의에서 양자 기술이 의제로 채택되며 국제 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EU 등 다른 국가들의 양자 프로그램 확대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캐나다는 내수 시장이 작아 정부의 ‘최초 구매자’ 역할과 글로벌 파트너십이 중요하며, 한국과의 협력은 기술 교류와 시장 확대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캐나다가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투자, 산업-학계-정부 간 협력, 국제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해보인다. 양자 기술은 경제 성장과 디지털 안보의 핵심 동력으로, 캐나다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다.

자료: 캐나다 혁신과학부, 캐나다 사이버 보안 센터, 국가양자전략(NQS), QIS, The Quantum Insider, KOTRA 토론토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