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탄소중립을 위해 한국과 호주에서 주목하는 기술은?
- 외부전문가 기고
- 호주
- 멜버른무역관 조미영
- 2024-12-13
- 출처 : KOTRA
-
호주 정부, 탄소 포집·저장(CCS) 정책지원 발표
한-호 양국 기업, CCS 및 이산화탄소 국가 간 이동 프로젝트 협력 강화
강지선,Head of Industry Groups, Australia-Korea Business Council
한국은 중국, 일본에 이은 호주의 3위 수출 대상국이자 전체 교역 규모로는 4위 교역국이다. 호주는 세계 6위에 이르는 넓은 국토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1차 산업이 발달한 반면 높은 임금과 생산비용 등으로 제조업은 쇠퇴한 상황이다. 한국은 호주에서 주요 자원과 에너지를 수입, 우수한 첨단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철강, 자동차, 선박, 배터리, 가전제품 등을 수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4%에 이르며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LNG)는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한국은 호주에서 가장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호주는 경유, 휘발유, 항공유 등 한국 석유제품의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이처럼 양국은 경제, 정치, 지정학적으로 에너지 공급망 내 가장 긴밀하고 중요한 파트너로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함께 노력해 왔다.
전문가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경제 발전과 직결된 산업의 상당 부분이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에 의존, 탈탄소화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향후 탄소 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지질 내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지역 내에 고르게 분포돼 있지 않아 국경 간 이산화탄소 이동 프로젝트가 CCS 트렌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에 필수적인 CCS 기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최장 200년까지 머물 수 있다고 한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탄소 포집·저장을 확대하지 않을 시 2050년까지 넷제로 배출량을 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기에 남아있는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에 많은 국가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다.
2024년 11월 글로벌 탄소 포집 및 저장 연구소(Global Carbon Capture and Storage Institute)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 CCS 산업이 크게 성장해 전 세계에 50개의 시설이 운영 중이며 44개 프로젝트가 건설 중이라고 한다. 2024년 7월 기준 전년 대비 60% 증가한 628개 CCS 프로젝트의 개발이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호주의 경우, 현재 상업용으로 고르곤(Gorgon) CCS 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배로 섬(Barrow Island) 아래 지층에 약 900만 톤이 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했다. 이 외에도 완공을 앞둔 남호주주의 뭄바(Moomba) CCS 프로젝트를 포함해 15개의 프로젝트가 개발 중이다. 뭄바 프로젝트는 2억2000만 호주 달러 규모로 Santos와 Beach Energy가 합작 투자사로 참여했다. 인근 가스 플랜트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고갈된 해안 가스전에 저장하기 위해 파이프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호주의 CCS 프로젝트 조감도>
[자료: 호주 지질자원연구소(Geoscience Australia)]
호주 정부의 CCS 지원정책
마들렌 킹(Madeleine King) 호주 자원부 장관은 2024년 7월 멜버른에서 개최된 Carbon Capture APAC 2024 컨퍼런스에서 호주의 에너지 전환 미래를 위해 CCS 기술을 도입해야 하며, 이는 무역 파트너의 탈탄소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지하 지질 구조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며, 호주에서 진행해 온 일부 프로젝트는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CCS 기술이 실현되고 있다는 증거가 존재하며 앞으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산업과학자원부는 2024년 5월 미래 가스 전략(Future Gas Strategy)을 발표했다. 5가지 실천 항목에는 이산화탄소의 지질학적 저장을 촉진하고 지역의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promote geological storage of CO₂ and support our region’s transition to net-zero)하는 것을 포함한다. 호주 기후변화청(Climate Change Authority)에서도CCS 기술 등이 포함된 관련 산업을 위한 탈탄소화 전략을 개발 중이다.
2024~2025년 호주 정부의 연방 예산에서 호주 지질자원연구소(Geoscience Australia)의 이산화탄소 저장 가능성을 포함한 호주의 지하 자원을 종합적으로 지도화(mapping)하는 프로젝트에 10년간 5억5610만 호주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참고로 호주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데 적합한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해상 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저장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새로운 부지를 탐색하기 위해, 35년간 호주의 자원조달(Resourcing Australia's Prosperity) 프로그램에 34억 호주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호주에서 온실 가스 저장 관련 규제 프레임워크는 남호주주, 빅토리아주, 퀸즐랜드주, 서호주주, 연방 정부의 해상 관할지에 도입됐다. 또한, 2023년 11월 연방 정부는 이산화탄소의 국가 간 이송을 가능하게 하는 런던 의정서 개정안을 비준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과 호주에서 협력 중인 CCS 프로젝트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내 제조업 비중은 2020년 기준,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4%)의 두 배에 가깝다. 또한 제조업 총산출의 절반 정도가 해외에서 소비되거나 해외 생산 과정의 중간재로 사용된다고 한다. 기후변화 대응과 글로벌 공급망 내 탈탄소화 목표 달성에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라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의 2030년 감축목표를 기존 1040만 톤에서 1120만 톤으로 80만 톤 확대했다. 이에 따라 CCS 기술 개발과 관련 사업 추진이 시급한 상황이며 한국의 경우 탄소 저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호주를 포함한 해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4년 SK 어스온은 호주에서 진행된 해상 탄소 저장소 탐사권 입찰에서 호주 북부 해상에 위치한 G-15-AP 광구 공동 탐사권을 획득했다. SK 어스온(20%), 호주 에너지투자전문기업 InCapture(75%), 호주 CCS 전문기술 컨설팅 업체 CarbonCQ(5%) 사와 함께 개발에 참여한다. SK어스온에 따르면, 약 6년간 해당 광구의 저장 용량 및 사업성 평가를 진행, 이산화탄소 저장소 개발 여부를 결정, 이후 사업성이 검증되면 추가 입찰 없이 호주 정부로부터 개발∙주입권을 확보해 2030년부터 본격적인 이산화탄소 주입 사업을 이어간다.
이에 앞서 SK E&S는 2012년부터 개발에 참여해 온 바로사(Barossa) 가스전에 상용화된 CCS 기술을 적용해 저탄소 LNG를 생산하고 연평균 약 130만 톤을 한국으로 운송해 블루수소 생산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2025년 이후 바로사 가스전 생산이 시작되면 LNG 수급 안정화 및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이며, 천연가스 및 블루수소 생산 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호주 인근 동티모르의 바유-운단(Bayu-Undan) 고갈 가스전에 묻기 위해 호주 및 동티모르와 다자간 협상을 진행해 왔다.
2024년 11월 호주의 에너지 기업 Pilot Energy는 한국의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제도(CHPS, Clean Hydrogen Portfolio Standard)의 청정 암모니아 공급 업체로 사전 자격을 획득했다. Pilot Energy는 한국남부발전(KOSPO)이 이끄는 한국 컨소시엄(K-Consortium)과 협력해 Mid West Clean Energy Project(MWCEP)를 진행 중이다. 한국의 동서발전, 삼성물산, 어프로티움이 참여한 동 컨소시엄은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2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 프로젝트에 대한 포괄적인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MWCEP는 서호주주의 애로스미스(Arrowsmith) 지역에 있는 클리프 헤드(Cliff Head) 유전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 매년 약 100만 톤의 깨끗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클리프 헤드는 호주 최초의 해상 CCS 승인을 받았으며, MWCEP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행하는 이산화탄소 99%를 포집, 해역 지층에 저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 연간 250만 톤씩, 최대 67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시사점
한국과 호주 경제는 상호보완적 통상관계를 기반으로 정부를 비롯해 기업, 산업, 민간 차원의 교류와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202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호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산화탄소 저장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의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추진 중인 CCS 및 국가 간 이산화탄소 이동 프로젝트는 향후 양국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경우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CCS 기술에 주목, 세액 공제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해 민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필수적인 기술로 주목받는 CCS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막대한 투자, 관련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양국 정부 차원의 정책지원과 법안,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자료: 국제에너지기구, 글로벌 탄소 포집 및 저장 연구소, 호주 산업과학자원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업 보도자료 등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의 저작물인 ([기고] 탄소중립을 위해 한국과 호주에서 주목하는 기술은?)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다가오는 미국 'CES 2025', 기술 트렌드 전망 미리보기
미국 2024-12-13
-
2
비전 2030을 향한 한-사우디 프로젝트 성과와 발전
사우디아라비아 2024-12-13
-
3
한-호 연기금 심포지엄을 통해 비교해 본 한국과 호주의 연기금 투자 현황
호주 2024-12-12
-
4
2024 호주 수소산업 정보
호주 2024-04-24
-
5
2024년 호주 광업 산업 정보
호주 2024-12-13
-
6
대만 탄소부담금 제도 본격화… 대만형 CBAM도 ‘꿈틀’
대만 2024-12-09
-
1
2024년 호주 광업 산업 정보
호주 2024-12-13
-
2
2024 호주 수소산업 정보
호주 2024-04-24
-
3
2021년 호주 광업 정보
호주 2022-01-04
-
4
2021년 호주 의료기기 산업 정보
호주 2021-12-27
-
5
2021년 호주 인프라 산업 정보
호주 2021-12-27
-
6
2021년 호주 재생에너지 산업 정보
호주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