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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동향 및 전망
- 경제·무역
-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무역관 최혜민
- 2025-09-3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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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 대규모 태양광·자가소비 제도에 ESS 의무화 추진
2025년 이후 유틸리티·상업·주거용 ESS 시장 전방위 확산 기대
말레이시아의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s,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 통합과 전력망 현대화에 대한 국가적 의지에 힘입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 성장의 주요 동력은 재생에너지 채택 확대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비용 감소의 장점으로 인해 지배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으며, 유틸리티 규모, 상업용, 주거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순에너지계량제도(Net Energy Metering, NEM)와 대규모 태양광 프로그램(Large Scale Solar, LSS)과 같은 정부 주도의 이니셔티브는 시장 성장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시장에는 국내외 기업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고급 ESS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정의 및 시장 동향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s, ESS)는 현대 에너지 산업에서 점차 핵심적인 구성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SS는 전력 또는 태양열 등과 같은 에너지를 저장한 뒤 필요 시 적절한 품질과 출력으로 전기를 생산해내는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간헐적인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를 전력망에 통합할 수 있도록 하여,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청정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ESS는 전력망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전력망은 때때로 전력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해지면서 불안정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전기를 사용할 경우 전력망의 주파수가 떨어지고, 반대로 수요가 적을 경우 주파수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ESS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며, 저장된 전기를 방출하거나 여분의 전기를 흡수하여 전력망의 주파수와 전압을 안정화시킨다. 이러한 반응은 수 초 내에 이뤄질 수 있어 정전 발생을 방지하고, 가정·산업·상업 시설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ESS를 이용하면 전력 수요가 낮거나 전력 생산량이 과잉인 시점에 여분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반대로 전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점에 저장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러한 충전–저장–방전 사이클은 특히 태양광이나 바이오가스처럼 출력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현대 전력 시스템의 균형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말레이시아의 ESS 시장은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2025년을 기점으로 향후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ASEAN 지역의 에너지저장 시장(말레이시아 포함)은 2023년 기준 USD 332만 규모였으며, 2032년까지 USD 525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배터리 시장만 보더라도 2023년 USD 13억 720만에서 2030년 USD 43억4900만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성장의 주요 요인은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에너지의 확대에 있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전체 발전설비 용량 중 23%인 8.45GW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2025년까지 31%(12.9GW), 2035년까지 40%(18.0GW)로 증가할 것으로 ‘말레이시아 재생에너지 로드맵(MyRER)’에서 제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증가는 에너지 저장 수단의 필요성을 동반하며, 이를 통해 전력망의 신뢰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ESS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잉여 전기를 저장해 후속 소비에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킨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ESS 육성 정책 및 이니셔티브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 여정에 착수했으며, 이의 중심에는 ‘국가에너지전환로드맵(NETR)’이 있다. NETR은 말레이시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으며, 2025년까지 31%, 2035년까지 40%, 2050년까지 70%의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러한 목표는 ‘말레이시아 재생에너지 로드맵(MyRER)’에 의해 구체화됐는데 MyRER은 전력 부문 탈탄소화를 2035년까지 달성하고, 2025년까지 31%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로드맵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고려하면서, 비용 효율성과 시스템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NETR 내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비록 ESS에 대해 구체적인 설치 용량 목표가 설정돼 있지는 않지만, ‘경쟁력 강화’ 및 ‘경제 이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언급되며, ‘책임 있는 전환(Responsible Transition)’을 뒷받침하는 핵심 촉진 프로젝트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말레이시아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기반 인프라로서 ESS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재생에너지 로드맵(MyPer) 비전>

[자료: SEDA 홈페이지]
말레이시아 정부는 다양한 규모와 용도의 ESS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상호 연계된 정책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SS(대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그램은 2016년부터 시행돼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태양광 발전 단가를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확대해왔다. 2024년 4월에는 제5차 입찰(LSS PETRA 5)을 통해 2000MW의 태양광 발전 용량이 공모됐으며, 상업 운전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어 2025년 1월에는 LSS PETRA 5+를 통해 또 다른 2000MWac의 지상형 및 수상형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으며, 이는 2027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은 태양광 전력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ESS 수요를 자연스럽게 증가시키고 있다.
NEM(순 에너지 계량도) 제도는 2016년 처음 도입됐으며, 태양광 발전 사용자가 자가 소비하고 남은 전력을 전력망에 송전해 전기요금 크레딧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2021~2025년 시행되는 NEM 3.0은 가정용(NEM Rakyat) 100MW, 상업·산업용(NEM NOVA) 300MW의 신규 쿼터를 제공하며, 총 2400MW까지 확대 가능하다. NEM 3.0은 ESS와의 결합도 허용하고 있어, 가정이나 기업이 자가 설치형 ESS를 활용해 계량기 이면에서 전력을 저장·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4년 3월 정부는 ‘서민 태양광 인센티브 제도(Solar for Rakyat Incentive Scheme, SolaRIS)’를 도입했으며, NEM Rakyat에 참여하는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에 대해 최대 MYR 4000(약 USD 930)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 태양광 설치를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가정용 ESS 수요를 자극한다.
<말레이시아 NEM 제도>

[자료: SEDA 홈페이지]
2025년 1월부터 새롭게 개편되는 SelCo(자가소비)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전력망에 송전하지 않고 자체 소비 목적으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개정된 제도에서는 비주거용 사용자에 대한 85% 설치용량 제한이 폐지돼, 최대 100%까지 에너지 자급이 가능해졌으며, 지상형 및 수상형 시스템도 허용된다. 또한, 농업 부문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됐다. 특히 중요한 점은 새로운 SelCo 규정에 따라 ESS 설치가 의무화됐다는 점으로, ESS 보급 촉진에 직접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프로그램 외에도, 말레이시아 정부는 ESS를 포함한 녹색기술 보급 가속화를 위해 다양한 세제 및 규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로는 ‘녹색투자세액공제(Green Investment Tax Allowance, GITA)’와 ‘녹색소득면세(Green Income Tax Exemption, GITE)’가 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 내 녹색기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당초 2023년 종료 예정이었던 해당 제도는 2024년 예산안을 통해 2026년까지 연장됐으며, 적용 대상을 수소·풍력·EV 충전소 등으로 확대했다. 이는 ESS 생태계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2025년부터 EV 충전기, 퇴비기, 소형 태양광 시스템 등 친환경 제품 구입 시 최대 MYR 2500(약 USD 580)의 소득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2025년부터 시행되는 ‘에너지효율 및 절감법(EECA)’은 최소 에너지 성능 기준(MEPS) 개정 등을 통해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고 있으며, ESS 통합 성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말레이시아 친환경 투자세액 공제 구조도>

[자료: MGTC 홈페이지]
말레이시아의 ESS 기술 동향
말레이시아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전략은 주로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에 집중돼 있으며, 이는 태양광 및 바이오가스 등 간헐적인 재생에너지의 통합을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21년부터 2039년까지 총 500MW의 배터리 저장 기술 도입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 중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500MW의 BESS 구축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는 태양광 소비 확대와 연계되는 구조로, 세계적인 트렌드와도 일치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 유연성, 대규모 시스템 통합의 용이성 측면에서 가장 우세한 전기화학 기반 저장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고 있는 에너지저장 방식으로는 양수수력(Pumped-Storage Hydroelectric), 태양열 기반 열에너지 저장(Solar Thermal), 압축공기 저장(Compressed-Air Storage), 플라이휠(Flywheels) 등이 있다. 이 중 양수수력(100MW 이상 규모, 80년 이상의 자산 수명)은 전력 수요 피크 완화에 적합한 기술로 꼽히지만,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현재 해당 기술의 신규 개발 계획이 거의 없으며, 단기적인 도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말레이시아가 현재로서는 배터리 기반의 저장 솔루션을 중심으로 에너지 저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틸리티 분야에서 말레이시아의 에너지 사업자들은 전력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간헐적 재생에너지의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ESS를 점차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4년 12월 사라왁 에너지(Sarawak Energy)는 세징캇 발전소 부지에 60MW/82MWh 용량의 말레이시아 최초 유틸리티급 BESS를 설치하였다. 이 시스템은 주파수·전압 조절, 예비전력 확보, 발전 최적화 등 필수 기능을 수행하며, 태양광 전력의 통합을 위한 기반 기술로 기능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틸리티 규모 배터리 저장 설비는 최근 수년간 45% 이상 증가해 공급-수요 균형 유지를 위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 수요가 커지고 있다.
상업·산업에서는 말레이시아 내 기업들은 ESS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비를 절감하며,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고자 한다. 특히 2025년 1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자가소비(SelCo) 프로그램에 따라, 비주거용 태양광 사용자들은 ESS 설치가 의무화된다. 이로 인해 잉여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 시 사용할 수 있게 돼 피크 수요 요금 절감, 에너지 효율성 제고, 정전 시 백업 전력 확보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주거 분야에서는 태양광 패널로부터 생성된 전력을 저장하려는 주택 소유자들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SS를 통해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주거용 BESS 부문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17.99%의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며, 2024년 기준으로도 수익 기준 최대 시장 부문으로 평가된다.
시사점
ESS는 말레이시아 에너지 전환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작동하고 있으며, 전력망 안정성 확보, 간헐성 대응,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ESS 시장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 ESS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다각적이고 유연한 진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단순히 유틸리티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산업용·상업용·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고성장 분야로의 진출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현지 기후에 특화된 기술도 고려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말레이시아 기후에 맞춘 부식방지 설계, 고효율 방열 기술 등 특화된 R&D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통합형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높은 편이다. 스마트그리드, 고급 에너지관리시스템(EMS), AI 기반 전력 최적화 플랫폼 등 한국이 보유한 융합형 기술을 ESS와 결합해 고부가가치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레이시아는 ESS 관련 규제 및 정책이 다양하고, 프로젝트 승인까지 12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부미푸트라 지분 요건, 인허가 절차 대응, 공공 프로젝트 진입을 고려할 때, 현지 정치적 인맥과 제도 이해도가 높은 파트너와의 제휴는 필수적이다. 중대형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합작법인(JV) 설립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제도 장벽을 효과적으로 돌파할 수 있다.
이러한 권고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면, 한국 기업은 말레이시아 ESS 시장 내 복잡한 제도적·기술적 환경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급속히 확장 중인 에너지 전환 생태계 속에서 지속가능한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MIDA, NETR, MITI, datainsightmarket, forinsights, EIA, Solar quarter, TNB, SKrine, Technode, SEDA 등 KOTRA 쿠알라룸푸르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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