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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리 관세 50% 부과 예고 현지 반응과 전망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정진수
- 2025-07-2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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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구리 50% 고율 관세 부과 발표
뉴욕상품거래소 구리 가격 13% 급등
미국 구리 수요 중 46%가 수입산
트럼프 대통령은 7월 8일, 수입산 구리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25%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발표 직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13%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수입 구리에 대한 관세 8월 1일부터 50%로 인상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관세 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7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리에 대한 50% 관세는 8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구리는 반도체, 항공기, 선박, 탄약, 미사일 방어체계 등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국방부가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소재”라고 강조했다. 앞서 7월 8일, 미 상무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구리에 대한 조사 절차를 마쳤으며,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는 법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구리 관세 관련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50% 부과 내용>
[자료: 트럼프 대통령 소셜 미디어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관세를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미 올해 초,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5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의약품, 반도체, 구리 등 핵심 전략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조사하라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이번 구리 관세 인상은 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조치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의약품과 반도체 부문에 대한 조사도 7월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결과를 대통령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리 가격, 또 다시 사상 최고가 경신
지난 2024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lb)당 4.2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평균 가격 대비 약 9%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공급 감소와 급증하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구리 가격은 수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구리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자, 미국 내 선제적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 상승에 추가적인 압력이 가해졌다. 이후 관세율과 시행 시점이 공식 발표되자, 7월 8일 장중 한때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5.9달러까지 폭등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와 런던금속거래소(LME) 간 구리 가격 격차가 현재 25%에 달하며, 관세가 시행될 경우 이 격차가 최대 50%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8월 1일로 관세 부과일이 확정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미국 내 선수요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구리 수입 및 생산 현황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USGS)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구리 소비량은 총 180만 톤으로, 이 중 약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정제 구리(refined copper) 주요 수입국은 칠레, 캐나다, 멕시코, 페루 등이며, 전체 수입 구리의 88%가 정제 구리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미국은 재활용 구리, 구리 정광(copper concentrate), 구리 파생상품 등 다양한 형태의 구리를 수입하고 있다.
<2020~2023년 미국의 정제 구리 주요 수입국>
[자료: US Geological Survey, 2025]
2024년 기준, 미국의 구리 소비량은 180만 톤, 생산량(채굴)은 110만 톤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구리 생산은 주로 서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중 애리조나주가 최대 생산지로 전체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주요 구리 광산 운영 기업으로는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McMoRan)과 리오 틴토(Rio Tinto)가 있으며, 두 기업 모두 애리조나주에서 광산을 운영하거나 개발 중이다. 프리포트 맥모란은 모렌시 광산(Morenci Mine), 바그다드 광산(Bagdad Mine), 시에리타 광산(Sierrita Mine)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렌시 광산은 1928년 채굴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매장량을 보유한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광산의 매장량을 약 32억 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리포트 맥모란의 모렌시 광산 개발 초기(위)와 현재(아래)의 모습>
[자료: Freeport-McMoRan]
리오 틴토(Rio Tinto)는 유타주에 위치한 캔네콧(Kennecott) 광산을 운영 중이며, 애리조나주에서는 레솔루션 구리 프로젝트(Resolution Copper Project)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레솔루션 광산 개발은 해당 지역 원주민의 반대로 15년 이상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Bloomberg)는 프로젝트가 재개될 경우 연간 3억 파운드 이상의 고순도 구리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광산 개발 프로젝트로는 이반호 일렉트릭(Ivanhoe Electric)이 추진 중인 산타크루즈 구리 프로젝트(Santa Cruz Copper Project)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애리조나주에서 본래 주거용 부지로 계획됐던 약 6000에이커 규모의 농지를 광산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이 광산은 사유지에 위치해 있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6년 광산 건설을 시작해 2028년부터 구리 음극재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광산 개발에는 10년 이상 소요되지만, 이 프로젝트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 상업화가 예상된다.
<이반호 일릭트릭의 산타 크루즈 구리 프로젝트 위치>
[자료: Ivanhoe Electric]
시사점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2040년까지 글로벌 구리 수요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데이터 센터 건설 확대, 송전 인프라 확충, 전기차 충전소 등 전력 기반 시설의 증가로 인한 수요 급증을 반영한 것이다. 구리는 단순히 전력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것뿐 아니라, 반도체, 건설, 전기·전자 디바이스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중요한 원자재다.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는 “구리는 차세대 석유”라며, 미래의 중요한 원자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구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그 배경으로 국가 안보와 산업 자립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미국 내 구리 산업을 부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설팅 기업에 근무 중인 A씨는 KOTRA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국이 가장 많은 구리를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은 주로 칠레, 캐나다 등 인접국에서 구리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이번 관세 조치는 중국과의 무역 경쟁보다는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고 장기적으로 공급망 자립을 도모하려는 정책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구리 산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 내 소비량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관세 부과는 단기적으로 구리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동차, 배터리, 전자부품 등 구리 사용량이 높은 제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며,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둔 기업들 역시 그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CNBC, Bloomberg, New York Times, US Department of Commerce, US Geological Survey, Truth Social, Rio Tinto, Freeport-McMoRan, Ivanhoe Electric,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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