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소비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주역, '레이와 시니어'
- 트렌드
- 일본
- 오사카무역관 김대수
- 2025-08-06
- 출처 : KOTRA
-
소극적 고령자에서 주체적 소비자로, ‘나답게’ 살아가는 레이와 시니어
건강·경제력·디지털 역량 갖춘 시니어,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
한국 기업, 가치를 담은 프리미엄 시니어 시장에 집중 필요
레이와 시니어: 새로운 소비주체로 주목받는 액티브 시니어
2019년 일본이 새로운 레이와 연호를 사용한 이래, 65세 이상의 시니어 세대가 일본 소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24년 인구추계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 1일 기준, 일본 내 50세 이상의 인구는 전체 일본 인구의 50.2%, 65세 이상의 인구는 29.3%로, 해를 거듭할수록 전체 인구 중 고령층 진입을 앞둔 세대와 고령층에 진입한 세대 모두 그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연령대별 내 인구 분포>
연령대
인구 (천 명)
비율(%)
10대 이하
19,288
15.6
20대
12,779
10.3
30대
13,268
10.7
40대
16,378
13.2
50대
18,278
14.8
60대 이상
43,816
35.4
합계
123,807
100.0
연령대
인구 (천 명)
비율(%)
50세 이상
62,094
50.2
65세 이상
36,243
29.3
50세 이상 75세 미만
41,317
33.4
[자료: 일본 총무성 자료 바탕으로 KOTRA 오사카무역관 정리]
하지만 레이와 시대의 시니어 소비자들은 단순히 ‘연로한 소비자’가 아니다. 특히 경제력, 시간, 소비 가치관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사회적 관계와 배움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등 소비를 이끄는 핵심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일본에서는 고령층을 ‘돌봄의 대상’, '조용히 물러나는 시기를 살아가는 세대'로 바라보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주체로 바라보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레이와 시니어의 시대적 배경과 특징
① 근로의욕이 높고 근로 기회 확대의 수혜를 입는 세대
일본 총무성에서 발표한 2025년 판 고령화사회 백서에 따르면, 일본 내 노동력인구 6957만 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946만 명으로 전체의 1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력인구란, 15세 이상의 인구 중 경제적인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일에 종사하거나, 종사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을 뜻한다.
전체 노동력인구 중 65세~69세 인구는 400만 명, 70세 이상은 546만 명으로 나타나 은퇴 나이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 나가는 시니어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근로의욕이 높은 일본 시니어의 특성과 시대가 지남에 따라 사회적, 법적, 제도적으로 시니어 계층의 근로 기회가 확대돼 온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노동력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 비율>
[자료 : 일본 총무성]
<일본 내 연령대별 노동인구비율 추이>
(단위: %)
[자료:일본 총무성 노동력조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KOTRA 오사카무역관 정리]
② 평균 저축액이 큰 세대
또한 일본의 60세 이상 시니어 층은 대체로 전후 고도성장기 시절부터 쌓아온 근로소득을 바탕으로 장기 저축과 자가 부동산을 보유하며, 다른 세대에 비해 자산 규모가 큰 경향이 있다. 또한, 은퇴 이후에는 자녀 교육비나 주택 대출 등 고정 지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소득이 줄었음에도 ‘생활에 여유가 있다’라고 느끼는 시니어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총무성이 고령화 백서를 통해 밝힌 전국 60세 이상 21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60세 이상의 경제적인 생활 형편’에 따르면, 전체 답변자 중 66%가 경제적인 생활 형편에 대해 큰 걱정 없이 살아간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적 기반은 이들이 자기 소비와 취향 중심 소비를 확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령대별 가처분소득 및 수입 분석자료>
(단위: 만 엔, %)
[자료: 2025년판 고령화사회 백서를 KOTRA 오사카무역관에서 정리]
<60세 이상의 경제적인 생활형편(60歳以上の人の経済的な暮らし向き)>
(단위: %)
[자료: 2025년판 고령화사회 백서]
③ 건강수명이 늘어난 세대
최근 일본 시니어 세대는 과거에 비해 건강수명이 길어지고, 신체적·인지적 능력이 향상되며 '돌봄의 대상'이 아닌 '능동적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국립 장수의료연구센터(NCFF)의 2022년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고령자의 평균 악력, 보행 속도, 인지 기능이 2000년대 초반보다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걷는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악력은 인지력 저하 예측 지표로 활용될 만큼 건강의 중요한 척도로 간주된다. 또 다른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하루 보행 시간이 늘어난 고령자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평균 2년 이상 장애 없는 건강수명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체적 활력과 정신적 자립성을 갖춘 시니어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헬스케어, 운동, 여가, 커뮤니티 중심의 비즈니스 기회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레이와 시니어의 소비성향
이렇듯 늘어난 경제활동 기간, 장기간 쌓아온 저축, 건강수명의 증가라는 배경을 가진 시니어 세대는 과거의 “조용한 노년”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주체적이고 활발한 소비자층으로 변화하고 있다.
① “나이답게?” “나답게!” 가치관의 탈(脫)연령화
첫째, 소비와 가치관의 '탈연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나이에 맞는 소비’를 고집하지 않으며, 개성과 취향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한다. ‘나이답게’보다는 ‘나답게’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시니어 세대는 이제 ‘나이에 맞는 소비’보다 ‘나답고 즐거운 소비’를 지향하는 추세이며, 최근 유행하는 패션이나 뷰티상품을 나이와 상관없이 구매하거나, 과거보다 높은 디지털 문해력을 바탕으로 젊은 층처럼 SNS, 온라인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늘리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탈연령화 소비의 대표사례로 일본의 87세 시니어 인플루언서 "Silver Tetsuya"를 들 수 있다. Silver Tetsuya는 일본에서 활약 중인 86세의 시니어 인플루언서로,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유행하는 패션을 적극적으로 즐기며 SNS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신하고 있다. 본명은 구도 테츠야로, 손자의 제안으로 인스타그램 활동을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손자가 입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옷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소화하며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그랜플루언서(Grand + Influencer)'라는 신조어의 대표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기존 시니어 세대에 기대되던 '나이답게'라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이를 기준으로 소비를 제한하지 않고,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을 자신 있게 착용하며 패션 자체를 하나의 자기표현 수단으로 활용한다. 특히, 감각적인 포즈와 스타일링은 일본은 물론 해외 매체에서도 주목받으며 Vogue Japan, Tokyo Weekender 등 다수의 미디어에 소개됐다. Silver Tetsuya의 사례는 레이와 시대 시니어 소비자들이 더 이상 수동적이거나 전통적인 소비 성향에 머무르지 않으며, 나이의 경계를 허물고 자기표현과 만족을 위한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젊은 세대의 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그랜플루언서 "Silver Tetsuya">
[자료: Instagram 계정 「slvr.tty」]
또한, 젊은 층처럼 디지털매체를 잘 활용하는 시니어 세대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광고 마케팅 전문기업 ㈜하쿠호도에 따르면, 일본 70대 고령자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이미 80%를 넘었고, 65세~74세 인구의 80% 이상이 LINE, YouTube, Facebook 등 SNS를 활용하며 가족 및 지인과 소통하거나 정보와 뉴스를 검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와 시대 시니어의 디지털 소통 능력을 보여주는 일본 내 비즈니스 성공 사례로 취미인클럽(趣味人倶楽部, Shumito Club)을 들 수 있다. 취미인클럽은 50대~70대를 중심으로 취미를 매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2024년 기준 36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해 2000개 이상의 취미 커뮤니티를 형성,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디지털 친화성은 시니어 대상 온라인 커뮤니티, 전자상거래, 헬스케어 플랫폼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시니어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취미 활동 (예: 악기, 미술, 춤, 사진 등)에 대해 타인과 공유하고, 온오프라인 모임이나 강연에 참여하는 등 디지털 소통을 통해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고 정서적 활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니어 세대 대상 온라인커뮤니티 서비스 취미인클럽(趣味人倶楽部, Shumito Club)>
[자료: 취미인클럽 홈페이지]
② 건강지향적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성향
건강 수명 연장에 초점을 맞춘 피트니스 센터와, 고령자 맞춤 운동 프로그램, 걷기·수영 모임 등 활발한 시니어를 위한 웰빙 서비스 또한 확산하고 있다. 유산균, 식이섬유, 저당, 글루텐프리, 단백질 보충제 등 건강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식품과 기능성 식품의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 일본 건강식품 시장에서 시니어들은 특히 치매 예방, 혈압·혈당 조절, 소화기 건강, 근력 유지 관련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닛폰햄 그룹의 니폰루나사는 2025년 3월 유산균 음료 ‘장활습관 치어풀’이라는 유산균 음료 제품을 발매했다. 이 제품은 시니어 세대가 관심이 많은 장 건강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이눌린이라는 식이섬유와 GABA 성분을 함유해 ‘장내 환경 개선’ 효능을 광고하며, 시니어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수명 연장에 관심이 많은 시니어 층에 주목을 받는 장건강 기능 개선 음료 예시>
[자료: 닛폰루나사 제품 소개 페이지 번역]
③ 사회에 지속적으로 공헌하고 싶은 욕구
레이와 시대 고령층의 소비성향 중 하나는 여전히 사회에서 자기효능감과 성취감 달성이다. NTT 동일본은 2022년부터 사이타마현 혼조시(本庄市), 자치회연합, 쓰쿠바대학교 등과 협력해 65세 이상 시니어가 드론 조종자로서 활동하는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실험에는 혼조시에 거주하는 65세부터 75세 사이의 고령자 13명이 참여했으며, 2023년 11월부터 드론의 구조, 작동 원리, 관련 법규에 대한 이론 교육과 함께 기초 조종 실습 및 비행 훈련을 받아왔다. 그 결과, 2024년 2월에는 인근 초등학교 지역 학습 수업에 참여해 어린이들에게 드론에 대해 강연하는 활동도 펼쳤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이와 같은 활동은 시니어의 건강 유지와 사회 참여, 지역 공동체 소속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교육활동 외에도 향후 재난 발생 시 인명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영상 촬영, 실종자 수색, 방범 드론 순찰, 불법 쓰레기 투기 감시 등 다양한 사회적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참여자들은 드론 조작법과 항공법 기초, 촬영 및 영상 분석 기술 등을 습득하면서 디지털 기기를 직접 다뤄보는 경험을 통해 ‘나이 들어서도 배울 수 있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라는 자기효능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시니어 세대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배우고, 연결하며, 표현하는 존재’로서 소비의 질과 사회적 역할을 함께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니어 대상 드론 조종 실습 사진>
[자료: NTT 동일본 주식회사]
시사점
헬스케어 분야 일본 바이어 N 사는 KOTRA 오사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인구의 1/3이 이미 고령자인 만큼, 이들은 더 이상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다"라며, "건강, 학습, 여행, 사회참여를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으며, 시니어를 고령자로 바라보기보다는 이들이 어떤 가치관으로 소비하는지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면, 일본 내 새로운 기회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전체 인구의 약 30%가 65세 이상인 일본은 고령화가 한국보다 앞서 있으며, 시니어는 자산, 시간, 경험 욕구를 바탕으로 소비 시장의 중심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한 신체와 적극적인 삶의 태도로 취미, 여행, 학습,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품질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 전통적인 ‘노인용 제품’보다 세련되고 기능적인 상품을 선호하고, 디지털 기기 활용에도 능숙하다. 일본 시니어 시장을 겨냥하는 우리 기업은 이들을 프리미엄 소비자로 인식하고, 감성적 만족과 문화적 세심함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기적인 시장 동향 파악과 함께 시니어의 ‘삶의 방식’에 주목하는 것이 일본 시장 진출의 핵심이 될 것이다.
자료: 일본 총무성(인구추이, 고령화사회 백서, 노동력조사 통계 등), NTT동일본, 닛케이신문, 닛세이기초연구소, 닛폰루나, Hakuhodo, Shumijin Club, KOTRA 오사카무역관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의 저작물인 (일본 소비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주역, '레이와 시니어')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가성비' 넘어 '가심비'로…Z세대가 이끄는 중국 소비변화
중국 2025-07-31
-
2
질리면 바꾸는 Z세대, 일본서 ‘미니 코스메’가 뜨는 이유
일본 2025-08-07
-
3
K-컬처 올인원! 3일간의 도심 페스티벌, '2025 독일 K-관광 로드쇼' 참관기
독일 2025-08-05
-
4
“한류, 감상을 넘어 소비 생태계로”… 인도 Z세대 사로잡은 K-컬처 열풍
인도 2025-08-05
-
5
미국의 AI 행동계획 발표,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기회는?
미국 2025-08-06
-
6
UAE 클렌징 제품 시장 동향
아랍에미리트 2025-08-06
-
1
2025년 일본 농산물 산업 정보
일본 2025-07-03
-
2
2024년 일본 에너지산업 정보
일본 2024-11-19
-
3
2024 일본 리튬이온 전지 산업 정보
일본 2024-11-18
-
4
2021년 일본 석유산업 정보
일본 2022-01-20
-
5
2021년 일본 의료기기 산업 정보
일본 2022-01-20
-
6
2021년 일본의 산업 개관
일본 2021-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