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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어린이 콘텐츠 시장 공략: 현지 파트너에게 듣는 실제 사례와 조언
  • 현장·인터뷰
  • 대만
  • 타이베이무역관 김보림
  • 2025-05-28
  • 출처 : KOTRA

대만 IP 시장의 현실과 도전, 그리고 실전 전략

가족 단위 또는 성인 소비자 타깃 IP 시장 성장 유망

인터뷰 개요


본 인터뷰는 한국 어린이 애니메이션 IP가 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를 중심으로, 현지 콘텐츠 에이전시 대표의 실무 경험을 통해 콘텐츠 현지화 전략과 라이선싱 성공 요인을 살펴보고자 마련되었다. 특히 해당 에이전시가 담당한 3D 자동차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대만 진출 과정을 중심으로, 실제 운영 경험과 주요 전략을 정리했다. KOTRA 타이베이 무역관은 4월 29일, 타이완 신베이시 신좡구 한 카페에서 D사 대표 Alice Tai를 만나 해외 IP 진출 성공사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 캐릭터 IP 테마 공간에서 체험 활동 중인 대만 어린이들>

[자료: D사 공식 페이스북]

 

질문: 간단히 회사 소개와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답변: 우리는 한국의 어린이 애니메이션 IP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콘텐츠 에이전시로, 대만 시장에서 해당 IP의 라이선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장소 기반 오락(Location-Based Entertainment, LBE), 완구, 문구, 식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IP의 현지화를 지원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질문: 처음 어떻게 IP 대리상 업무를 시작하게 됐나?

답변: 처음부터 캐릭터 IP 산업에 몸담을 계획은 없었다. 원래 어린이 교육 콘텐츠를 유통하는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에 '라이선싱’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 어느 날 상사가 갑자기 "내일 라이선스 관련 업체와 미팅이 있으니 네가 대신 가봐"라고 하셨다. 그때까지 '라이선스’가 무슨 뜻인지 몰라 ‘업체 이름인가?’ 하고 "무슨 라이에 무슨 선스인가요?"라고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만큼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우연히 시작된 이 일이 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당시 원작사가 다른 라이선스 전문 업체와 대만 진출을 진행하다가 사업 철수로 인해 우리 회사가 갑자기 그 역할을 이어받게 된 상황이었다. 대만 시장에서 3D 자동차 캐릭터 애니메이션은 매우 생소한 장르였고, 관련 사례도 전무한 상태였다. 아무 기반 없이 시작했지만, 오히려 모든 게 낯설고 새로웠기에 더 절박하게 공부하고 뛰어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질문: IP 런칭 초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답변: 말 그대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했다. 어린이 콘텐츠를 제대로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방송 편성, 완구 총판, 그리고 전문 IP 대리상의 세 축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데, 당시 우리는 방송 편성 외에는 아무 기반도 없는 상태였다. 심지어 방송 편성조차도 아이들이 잘 보지 않는 오후 4시 같은 비인기 시간대에 이뤄졌고, 그만큼 콘텐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나 신뢰도도 낮았다.

어린이 IP는 방송 노출이 잘 돼야 아이들의 인지도가 생기고, 그래야 완구 판매로 연결될 수 있다. 완구 판매가 일정 수준 이상 성과를 내야 문구·식품·생활용품 등 타 산업의 라이선스 파트너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렇게 2차·3차 확장이 이뤄져야만 오프라인 행사도 본격적으로 기획할 수 있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IP 전체의 노출도가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그 출발점인 방송과 유통, 홍보 채널 중 어느 것 하나 안정적인 기반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하나씩 직접 만들 수밖에 없다’는 각오로, 시장 테스트부터 몸으로 부딪히며 시작했다.

 

질문: 해당 IP를 대만 소비자에게 처음 노출시킬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나?

답변: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작품을 정말 꼼꼼하게 보는 것이었다. IP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어떤 세계관과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있는지를 파악했다. 그리고 이 IP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를 분석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3~5세 유아층, 많게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를 타겟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어린이 교육 콘텐츠를 유통하는 회사에 있었고, 운 좋게 거래 중인 유치원이 몇 군데 있었다. 그중 종일반 아이들이 있는 유치원이 있었는데, 이 아이들은 부모님이 데리러 올 때까지 하루 종일 유치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저녁시간에는 선생님이 모자라서 티비를 시청하게 하는 시간이 길다.

이걸 기회로 보고, 본사와 협의 후 해당 IP의 교통안전과 관련된 시리즈물을 무료로 제공했다. 그 외에 캐릭터 밋앤그릿(Meet and Greet: 캐릭터가 등장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오프라인 프로모션 행사) 행사도 소규모로 수차례 진행했다. 무료하게 티비만 보던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고,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내가 맡은 IP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노출되게 됐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모든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방송사와 완구 총판에 공유했다는 점이다. 처음엔 회의적이던 방송사도 밋앤그릿 현장 반응을 보고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해당 IP는 더 좋은 시간대로 편성됐다.

 

질문: 오랜 시간 하나의 IP를 맡은 원동력은 무엇인가?

답변: 내가 맡은 IP를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라, ‘아이’처럼 여긴다. 그리고 나는 IP의 메인 타겟인 3~5세 아이들을 매우 좋아한다. 그 나이대 아이들이 캐릭터를 보고 기뻐하며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큰 행복을 느끼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님들까지 웃게 되는 모습을 보면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실감한다.

밋앤그릿에 참여할 때도 협력사의 라이선싱 제품을 직접 구매하여 아이들에게 나눠주곤 한다. 이는 이벤트 선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진정으로 좋아할 것 같아서 구매하는 것이다. 단순히 담당자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캐릭터가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를 항상 고민하며 행동한다. 내가 이 일을 10년 넘게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진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은 거짓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진심은 사람들, 협력사, 방송사, 소비자들에게 결국 전달된다.

 

질문: 기억에 남는 파트너사와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답변: 처음 파트너사를 찾을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어디일까, 깊이 고민했다. 그러다 떠오른 장소가 슈퍼마켓이었다. 특히 3~5세 어린이들에게 슈퍼마켓은 놀이 공간이다. 부모님 손을 잡고 가는 그 짧은 동선 안에 캐릭터 상품 하나가 아이들의 기억에 깊이 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만의 한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 제안을 했다. 처음엔 반응이 냉담했다. 미팅조차 거절당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했더니 어느 날 "30분만 줄 수 있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30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노트북을 들고 바로 찾아갔다. PT 자료도 준비하여 IP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정성껏 설명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자 내가 먼저 “시간이 다 된 것 같네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하고 일어났는데, 사장님이 "아니에요, 더 이야기합시다. 시간은 괜찮아요"라고 하셨다. 결국 그날 미팅은 2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이후 어린이 과자 코너와 IP의 콜라보가 성사됐다. 마트에서 밋앤그릿 행사도 연달아 진행됐다.

 

질문: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무엇인가?

답변: 내 철학은 간단하다. “먼저 다가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을 선호하지만, 나는 여전히 전화를 먼저 한다. 요즘은 다들 거절당할까 봐 전화하는 걸 망설인다. 그러나 이를 두려워하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거절당해도 괜찮다. 진심으로 관심 있는 파트너라면 두세 번은 더 연락한다.

한 번은 하루에 100통 넘게 전화를 건 적도 있다. 현재는 IP가 워낙 유명해져서 먼저 연락 오는 경우가 많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문을 두드리는 게 일이었다. 나는 IP 대리상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쌍방 소통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콘텐츠를 현지에서 운영할 때는 본사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해당 IP 런칭 초기에는, 매일같이 한국 본사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대만 현장에서 무슨 이슈는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필요하면 본사에서 더 제공할 수 있는 마케팅 자료는 없는지 계속 요청했다. 결국 일이라는 건, 가만히 기다린다고 생기지 않는다. 항상 먼저 움직이고, 두드리고, 계속 확인하는 태도가 있어야 성과로 이어진다.

 

질문: 최근 어린이 IP 사업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답변: 가장 큰 고민은 인구 문제다. IP의 주 타깃이 어린이인데, 출생율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은 곧 '시장 자체가 작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리가 8년 넘게 함께해 온 어린이 양말 파트너사가 있었는데, 최근 MOQ를 못 채워서 계약이 종료됐다. 이런 식으로 '저가형 어린이용 제품’부터 타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사실 대만은 한국과 여러 면에서 비슷한 사회 구조를 갖고 있다. 고령화나 출생율 문제도 유사하다. 그래서 나는 늘 한국을 먼저 참고한다. 앞으로는 어린이 IP를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질문: 대만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 IP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답변: 대만은 전체적으로 한국에 매우 열려 있는 나라다. '한국 콘텐츠’라는 말만 들어도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예전에는 K-pop이나 드라마 중심이었지만, 요즘은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디자인 상품까지 그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대만의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소비자들은 즉각적인 만족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돈을 모으기보다는 지금 행복한 게 더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이 강하기 때문에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소비도 활발히 한다. 팝업스토어에서 수천 대만 달러를 한 번에 사용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IP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IP가 훨씬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한국 IP들이 대만에서 팝업스토어를 활발히 열고 있으며,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시사점


대만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초기 방송 편성과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의 연계가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인터뷰 사례처럼 유치원 시청 시간 활용, 밋앤그릿 행사 개최 등 직접적인 접점 확보가 방송사와 유통 파트너의 관심을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출생율 감소에 따른 유아 시장 축소는 대만에서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어, 향후 캐릭터 IP의 대상 연령층을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가족 단위 또는 성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대만에서는 팝업스토어 등 성인 소비자 대상 캐릭터 마케팅의 반응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성장 기회로 주목할 만하다.

대만은 콘텐츠 수입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몇 년간 한국 IP도 방송 편성 확대, 오프라인 행사 개최, 완구 및 식품 콜라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어린이 채널인 YoYo TV와 MOMO TV는 《뽀롱뽀롱 뽀로로》, 《로보카 폴리》, 《타요》, 《달님이》, 《핑크퐁 아기상어》 등 주요 한국 IP를 지속적으로 방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처럼 진정성 있게 다루는 운영 철학이다. 담당자의 진심 어린 접근은 협력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로 전달되며, 이러한 자세야말로 캐릭터 IP의 장기적인 현지 안착과 브랜드 확산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료: MOMO TV 어린이 채널 공식 홈페이지, YoYo TV 공식 홈페이지, 대만 문화콘텐츠진흥원(TAICCA) '2022-2023 대만 애니메이션 산업 보고서', KOTRA 타이베이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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