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UAE 정보통신 박람회 성황리에 개막

지난 10월 14일, 중동판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로 불리는 UAE 정보통신 박람회 'GITEX 글로벌(Global) 2024'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GITEX 글로벌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ICT 전시회로 꼽힌다. 특히 올해로 44회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에는 180개국 6500개사가 참가, 20만 명이 참관 등록을 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전시 분야는 인공지능(AI), 미래차, 데이터센터, 사이버보안, 디지털정부 등이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석유 시대를 대비한 다양한 미래 기술이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전시회 개요>

<전시장 전경>

[자료 : KOTRA 두바이 무역관 직접 촬영]

대한민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인도, EU, 이란 등 여러 국가가 국가관을 마련했다. 전체 6500여개 참가 기업 중 국외 기업 참가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며,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ADNOC 디스트리뷰션(Distribution), e&, G42 등 UAE 대표 기업과 삼성, 마이크로소프트(MS), IBM, 허니웰(Honeywell), 델(DELL), 레노버(Lenovo) 등 글로벌 기업들은 대형 단독 부스를 통해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UAE의 대표적인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G42는 AI가 미래 산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텔리전스 그리드(Intelligence Grid)를 선보였다. ADNOC 디스트리뷰션은 스마트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레노버는 AI 기능이 탑재된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솔루션을, 그리고 e&는 운송 혁신의 상징인 비행 자동차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단독 부스 기업 전시관 전경>

[자료 : KOTRA 두바이 무역관 직접 촬영]

현장 찾은 두바이 통치자, 미래 기술 허브로의 두바이 입지 강화 의지

두바이의 통치자이자 UAE의 부통령 셰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은 전시회 첫날 G42, MS, IBM, 오라클(Oracle), 이앤(e&), 화웨이(Huawei) 등 주요 전시관을 방문해 최첨단 AI 솔루션과 디지털 혁신 등을 체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두바이 미디어 오피스(Media office)는 셰이크 모하메드 UAE 부통령의 방문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정부, 세계 굴지의 기술 기업, 투자자, 스타트업, 학계 및 연구자들이 AI 경제 활성화 위한 협력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또한 셰이크 모하메드 UAE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UAE는 글로벌 디지털 및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인재 육성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 기술 글로벌 허브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두바이 미디어 오피스 보도자료 예시>

[자료 : 두바이 미디어 오피스 SNS 캡처, KOTRA 두바이 무역관 정리]

셰이크 모하메드의 방문에는 오마르 알 올라마(Omar Sultan Al Olama) UAE AI 장관(Minister of State for Artificial Intelligence), 헬랄 알 마리(Helal Saeed Al Marri) 두바이 경제 관광부 수장(Dubai Department of Economy and Tourism)이 동행했으며, 이는 GITEX 글로벌 2024와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세계 최고 디지털 정부 기술과 미래 트렌드 선보인 두바이

미래 기술 글로벌 허브를 목표로 하는 통치자의 의지를 반영하듯 두바이 정부는 공동 전시관을 통해 두드러진 존재감을 나타냈다. 두바이 디지털청(Dubai Digital Authority)을 중심으로 45개의 정부 산하 공공·민간기관이 참여한 공동 전시관에서는 부처별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화 추진 상황, 주요 성과와 미래 트렌드를 선보였다. 두바이 디지털청은 두바이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스마트시티 구축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아울러 두바이 경찰, 두바이 도로교동청(RTA), 두바이 수전력청(DEWA), 두바이 시청(Municipality) 등은 대규모 독립 전시관을 통해 지능형 도로교통 시스템, 스마트 유틸리티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과 서비스 현황을 전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두바이 정부 공동관, 두바이경찰, RTA 전시관 전경>

[자료 : 두바이무역관]

두바이는 지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를 목표로 UAE 최초의 스마트시티 정책인 스마트 두바이 이니셔티브(Smart Dubai Initiative)를 론칭, 기술혁신을 통한 도시문제 해결과 인프라 확충을 도모하고 있다.

<두바이 스마트 시티 이니셔티브 현황>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두바이는 2024년 스마트시티 지수(Smart City Index 2024)에서 12위를 차지, ICT 산업에서 확보한 경쟁력으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도시로 선정된 바 있는데 이번 공동 전시관은 수치를 시각화해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국제 경영개발대학원(IMD) 선정, 2023년 전체 141개 도시 중 17위를 차지했던 두바이는 보안, 온라인 예약, 인터넷 인프라, 신속한 정부 서비스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2024년 5계단 대폭 상승했다. 아부다비(10위), 리야드(25위), 도하(48위), 메카(52위), 제다(55위), 무스카트(88위) 등 인근에 위치한 도시 대비 매우 높은 순위다. 한편 서울은 17위를 차지했다.

이번 공동 전시관을 찾은 현지 ICT분야 디스트리뷰터 또한 KOTRA 두바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GITEX 글로벌 참가와 공동 전시관 방문이 향후 비즈니스가 나아갈 방향을 구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간 두바이 정부가 기술 활용에 적극적인 점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전시회에서 선보인 시각 자료들을 활용해 좀 더 풍부한 이해를 가지게 된 바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 솔루션 유통에 힘써야겠다"는 의사를 첨언했다.

한편 두바이 디지털청은 AI 전시 구역을 별도로 마련해 AI 기술을 활용한 정부 서비스 앱을 소개하고 기술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바이 디지털청의 홍보자료 예시>

[자료 : 두바이 디지털청]

AI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 체감

GITEX Global 2024 개회사에 나선 AI 장관 연설의 주제는 대륙을 잇는 다리, 글로벌 AI 시너지를 위한 UAE의 역할(Bridging Continents: UAE's Role in Global AI Synergy)이었으며, AI를 주제로 한 각종 세미나와 콘퍼런스에 120시간 이상을 할애하는 등 AI에 대한 이번 전시회와 정부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장관은 AI 경제 촉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인재 및 연구센터 육성, 투자 촉진을 강조했으며 특히 MGX, MS, BlackRock 등 파트너들과의 협력 및 1000억 달러 투자 기금, 잉여 에너지 용량을 활용한 글로벌 데이터 센터 건립, 지역 인재 양성 및 글로벌 인재 유치 노력 등을 통해 AI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2024년 5월, 지역 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술 혁신과 인재 육성을 통해 역내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발전의 선순환을 이루기 위한 백만 프롬프터(One Million Prompters) 프로그램이 론칭됐다. 3년 동안 100만 명의 프롬프터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 이니셔티브를 마련했다. 

한편, 지난 10월 초 UAE 내각은 인공지능 정책에 대한 국가 입장(National stance on AI policy)을 승인했는데 진보, 협력, 공동체, 윤리, 지속가능성, 보안 등 6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AI 개발을 이어나갈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아울러 AI분야 국제 기준의 이행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함으로써 민간기업, 연구기관들이 국제적 기준에 내에서 자율적인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는 유연성 있는 규제 환경을 마련했다. 관련 기업들을 위한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정부 시스템의 성숙도나 비즈니스 친화적 규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비교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5일간 5가지 테마(5 Days, 5 Themes), 더욱 풍성해진 GITEX Global 2024

이번 GITEX 글로벌 2024는 미래 기술에 필수적인 다섯 가지 요소를 5대 테마로 선정, 관련 세미나, 토론회 등 부속행사를 준비했다. 참가기업들은 기술이 미래 인간에 미칠 영향을 탐구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통찰을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짐과 동시에 UAE 정부의 미래 기술 부문 기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일자별 프로그램 테마와 주요내용>

[자료 : GITEX Global]

5일간의 여정의 포문을 연 1일차 테마, 기술 투자의 날에는 혁신 기술의 투자동향을 공유하고, 혁신과 성장 촉진에 있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슈퍼 AI 화요일에서는 다양한 산업에서의 AI 활용법과 AI가 비즈니스 환경에 불러오는 변화와 혁신에 대해 논의했다. 3일차 사이버 보안의 날은 기업들의 데이터 보호와 고객 신뢰 유지를 위한 성공전략의 필수 요소로서의 사이버 보안 강화 노력, 4일차에는 데이터 관리 및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과 데이터 센터의 역할, 마지막 날인 미래지향적 금요일에는 메타버스, 양자 컴퓨팅, 고급 로봇, 우주 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기업 참가 현황 및 KOTRA 한국관 개요

<GITEX Global 2024 참가 주요 한국기관>

<KOTRA 한국관 개요 및 위치>

<KOTRA 한국관 전경>

[자료 : KOTRA 두바이 무역관]

시사점

이번 GITEX Global 2024 기간 중 많은 기관이나 기업들이 새로운 전략이나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미래 기술의 시대를 향한 UAE의 경주는 다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회 기간중 발표된 주요 전략 및 이니셔티브>

압둘라 알마리(Abdullah Bin Touq Al Marri) 경제부 장관은 '새로운 경제의 부상: AI와 신흥 산업(Rise of the New Economy: AI & Emerging Industries)'을 주제로 특별연설에 나섰다. 알마리 장관은 2024년 UAE 비석유 부문 GDP 기여도가 74%를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미래 기술 기반의 새로운 경제 시대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UAE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2030년까지 UAE 비석유 부문 GDP 기여도 80% 달성 및 세계 R&D 허브가 되기 위한 노력과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GITEX 글로벌 2024 전시회와 더불어 열린 ‘한-UAE AI 리더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UAE 각 부처별 AI 정책 최고 책임자(CAIO)들을 만나, 양국 간 AI 및 디지털 분야의 협력을 약속했다. 항공안전, 스마트시티, 교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 만큼 향후 우리 기업들도 AI를 기반으로 하는 응용분야에서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

다가오는 UAE 미래 기술의 시대, 우리 기업들이 UAE 시장 진출에 나서야 하는 순간이다. 제45회 GITEX 글로벌은 2025년 10월 중 개최될 예정이다. 진출 희망 우리 기업들은 전시회 참가를 통해 현지 시장조사, 네트워크 형성, 브랜드 홍보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자료: GITEX Global 2024, 현지 언론,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 현지 언론,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