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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칠레 지방선거 결과의 정치경제적 영향 전망
  • 경제·무역
  • 칠레
  • 산티아고무역관 김죽현
  • 2024-12-09
  • 출처 : KOTRA

보수 야당의 확장과 보리치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의 리더십 위기

경제정책 우향화 점쳐져

2024 칠레 지방선거 개요


지난 2024년 10월 26일과 27일 양일 간 전국 345개 지방 자치구에서 주지사, 지자체장, 시의원, 주의원을 선출하는 지방 선거가 개최되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복잡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진행되었다. 최근 발생한 몬살베(Manuel Monsalve) 사건과 녹음파일 유출 사건이 여당과 야당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몬살베 사건은 여당 내 주요 인물인 몬살베가 기소되면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으로 여당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었다. 한편, 녹음파일 유출 사건은 약 1년전 발생한 야당 주요 인물들의 음성 파일 유출 사건으로, 불법적인 정치적 압박과 부적절한 의사소통 내용이 드러나면서 야당 내부의 분열과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러한 사건들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불신을 키우고, 선거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의무투표제의 도입


한국과 다른 칠레 선거의 특이한 점은 투표가 의무라는 점이다. 칠레의 모든 유권자들은   야만 하며,    금을 내야하거나   수 있다. 레는 2022년부터 의무투표를 도입하였으며, 덕분에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무려 84.84%에 달하면서 2021년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하지만 의무투표제 시행으로 무효표와 백지표의 비율 증가라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특히, 시의원 선거에서 무효표와 백지표 비율이 최다득표 후보자의 득표율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했다. 이는 유권자들이 현 정치 시스템 및 정권의 주요 정치, 경제, 사회 정책에 전반적으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2025년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이고 있다.

 

<칠레 지방선거 선출 과정>

주지사

ㅇ 전국 16개 지역에서 각 1명씩  16명의 광역지사 선출

ㅇ 이번 선거 출마 후보자는  101

ㅇ 후보자가 유효투표의 40% 이상을 득표하면 당선

ㅇ 40%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1124(일요일)에 진행될 예정

지자체장

ㅇ 전국 345개 지자체에서  1명의 장이 선출되며, 결선 투표는 없음 

ㅇ 이번 선거 출마 후보자는  1,573

구의원

ㅇ 전국 345개 지자체에서 총 2,256명의 시의원이 선출

ㅇ 지역 인구에 따라 지자체별로 6명,8명, 또는 10명의 시의원이 선출

 이번 선거에 등록된 시의원 후보자는 13,847명

주의원

ㅇ 전국 16개 지역에서 총 302명의 광역의원 선출 

ㅇ 지역 인구에 따라 2~11명의 광역의원이 선출

ㅇ 이번 선거에 출마한 광역의원 후보자는 총 2,515명

[자료: 칠레국회도서관(BCN)]


<칠레의 주요 정당 및 정당연합>

정당 약자

정당명(스페인어)

정당명(한국어)

정치 성향

FA

Frente Amplio

진보연합

좌파

PC

Partido Comunista

공산당

좌파

DC

Democracia Cristiana

기독교민주당

중도좌파

PPD

Partido Por la Democracia

민주당

좌파

PS

Partido Socialista

사회당

좌파

PDG

Partido de la Gente

공산당

좌파

EVO

Evopoli

정치적 진보당

우파

ChV

Chile Vamos

함께 가는 칠레

우파

PLR

Partido Republicadno

공화당

우파

RN

Renovación Nacional

국가개혁당

우파

UDI

Unión Demócrata Independiente

독립민주연합

우파

PSC

Partido Social Cristiano

기독교사회당

우파

[자료: 칠레국회도서관(BCN)] 


주요 선거결과

 

우파 진영인 함께 가는 칠레(Chile Vamos)와 공화당이 선거를 주도하는 가운데, 여당인 Frente Amplio(진보연합)는 일부 주요 지역에서 고배를 마셨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수도인 산티아고를 비롯해 총 131개 지자체에서 시장직을 확보했다. 반면 여당은 마이푸, 비냐 델 마르, 발파라이소 등의 주요 지역을 포함해 총 111개 지자체에서 승리를 거뒀으며, 무소속 당선은 103석이다.

현 보리치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27%)과 높아지는 범죄율, 지방 당국의 부패 혐의 등이 여당에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범죄율의 경우, 2024년 1분기 동안 살인 사건이 급증하면서, 2019년 동기 대비 두 배(1,200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주지사 선거는 16개 주에서 진행되었고, 현재 5개 주에서만 주지사가 선출되었으며, 나머지 11개 주에서는 11월 24일에 있을 2차 결선투표를 통해 주지사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지방 선거는 칠레 정치의 주요 변화를 나타내며, 향후 2차 결선투표와 각 당의 전략에 따라 정치적 판도가 더욱 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장 선거결과>

[자료: 칠레선거관리위원회(Servel) 기반 산티아고무역관 편집]


 

여당의 위기와 야당의 기회


2024년 칠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받은 성적표는 좌파 진영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여당은 비냐 델 마르, 발파라이소, 마이푸에서 시장직을 거머쥐며 총 111개의 시장직을 확보했으나, 이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40석이나 적은 숫자이다. 또한, 여당 후보가 재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전 선거에 비해 지지율은 크게 낮아진 경우도 있다. 

한편 이번 선거를 통해 여당 내 강력한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점도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 보다노비치(Vodanovic)와 클라우디오 오레고(Claudio Orrego)가 있는데, 보다노비치는 대통령 선거 출마 계획을 부인하며 지역에 집중할 것이라 밝혔고, 오레고는 무소속 후보로 수도권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이러한 상황은 여당이 명확한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와 더불어 산티아고시에서의 여당 후보의 패배 또한 여당에 타격을 안겼다. 상징적인 도시인 산티아고와 뉴뇨아에서 패배했으며, 권자가 5만 명 이하 지방자치단체에서 28개 시장직을, 5만 명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서 11개 시장직을 잃었는데, 이들 지역은 전체 유권자의 72%를 차지하고 있어, 여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감소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여당이 타라파카, 뇨블레, 로스리오스, 마가야네스 4개 지역에서 주지사직을 확보했고, 안토파가스타에서는 중도 좌파 후보들 간 경쟁으로 여당 승리가 확정되었다. 반면, 독립민주연합(UDI)는 아이센 지역에서 1차 투표에서 승리했으며, 우파는 아리카, 코킴보, 마울레, 비오비오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다. 로스라고스 지역도 우파 후보 두 명이 경쟁 중이라 야당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또한 발파라이소와 수도권 지역에서도 야당이 중도 진영과 연합할 경우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여당의 상황과 비교했을때, 야당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 선거에서 확인되었다.


<주지사 선거결과>

[자료: 칠레선거관리위원회(Servel) 기반 산티아고무역관 편집]


한편, 구의원 선거에서는 국가개혁당(RN)이 15.5%의 득표율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며, 그 뒤를 이어 공화당(Republicanos)이 13.8%, 독립민주연합(UDI)와 정치적 진보당(EVO)의 연합이 1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들 세 정당은 합쳐서 41.9%의 득표율을 차지했다. 또한, 기독교사회당(PSC)과 사람들의 정당(PDG) 등 중우파 정당들을 포함하면 야당의 총 득표율은 48.5%로, 2021년의 33.1%와 비교해 상당한 증가를 보였다.

반면, 야당 측에서는 사회당(PS), 민주당(PPD), 기독교민주당(DC)의 연합이 15.1%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었으며, 진보연합(FA)과 공산당(PC)은 각각 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진영은 총 29.1%의 득표율을 차지하며, 2021년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얻은 25.8%보다 3.1%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주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Republicanos)의 좌석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15석에서 60석으로 증가했으며, 기독교사회당(PSC)은 2021년에는 0석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6명의 위원이 선출되었으며, 중도민주연합(Centro Democrático)에서도 마찬가지로 6명의 위원이 선출되었다. 반면, 여권에 해당하는 모든 정당들의 의원석 수는 감소했다. 이는 역시 유권자들의 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반발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정치경제적 전망 및 시사점


2024년 칠레 지방선거는 2025년 대선의 향방을 예고하는 중요한 신호탄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역사적으로 지방선거 결과는 칠레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로 작용해 왔으며, 특히 2004년 이후 인구가 많은 지역의 시장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2008년 이후에는 산티아고에서 승리한 연합이 대선에서도 승리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이같은 선레를 고려했을때, 산티아고시의 야당 시장 후보가 여당의 후보를 20%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이긴 것은 2025년 대선을 예상하는데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칠레 대학교의 A교수는 산티아고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으로 지방선거 결과는 대통령선거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면서 2008년 이후 산티아고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연정에서 대통령이 배출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여권 대선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에블린 마테이와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의 입지가 점차 넒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거둔 승리가 2021년 현재 여당이 거둔 승리만큼 그 규모가 압도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내년 대선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일 것이라는 분석도 일부 있다.


한편, 이전의 선례들처럼 지방선거의 결과가 대선에도 반영이 되어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경우, 칠레 정부의 정책 또한 큰 방향 선회를 보일 것이 확실시된다. 개헌, 연금제도 개혁, 사회보장제도 확대 등의 급진적 변화를 주요 정책 아젠다로 삼았던 현 진보 정부와는 다르게, 보수 정당이 승리할 경우 칠레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우향화되면서, 친기업적인 정책들이 추진될 확률이 높으며 리튬 등 칠레의 주요산업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맞을 확률이 높다.


한국은 핵심광물인 리튬의 수입에 있어 칠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우리기업들은 칠레 리튬의 수입뿐 아니라 투자개발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진출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으로 예정된 칠레 대선과 그로 인한 여러가지 정책 변화는 우리기업을 포함하여 칠레에 진출해 있는 투자진출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칠레 지방선거 결과가 내포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지방선거 등을 치르며 대선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후보들의 정책과 대선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내년 대선 이후에 있을 정책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출처: CIPER, 칠레선거관리위원회(Servel), Diario Financiero, EMOL, Extend, Faro UDD, La Tercera, KOTRA 산티아고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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