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뷰티 산업엔 많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타오바오(淘宝), 징둥(京东)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 외에도 다양한 유통 채널이 존재한다. 이 중 소규모 피부관리실, 화장품 판매점 등에서 운영하는 로컬 뷰티 전시회가 주목받고 있다. 전시회 참가 기업들은 타겟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의 세분화된 효능을 강조하고, 낮은 원가에 높은 마진율을 자랑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KOTRA 톈진무역관도 전시회에서 한국관을 설치하고, 국내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전시해 현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로컬 뷰티 전시회는 참관자 대다수가 비교적 소규모의 유통상들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 큰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들의 수요와 마케팅 노하우를 파악하면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024년(추계) 중국 톈진 뷰티 전시회 개요

2024년 제20회 중국 톈진 추계 뷰티 전시회(2024年第20届天津秋季美容博览会, 이하 톈진 미박회)가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중국 톈진시에서 열렸다. 이 전시회는 톈진시의 대표적인 뷰티 산업 전시회로, 2022년부터는 춘계와 추계로 나누어 연 2회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선 에스테틱 화장품, 일용 화학품(샴푸, 바디워시 등), 의료 미용,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이 전시됐다. 1만3000㎡ 규모의 전시관에서 열린 행사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참관객 중 전문 바이어 비율도 높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KOTRA 톈진무역관은 한국관을 꾸려 20개의 한국기업 제품을 전시했고, 전시 현장에서 다른 부스 운영자 및 참관객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진행했다.

<톈진 메이쟝(梅江)전시장에서 개최된 2024년 톈진 추계 뷰티 전시회>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전시회 개최 개요>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전시 품목 중엔 미백, 여드름치료 등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이 가장 많아

이번 뷰티 전시회에서 가장 많이 전시된 제품은 미백, 여드름 치료, 주근깨 제거 등의 스킨케어 제품으로, 전시된 제품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또한, 네일, 눈썹, 속눈썹 등 다른 신체 부위 관리 제품도 약 30%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샴푸, 클렌징폼, 오일 등 일용 화학품의 신제품도 일부 전시됐다. 전체 전시품 중 약 90%는 업소용 제품으로, 이 중 일부만 화장품 매점에 유통되거나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다양한 전시 품목>

*상단: 매니·페디큐어, 눈썹·속눈썹 관리용 제품 샘플

*하단: 기능별로 진열한 에스테틱 화장품 샘플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화장품 외에도 의료 미용과 웰빙 제품들이 전체 전시품의 약 10%를 차지했다. 레이저·물광·초음파 등 피부 관리용 의료 장비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에서 자체 개발한 적외선 물리치료기, 스팀 안대 건강관리용 기계 및 관련 신제품도 많이 전시됐다. 이 외에도 쑥, 인삼, 아마씨 등 천연 원료로 만든 건강 제품과 액세서리, 업소용 마사지 침대와 소모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기타 전시기업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의료미용 장비, 주사침, 스팀 안대, 마사지 침대 등 다양한 전시품>

[자료 :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대부분의 전시품은 중저가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KOTRA 톈진무역관에서 방문한 스킨케어 부스의 메인 전시품 보습크림은 유통상 구매 가격이 60ml당 30~100위안(한화 약 5700~1만9200원)이었고, 소비자 가격은 100~200위안(한화 약 1만9200~3만84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유사한 프랑스 브랜드 제품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KOTRA 톈진무역관이 전시회 주관 매니저 A 씨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전시회에서 제품의 가격이 낮은 이유는 참관객 중 전문 바이어들의 수요 변화가 전시 품목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역 소규모 피부관리실, 화장품 판매점 및 유통상 등 관계자가 주요 참관객

전시회는 주로 현지 중소 규모의 피부관리실과 화장품 판매점 운영자들이 참석하는 주요 소싱 채널 중 하나이다. KOTRA 톈진무역관에서 운영한 한국관에는 화장품, 건강식품 등이 전시됐는데, 방문한 100여 명의 참관객 중 절반 이상이 중소 규모의 피부관리실 운영자였으며, 이중 약 30% 이상은 뷰티 제품 유통상이거나 작은 화장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신제품을 찾아보거나 혹은 기존 인기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뷰티와 웰빙 제품에 관심 있는 일반 소비자와 예비 창업자들이 약 10%를 차지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KOTRA 톈진무역관에서 운영한 한국관 현장>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전시 기업 중에는 공장이나 총판 대리상의 비중이 작았지만 지역별 대리상과 일반 벤더사 비중이 높았다. KOTRA 톈진무역관이 인터뷰한 전시회 참관 바이어들은 대부분 소규모 유통상으로, 이들의 월 매출액은 대략 1~10만 위안(한화 약 192만~1900만 원) 수준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시 기업들은 뷰티 전시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기존 제품의 판촉 행사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또한 전시 기업들은 부스 방문자들의 문의 내용과 구매 성향을 즉각 파악해 현장 전시 제품과 마케팅 방식을 조정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전기 부스 판촉 행사에 모인 참관객들>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참가 기업의 제품 개발과 마케팅 노하우

1) 제품 기능 세분화, 효능 부각

참가 기업들은 제품을 미백, 여드름 치료 등으로 세분화하고, 효능과 이를 소비자가 체감하는 시점을 강조했다. 뷰티 전시회 참가기업 Z사는 효능을 26가지로 세분화한 제품들을 전시했는데, 제품 설명서에는 해당 제품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피부 유형에 대한 설명도 적혀있었다. 이는 참관객들의 관심사를 고려할 때, 적절한 전시 방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OTRA 톈진무역관이 운영한 한국관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도 ‘제품의 효능이 무엇인지’와 ‘언제 효과가 나타나는지’였다. 전시회의 주요 참가자인 소규모 유통상들은 소비자와 매일 접촉하고 소통하면서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았던 공통 질문을 전달해준 셈이다. 즉, 이들의 문의 사항은 곧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점과 선호를 반영한다.

<기능별로 분류하고 효능을 설명한 전시품과 샘플>

* 왼쪽: 26종 기능별로 분류한 크림 샘플과 세부 효과 설명

*오른쪽: '주근깨 2초 제거' 등 효과를 최대한 강조하는 홍보문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2) 판매 가격 대비 원가가 낮고 마진율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전시된 제품 중 상당수는 원가가 낮고 마진율이 높은 제품들이었다. 전시 기업 Y사의 마스크 팩, 머드 팩, 에센스 등은 공급 가격이 1매당 0.33위안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판매 가격은 4위안으로 마진율이 10배에 달했다. Y사는 KOTRA 톈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소규모 대리상, 화장품 판매점, 개인 유통자를 포함한 모든 판매자에게 충분한 마진율을 남겨 주기 위해 제품의 효능을 유지하면서 원가를 최대한 낮추고 있다"라고 전했다.

<원가가 낮고 마진율이 높은 마스크 팩, 에센스 등 전시품>

*(유통상 구매 가격) 에센스 70위안/세트, 마스크 팩 1.99위안/박스, 머드팩 9.9위안/500g

(소비자 판매 가격) 에센스 150위안/세트, 마스크 팩 25위안/박스, 머드팩 30위안/500g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중국은 지역별로 고부가가치의 뷰티, 웰빙 제품을 생산하는데, 이번 뷰티 전시회에서는 허난성(河南省)의 쑥뜸, 운남(云南)의 에센스 오일, 신장(新疆)의 아마씨 등으로 만든 제품을 전시한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 제품은 원가가 비교적 낮지만 마케팅 전략과 판매 장소에 따라 판매가격을 높게 설정하기도 한다. 공장에서 지역 대리상을 거쳐 대리상에서 유통업체로, 유통업체에서 소비자에게로 유통되고 판매되는 과정에서 마진율이 최소 50%에서 최대 수십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제품들은 전시회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바이어와 예비 창업자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한 유망 품목들로 평가될 수 있겠다.

<쑥뜸 등 건강관리 용품>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알리바바(1688.com)]

3) 제품부터 가게 운영까지 창업 노하우 컨설팅 제공

전시회엔 제품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고, 헤어관리, 피부관리 제품을 홍보하며 가게를 차리는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전시 부스도 있었다. 편의점, 밀크티 프랜차이즈처럼 가게 수를 확장하고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가맹점 오픈에 대한 가이드 비용으로 수익을 얻는 브랜드들이 이번 뷰티 전시회에 많이 참가했다. 두피관리 브랜드인 셰허우(邂逅)의 모회사 X사는 전시회 현장에서 제품과 창업 가이드를 포함한 패키지를 선보였는데, 299위안(한화 약 5만7600원)에 두피 케어 제품 1세트, 자사 매장에서 두피 관리 체험 5회, 가게·제품 홍보용 쇼트 클립 촬영 수업 등 총 9개 항목을 포함한 패키지를 제공했다. 전시회 현장에서 예비 창업자나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는 전시회 참관객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한 결과, 3일 내내 부스에 많은 참관객이 모였다.

<셰허우(邂逅)의 뷰티 전시회 홍보 브로셔>

*왼쪽: 299위안에 두피 케어 제품, 두피 관리 체험 5회 등 총 9가지 항목 제공

*오른쪽: 패키지 세부 내용, 행사 현장, 제품 효과 등 설명

[자료: KOTRA 톈진무역관 촬영]

시사점

이번 톈진 뷰티 전시회에선 에스테틱, 헤어·매니큐어·눈썹 관리 제품 등 로컬 뷰티 산업의 동향과 소비자 선호를 잘 반영한 제품들이 많이 전시됐으며, 특히 소규모 유통사와 피부관리실 운영자들의 실제 수요를 파악할 수 있었다. 대형 전시회에서는 파악하기 힘든, 아주 구체적인 시장 수요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소형 전시회의 장점이라 볼 수 있다.

KOTRA 톈진무역관이 전시회 기간 만난 200여 개 참가기업 중 약 40개 사는 향후 한국관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과 그들의 전시 제품에도 지속 관심을 가질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뷰티 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도 대규모 전시회를 비롯한 소규모 로컬 뷰티 전시회 참가를 통해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시장 수요를 파악한다면 성공적인 진출의 밑거름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자료: 톈진 뷰티 전시회 홈페이지(sdmbgj.com), 북방망(Enorth.com.cn), 진윈(津云), 알리바바(1688.com), KOTRA 톈진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