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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영국 경제 전망, 시련과 기회의 교차로
- 경제·무역
- 영국
- 런던무역관 남현경
- 2025-01-16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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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가도를 달리는 영국, 2025년 순항하는 경제 예상
그러나 여전히 재정건전성 악화, 노동시장 침체, 지정학적 리스크 등 경제 하방 압력 존재
정부 정책과 외부 요인이 영국의 경제 성장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
2025년 영국 경제는 순조로운 출발이 예상된다. 러-우 사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드디어 잠잠해지고, 줄곧 후퇴하거나 주춤했던 경제성장률도 비로소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재정 건전성 위기, 미국의 정권교체와 그에 따른 수입품 관세 부과 등 대내외 위협요인이 부각되며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까지 영국 경제가 나타내는 지표들은 견조한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 성장률
<영국 5개년 경제성장률>
(단위: %)
[자료: 영국 통계청 및 IMF, KOTRA 런던무역관 가공]
IMF, OECD, 영국 재무성(HM Treasury), 예산책임청(Office for Budget Responsibility, OBR) 등 공신력 있는 다수 기관에서 2025년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1.5% 내외로 예측했다. IMF가 2025년 유로존 성장률을 1.5%, G7 성장률을 1.3%로 예측한 것을 미뤄 볼 때, 영국은 선진국 대비 평균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2024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기도 하다.
<’24/’25년 주요 국가 및 경제권역별 경제성장률 전망>
(단위: %)
시점
영국
미국
Euro Area
G7
2024
0.7
2.7
0.9
0.2
2025
1.5
1.9
1.5
1.3
[자료: IMF(2024.7)]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상승했던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안정화되면서 소비가 회복되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공공 및 민간 부문의 투자가 증가해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경제는 2022년 말 인플레이션이 11%까지 치솟았고,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가 5%까지 인상됐다. 다행히 2024년 말에는 인플레이션율이 정부 목표치인 2%대로 진입했으며, 정책금리도 0.25%p 하락한 4.75%로 마무리됐다.
<(좌)인플레이션 및 (우)기준금리 현황>
[자료: 영란은행]
이와 더불어, 2024년 10월 30일 영국 노동당이 발표한 추계 재정 계획안에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대규모 재정 완화 방안이 포함돼 있어, 이에 따른 영향도 일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이 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이번 재정 완화와 공공 투자 계획은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재정 집행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경제 성장률은 기존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건전성
다만 대규모 재정 완화는 곧 정부 재정의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영국 경제가 전년도 대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속적인 공공 지출 증가로 재정 건전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러-우 사태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공공 지출이 급증하면서, 2020년 영국의 공공부채는 GDP의 100%를 초과했다. 영국에서 공공부채가 GDP 규모를 넘어선 건 1963년 이후 처음이다.
<(좌) GDP 대비 영국 공공부채 (우) 타국 대비 영국 공공부채>
[자료: 영국 통계청(ONS)]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영국 재무부 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ael Reeves)는 사립학교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 에너지 기업에 대한 환경세 부과 등 추가 세수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고용자 부담 국민보험료율 인상(13.8%→15.0%), 자본이득세율 인상(10%→18%, 고소득자는 20%→24%), 에너지 기업 초과이윤세 인상(35%→38%), 사립학교 등록금 VAT(20%) 부과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적극적인 세수 확보 정책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여전히 예상 재정 지출이 확보 가능한 재정을 초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다음 해 예정된 재정 지출 규모는 이전 보수당 정부가 계획했던 수준보다 695억 파운드 증가했지만, 금년에 발표된 세수 확보 방안을 통해 확보될 세수는 약 362억 파운드에 불과하다.
교역
영국은 2023년 기준 총 교역 규모 1조7624만 파운드를 기록하며 세계 4위 무역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체 교역량에서 수출이 49%(8645억 파운드), 수입이 51%(8979억 파운드)를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수출입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수출액은 증가하고 수입액도 소폭 늘어나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최근 수출입 및 무역수지 규모와 동향>
(단위: 십억 파운드, %)
구분
2021
2022
2023
증감율
(2023/2022)
총 교역
1,355.5
1,742.4
1,762.4
1.15
수출
상품
331.2
425.4
394.8
△7.19
서비스
344.8
412.3
469.8
13.95
수입
상품
494.7
642.5
581.5
△9.49
서비스
184.9
262.1
316.4
20.72
수지
-163.5
-217.1
-186.7
14.00
[자료: Global Trade Atlas]
미국 트럼프 정권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의 무역적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영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영국 수출의 22.3%, 수입의 13.2%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 1월 집권 예정인 트럼프 정권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예고했으며, 이러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경제에 상당한 손실을 초래할 뿐 아니라, 경제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서섹스 대학 무역정책센터(Centre for Inclusive Trade Policy)는 "미국이 수입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영국이 입는 경제적 타격은 220억 파운드에 이를 것"이며 "이는 영국의 수출규모를 2.6% 이상 축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주요 수출입 대상국(2023)>
(단위: %)
순위
수입
수출
국가명
비중
국가명
비중
1
미국
13.2
미국
22.3
2
독일
10.0
독일
7.0
3
네덜란드
7.1
아일랜드
6.6
4
프랑스
6.8
네덜란드
6.0
5
중국
6.3
프랑스
5.2
6
스페인
5.1
중국
3.5
7
아일랜드
3.6
스위스
3.3
8
이탈리아
3.8
벨기에
3.1
9
벨기에
3.5
스페인
2.3
10
노르웨이
3.0
이탈리아
2.2
[자료: Department for Business & Trade]
영국이 교역 축소의 위험에 직면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관세 부과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지만, EU와의 관계를 다시 공고히 하거나, 중국 등 제3국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수출 경로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이 보편관세를 실제로 시행하지 않고 협상 도구로만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런던 기반의 씽크탱크인 유럽개혁센터(Centre for European Reform, CER)는 미국이 보편관세를 중국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자국에 유리한 무역 조건을 끌어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경제, 정치, 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영국은 협상 대상국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투자
2024년 10월, 0.25%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향후 매 분기 한 차례씩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2025/26년에는 정책금리가 3%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업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드는 추이에 따라 2025년 네 차례 점진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 발표했다. 다만,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선언과 재정완화 정책 등으로 물가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외부 정세 와 물가상승률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예상만큼 인하되지 않더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공공투자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국내 산업은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레이첼 리브스(Rachael Reeves) 재무부 장관은 2024년 10월 열린 국제 투자 서밋(International Investment Summit)에서 재정 건전성 악화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재정 건전성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국부펀드(National Wealth Fund, NWF)를 통해 청정에너지 등 주요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 제조업, 철강 산업, 녹색 기술 산업 등 주요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국부 펀드(National Wealth Fund)를 조성하고, 총 278억 파운드를 할당했다.
노동시장
2024년 영국 노동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서 냉각됐으나, 2025년으로 접어들면서 수요 우위의 불균형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요 불균형 해소가 공급 증가가 아닌 수요 감소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노동시장 축소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4년 8월 기준, 10개월 연속 일자리 공석률이 감소했으며, 특히 공공부문에서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노동당 정부의 국민보험기금(National Insurance Contribution, NIC) 고용주 기여비율 인상으로 고용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커지면서,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영국의 실업률은 4.4%로 다소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2025년 4.5%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임금 상승률은 기대 인플레이션 둔화와 맞물려 2024년 5%에서 3%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실업률 현황 및 2025년 예상치>
(단위: %)
연도
2021
2022
2023
2024
2025
실업률
3.8%
3.9%
4.0%
4.4%
4.5%(잠정)
[자료: Statista]
노동 생산성 저하, 인구 고령화, 비경제활동 인구 증가 역시 영국 노동시장의 주요 문제로 남아있다. 예를 들어, 2023년 영국의 시간당 GDP는 80달러로, G7 국가 중 네 번째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상위에 있는 미국(98달러), 독일(95달러), 프랑스(93달러)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또한, 비경제활동 인구는 매년 예측치를 초과하며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16-64세 비경제활동 인구 예측치 및 실제 수치 비교(2024.3분기 기준)>
(단위: 천 명)
시점
실제 비경제활동 인구
2019년 예측치
2022년 예측치
2023년
9,168
8,834
8,996
2024년
9,248
8,932
9,090
[자료: 영국 통계청(2023.3), KOTRA 런던무역관 가공]
게다가 2024년 7월 집권한 노동당은 비정규직 채용 금지, 부당해고 최소 인정기간(2년) 축소, 병가 지급 대기기간 폐지, 임금 인상 등 친노동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러한 정책이 향후 노동생산성에 더욱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노동당 정부가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만큼, 영국은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10월, 영국 정부는 Invest 2035라는 산업 전략집을 발간하고, 10개년 산업 육성 정책의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특히 이번 전략집에서는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기술, 데이터, 인재 유치, 규제 등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항목들을 중심적으로 다뤘다. Invest 2035에서 밝힌 집중 육성 분야로는 첨단 제조(Advanced Manufacturing), 청정에너지(Clean Energy),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 방위(Defence), 디지털 기술(Digital and Technology), 금융 서비스(Financial Services), 생명과학(Life Sciences), 전문 경영업(Professional and Business Services)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영국 정부 웹사이트의 Invest 203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Invest 2035를 시작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논의(Consultation)를 진행한 뒤, 2025년 봄에 맞춰 산업 전략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 내용을 담은 영국 재무부의 춘계 경제전망(Spring Forecast 2025)은 2025년 3월 2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시사점
2025년은 안개 낀 하늘처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눈에 띄는 위기는 지나갔으나, 지정학적 불안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노동시장 침체, 재정 건전성 악화 등 여러 불안 요인이 존재한다. 영국은 경제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 및 유럽연합과의 외교관계 재정립 등을 추진하고, 여러 유럽 국가들과 무역, 에너지, 기술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럽 외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구축하기 위해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같은 다자 간 경제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GDP 추이>
[자료: 영국 통계청(ONS), KOTRA 런던무역관 가공]
안개 속의 시국에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영국이 드디어 진정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은 2022/23년도에 팬데믹 이전 수준의 GDP를 간신히 유지했으나, 2025년 성장률이 1.5%로 예측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수준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성장 추세 속에서 정부 정책 및 외부 요인 등이 영국의 경제 성장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자료: ONS, IMF, DBT, GOV.UK, Statista, KOTRA 런던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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