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강력한 법적 체계, 비즈니스 친화적인 환경, 전략적 위치, 혁신적인 생태계 등 여러 긍정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식재산권(IP) 및 투자의 국제화를 위한 글로벌 허브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친기업적인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정부 기관의 노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특허청(IPOS, Intellectual Property Office of Singapore)은 싱가포르의 IP 관리와 보호를 전담하는 국가기관으로 IP 보호, 등록 및 집행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POS의 전략 계획인 ‘싱가포르 지식재산권 전략 2030(SIPS 2030, Singapore Intellectual Property Strategy 2030)’은 지재권과 관련된 동남아 표준으로 여겨질 뿐 아니라, 싱가포르에 진출하고자 하는 외국 기업들이 법인을 설립할 경우 싱가포르 회계 및 기업규제청(ACRA, Accountng and Corporate Regulatory Authority)과 연계된 IP 지원 서비스를 초기 단계부터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듯 싱가포르의 IP 국제화와 관련된 주요 전략과 성공사례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싱가포르 지식재산권 전략 2030(SIPS 2030) 주요 내용 및 IP 국제화 전략

SIPS 2030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경제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려는 싱가포르 정부의 장기 계획으로, 글로벌 IP 허브로서 싱가포르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이 전략은 세 가지 핵심 축을 가지고 있으며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SIPS 2030의 3대 주요 목표>

[자료: IPOS(싱가포르 특허청)]

<SIPS 2030 전략 및 비전 도식화>

[자료: IPOS(싱가포르 특허청)]

SIPS 2030의 특징은 단순히 싱가포르에 소재한 현지 기업의 IP 이슈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23년 미국상공회의소 산하 글로벌혁신정책센터(GIPC)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종합 국제지식재산지수(IP Index)는 11위를, 저작권 분야는 2위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경우는 IP Index는 싱가포르에 바로 이어서 12위를 차지했으나, 저작권 분야는 7위에 위치했다.

IP 허브에서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서비스

IP 보호 관련 전문성을 가진 로펌 CHP Law LLC의 디렉터 K 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혁신에 대한 강조는 지적 재산에 대한 강력한 보호로 이어지며, 첨단 기술과 혁신의 중심지로 싱가포르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싱가포르에 기반한 IP 출원은 증가 추세에 있다”라고 한다. 즉,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은, 상표와 특허 출원의 첫 단계로서 싱가포르를 진출지역으로 고려할 유인이 크다는 뜻이다. 이처럼 싱가포르의 IP 전략(SIPS 2030)에는 혁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고안된 여러 이니셔티브가 포함돼 있으며, 약 10개 이상의 국가 부처 및 공공 기관이 참여하는 동 이니셔티브는 중소기업 및 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사항을 담고 있다.

<비즈니스 혁신 및 IP 지원을 위한 단계별, 기관별 지원 이니셔티브>

[자료: SIPS 2030 체계도]

이 중 특히 ASPEC과 GPPH는 특허권 심사 및 확보와 관련된 빠른 심사를 지원하고 있어, 싱가포르에서의 특허 출원 이후 이후 ASEAN 인근국으로 비즈니스 확장을 희망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 특허청(IPOS)은 2014년부터 GPPH 프로그램에 가입해, 이니셔티브를 선도해 왔다. 그 결과 IPOS Go 앱과 같은 IP 출원 간소화 관리 플랫폼에 ASPEC 및 GPPH에 대한 신청 절차를 자동화하는 등 인프라 제공을 통해 기업에 복잡한 국제 IP 제도에 대한 이해를 용이하게 하고 일종의 특허 전략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뿐 아니라 싱가포르를 아시아태평앙 지역본부로 사용하는 다수의 다국적 기업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IPOS 앱 소개 및 신청 단계별 화면>

[자료: IPOS]

IP 보호와 관련된 글로벌 기업 Grab의 우수사례

EDB에서 작성한 Singapore business friendly environment 기사에 따르면, IP 보호 관련 ASPEC을 잘 활용한 글로벌 기업으로는 Grab이 있다. Grab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플랫폼 중 하나로 차량 호출 서비스, 음식 배달, 식료품 배달, 모바일 결제,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됐으나, 현재 본사는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으며 아세안 8개국 약 400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위해 Grab은 실시간 운송 및 배달 추적을 위한 알고리즘, 데이트 분석, 결제 방식과 관련된 특허를 지속적으로 출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쟁사와의 IP 분쟁을 예방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혁신의 노력이 필요했다.

<Grab 기업 로고 및 대표이미지>

[자료: Grab]

Grab은 아세안 특허 심사 협력체(ASPEC)가 제공하는 효율적인 특허 심사 프레임워크를 통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특허 보호를 성공적으로 확보하며 기술 혁신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했다. 일반적으로 개별 국가마다 언어 요건, IP 심사 및 보호를 위한 내부 절차가 다르나, ASPEC은 단일 언어로 작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한 회원국의 심사 보고서를 다른 국가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복 절차를 대폭 줄이고 심사 시간을 단축했다. 이를 통해 Grab은 번역 및 심사 비용을 절감하고, 각국의 상이한 특허 절차로 인한 지연을 극복하며 빠른 시장 진출이 가능했다. Grab의 IP 책임자는 ASPEC이 기술 중심 기업들이 지역 및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통로로 작용했다고 평가하며, 이를 통해 Grab은 아세안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결론

싱가포르는 강력한 법적 체계와 혁신 생태계를 기반으로 지식재산권(IP) 허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특허를 신속히 확보하고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특허청(IPOS)의 이니셔티브 아래 권장되는 ASPEC 및 GPPH 활용은 기업들의 특허 심사 속도를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한다. Grab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성공 사례로, ASPEC의 효율적인 심사 프레임워크를 통해 동남아 시장 전역에서 기술 특허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며 시장 선도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보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R&D 센터 및 본사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증가와 고용창출로 이어질 뿐 아니라 무형자산 기반의 경제를 성장시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가속화한다.

한편, 많은 한국 기업들 역시 해외 시장에서 특허를 보호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아세안 회원국이 아니므로 ASPEC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 및 개별 국가와의 IP 관련 협정을 통해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GPPH의 초기 멤버로, 2014년부터 참여하며 글로벌 특허 심사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IP 허브로 자리 잡고자 하는 싱가포르의 국제화 전략과 지원 이니셔티브는 아세안으로 진출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두드리는 수많은 한국의 중소 혁신 기업에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싱가포르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보조금, 인센티브 및 IP 보호 플랫폼 및 이니셔티브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과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싱가포르의 IP 국제화 전략은 글로벌 기업에 신뢰받는 IP 허브로서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유망한 기업을 유치해 내고 있다.

자료: 싱가포르 특허청(IPOS) 홈페이지, SIPS 2030 보고서, EDB 기업성공사례 발간자료, CHP 법률 사무소 자료, 현지 언론 등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