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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식이 미래다' 캐나다 신정부가 제시하는 주택난 해소법
  • 트렌드
  • 캐나다
  • 밴쿠버무역관 최희원
  • 2025-07-10
  • 출처 : KOTRA

연방정부 주도 'Build Canada Homes' 정책과 조립식 주택 대규모 공급 계획

에너지 절감·환경 기준 강화에 따른 고기능 건축 기자재 수요 확대

“높은 기술 경쟁력으로 고품질 제품 생산하는 한국 기업… 캐나다 진출 기대” 캐나다 현지 건축사의 전망

조립식 주택’, 캐나다 정부가 선택한 주택난 해소법

 

캐나다는 인구 증가와 건설 인력 부족, 자재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주택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캐나다 모기지 주택공사(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oration, CHMC)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주택 시장 추세가 이어질 경우, 주택 부족 현상 해소를 위해 2030년까지 350만 채의 신규 주택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현재 연간 신규 주택 공급량이 약 25~30만 채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 격차를 줄일 돌파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20255,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 자유당 신정부는 주택난 해소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본격적인 정책 실행에 돌입했다. 캐나다 정부는 Build Canada Homes라는 조직을 설립하고, 정부가 직접 공공 부지를 포함한 대규모 보급형 주택 건설 신규 주택 산업 촉진 보급형 주택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 등을 통해 공공 주택 건설을 주도한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주택 건설 속도를 두 배로 높여, 향후 10년간 캐나다 내 연간 50만 채의 신규 주택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정부는 주택난 해소 정책의 일환으로 조립식 주택(Prefabricated Home)을 제시하며, 혁신적인 조립식 주택 제조업체에 25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부채 금융과 10억 캐나다달러의 지분 투자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립식 주택은 공사 도면에 따라 건축 자재 또는 모듈을 미리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듯이 시공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캐나다 정부는 이 같은 방식을 통해 기존의 현장에서 건설하는 방식 대비 최대 50% 빠르고, 최대 20% 저렴한 시공이 가능하며, 탄소 배출량도 최대 22%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립식 건설 방식과 현장 건설 방식의 단계>

[자료: Modular BC]

 

캐나다 조립식 주택 시장 현황 및 전망

 

시장조사기관 IBISWorld에 의하면, 이동식 주택에 거주하는 캐나다 인구가 캐나다 전체 인구의 약 1%386000명이며, 그중의 절반가량인 199000명이 캐나다 서부의 앨버타(AB)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BC)에 거주 중이다. 참고로 동 자료에서는 전통적인 주택 이외에 조립식 주택과 하우스 보트, 수상 주택 등을 모두 포함하여 이동식 주택(Movable Dwelling)이라는 범주로 표현했다.

 

그중에서도 BC주는 조립식 주택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BC중의 독립 비영리 단체인 모듈러BC(Modular BC)에 따르면, 현재 BC주의 신규 주택 중 약 4.5%가 조립식 형태로 공급되고 있으며, 이 비율은 향후 5년 내 2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통적인 주택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고, 조립식 주택 거주 인구가 많은 AB주와 인접해 있으며, 해상 물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많은 조립식 주택 제조업체들이 BC주에 입지한 데 따른 결과다.

 

조립식 주택에 대한 수요가 서부 지역에 집중된 반면, 제조업체의 생산 시설은 퀘벡(QC)주와 온타리오(ON)주 등 동부 지역에도 다수 분포하고 있다. 이는 수요 중심이 아닌, 동부 지역의 제조 인프라, 기술 인력, 철도 및 도로망을 통한 전국 물류 접근성, 제조업 진흥 정책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된 공급망 구조에 따른 것이다. 특히 ON주와 QC주는 캐나다 전역은 물론 미국 북동부까지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전략적 입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서부 지역의 수요 확대와 동부 지역의 제조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며, 조립식 주택 제조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IBISWorld에 따르면, 캐나다 조립식 주택 제조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40억 미국 달러 규모로 예상되며, 연평균 2.5% 성장해 2029년에는 43억 미국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수치는 캐나다 정부의 Build Canada Homes 정책이 반영되기 전의 추산으로, 실제 성장 속도는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조립식 주택 제조 시장 규모 추이>

(단위: US$ 십억, %)

[자료: IBISWorld 2025.07.03]

: 파란 실선은 연간 수익, 빨간 점선은 변화율을 나타냄

 

이처럼 시장 전망은 확대되고 있지만, 조립식 주택 산업의 전국 단위 확산에는 여전히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주별로 상이한 건축 기준과 인허가 절차, 감정평가 기준의 불확실성, 장거리 운송에 따른 물류 부담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요소는 기술 및 정책 기반이 뒷받침됨에도 불구하고, 조립식 주택 시장의 확대 속도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Build Canada Homes 정책을 통해 규제 및 행정 절차 간소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각 주정부의 건축 허가 기간 단축 이행 현황을 공개 보고하고, 중복된 건축 검사 절차를 제거하며, 조립식 주택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전 승인된 국유지 활용 주택 디자인을 전국에 자율 적용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지역 간 제도 격차를 최소화하고 규격화된 조립식 주택의 보급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다.  

 

이처럼 제도적 기반이 정비되면서, 조립식 건설 방식을 뒷받침할 건축 기자재 전반의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요 품목으로는 고성능 단열재,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시스템, 스마트 계측 장비, IoT 연동 에너지 제어 솔루션 등이 있으며, 건축 자재의 기술 수준 향상이 필수적이다. 특히 캐나다 정부는 모든 신규 건축물에 대해 에너지 효율성과 환경 지속가능성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건축 전 과정의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LCA(Life Cycle Assessment) 기반의 설계와 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시사점

 

캐나다 건설 시장은 단기적인 주거 위기 대응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녹색 건축과 스마트 건설 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절감, 환경 친화, 고속 건설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부합하는 제품과 기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 세 가지 키워드를 모두 충족하는 조립식 주택이 캐나다 주택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조립식 주택과 관련된 고부가가치 기자재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는 추세인 가운데, 캐나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캐나다 진출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고기능 단열재, 스마트 HVAC 솔루션, 에너지 효율 창호 및 패널, IoT 기반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등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한국 기업은 에너지 효율 건축물에 대한 국제 표준인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인증을 획득한 제품을 북미와 유럽 시장에 공급 중이다. 특히 LCA 기반의 지속가능성 인증과 에너지 효율 기준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면, 연방 및 지방정부의 공공 프로젝트에도 참여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Build Canada Homes 정책이 초기 단계에서 공공-민간 협업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하여, 현지 조립식 주택 제조업체(CABN, Alta-Fab )와의 파트너십 등과 같은 간접 진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캐나다 정부는 Build Canada Homes 정책의 일환으로 제조업체에 대규모 일괄 주문을 발주해 지속적인 수요 기반을 창출하고, 캐나다 자국 기술 및 자원(적층목재, 연질 목재 등)을 활용한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제공하며, 기능 인력 양성을 위한 도제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산업 전반의 제도적 변화는 한국 기업에게 다양한 측면의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 기업은 이를 통해 기자재뿐만 아니라 조립식 주택 부품 또는 설계 기술을 이전하거나, 부품 및 자재 공급 계약을 추진하는 데 진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해 전문 기술 인력 양성 측면에서도 협업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전문가들도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 현지에 위치한 제이정 건축사 사무소의 제이정 건축사는 KOTRA 밴쿠버 무역관과의 통화에서 "마크 카니의 이번 정책은 분명 캐나다 조립식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계기지만, 아직까지 실행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디테일이 부족해 업계는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조립식 주택은 자재와 모듈을 사전 제작해야 하는 방식 특성상 웨어하우스 확보가 필수인데, 이는 상당한 자본을 요구하고 물류 차질 발생 시 사업 전반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라며 정책의 실효성을 위해 이러한 리스크 요인이 충분히 고려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한국 건설 업계는 조립식 주택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향후 캐나다 조립식 주택 시장의 기반이 다져진다면 캐나다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활약이 눈에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립식 건설 방식이 향후 캐나다 건설 산업의 주류 방식 중 하나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캐나다 진출을 계획하거나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단기적인 기자재 수출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중장기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변화하는 정책 환경과 산업 구조에 발맞춘 선제적 대응이야말로, 향후 캐나다 조립식 주택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자료: 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oration, 캐나다 자유당의 ‘Build Canada Homes’ 발표 자료, IBISWorlds, Modular BC, 그 외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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