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중심이 됐던 2024년 MWC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이하 MWC)가 2025년 3월 3일부터 6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전시장(Fira Barcelona)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1987년부터 시작된 동 행사는 미국의 CES, 독일의 IFA 소비자 가전 박람회와 더불어 세계 3대 테크 행사로 손꼽히며 2006년부터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고 있다. MWC는 다른 테크 행사와는 달리 무선통신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2024년 2월에 개최된 MWC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기업들과 방문객들이 몰려들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MWC 방문객 수는 2023년 8만9000명에서 2024년 10만1000명으로 13.5% 증가했다. 전체 방문객 중 51%는 임원급(Director)이었으며, 이 중 21%는 경영진(C-Suite)으로 구성돼, 동 행사에 참가한 방문객들은 사업 결정권을 가진 기업의 주요 인사들과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한편, MWC 행사에 참가한 기업 수는 2023년 2400개사에서 2024년 2700개로 12.5% 증가했다. 그밖에, MWC와 함께 개최되는 스타트업 행사인 4YFN에 참가한 스타트업 수는 2023년 700개에서 2024년 930개로 32.9% 늘어났다.

2024년 메인 주제는 ‘미래가 먼저다(Future First)’였다. 모든 국가와 기업, 산업 종사자들이 서로 힘을 합해 무선통신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선상에서 행사의 메인 테마로 1) 5G와 그 너머(5G and Beyond), 2) 모든 것을 연결(Connecting Everything), 3) AI의 인간화(Humanizing AI), 4) 제조업 디지털전환(Manufacturing DX), 5) 게임 체인저(Game Changers), 6) 우리의 디지털 DNA(Our Digital DNA)를 내세웠다.

<2024년 MWC 메인 테마 및 취지>

[자료: MWC 홈페이지]

2024년 2월 MWC 행사장에 방문했을 당시 AI 열풍이 무선통신산업을 휩쓸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MWC에 참가한 대다수의 기업이 이제 현실로 다가온 AI시대에 발맞춰 어떠한 비전을 갖고 어떠한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지 적극 어필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탑재 가능한 AI 기술이 관람객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으며, 5G를 넘어 앞으로 다가올 6G 시대에 필요하게 될 기지국이나 단말기 등과 같은 솔루션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그밖에, AI나 자율주행, 자동 주차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 UAM(Urban Air Mobility), 전기 비행 자동차 등과 같은 차세대 스마트 모빌리티도 방문객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메인 테마를 통해 예상해 보는 2025년 MWC 분위기

2025년 MWC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4년 9월 초에 메인 주제가 사전 발표돼, 내년에 열릴 행사가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내년 행사의 메인 테마는 크게 1) 5G 인사이드, 2) 커넥트 X, 3) AI+, 4) 기업의 재발명(Enterprise Re-invented), 5) 게임 체인저(Game Changers), 6) 우리의 디지털 DNA(Our Digital DNA)로 나뉘어 있다.

해당 테마에 대해 주최 측이 설명하는 바를 분석해 봤을 때, 2025년 MWC에는 먼 미래에 사용될 기술보다는 현재 사용 가능한 기술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가정이나 기업에서 활용될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한 수익을 돌려줄 수 있을 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4년 메인 테마 중 하나였던 ‘5G와 그 너머’가 2025년 ‘5G 인사이드’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엿볼 수 있다. 

2024년에는 5G를 넘어 6G 시대까지 살펴보고자 했다면, 2025년에는 5G 시장의 내실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주최 측은 ‘5G 인사이드’라는 테마에 대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신규 서비스, 비용 절감, 전략적 파트너쉽, 관련 산업 규제 등을 감안한 5G 네트워크 사업에서의 투자 수익률(ROI)에 집중하고자 하며, 5G의 고유한 기능을 활용해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라는 테마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다. 주최 측에서는 “생성형 AI의 빠른 변화는 파괴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하지만, 실질적인 배포와 영향력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하며, “이번 MWC에서는 네트워크와 클라우드의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프로세스와 도구의 최적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사람과 컴퓨터 간의 새로운 차원의 상호작용, 이러한 변화의 핵심이 되는 데이터와 데이터 관리에 대한 분석 등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넥트 X’는 2024년 테마인 ‘모든 것을 연결’과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다. 2년 내 연결된 IoT 디바이스 수가 150억 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러, AI 관련 시스템 통합업체 및 혁신기업, 고정 및 위성 사업자 등이 빠르게 성장 중인 복잡한 모바일 생태계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의 재발명’은 2024년 ‘제조업 디지털전환’ 테마와 유사하다. AI, 5G, 엣지, 클라우드, 양자컴퓨팅,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의 융합은 기업들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사업 프로세스에 변화를 주며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하며, 기업들이 이러한 핵심 기술을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해 사업의 개발 속도와 효율성, 성과 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그 외에 ‘게임체인저’와 ‘우리의 디지털 DNA’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같은 명칭의 테마를 유지했다.

<2024년 MWC 행사장 전경>

[자료: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전망 및 시사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MWC는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로 코로나19 이후 참가기업과 방문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기기 및 인프라 등에 온디바이스 AI, 빅데이터 및 스몰데이터,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접목 또는 융화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어, 모바일 산업을 주도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해당 전시회를 활용해 자사 최신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임은 물론 타 기업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MWC는 전자 소비재에 집중된 미국 CES나 독일 IFA와는 달리 모바일 기술이나 서비스 등에 무게를 두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보다는 모바일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실제로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전문 전시회라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매년 필수로 참가해야 하는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OTRA와 산업부는 매년 MWC에서 한국관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들의 최신 기술 및 서비스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무역협회, 창업진흥원 등 7개 국내기관과 함께 통합한국관을 운영했으며, 이를 통해 총 118개 국내기업의 전시 및 상담을 지원했다. 한국관을 통해 MWC에 참가했던 A사 담당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KOREA’ 브랜드 이미지가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눈길을 끄는 데에 도움이 되어 더 많은 숫자의 기업과 상담을 진행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동 행사를 통해 전세계 기업들이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는 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자료: MWC 홈페이지, 한국관 참가기업 A사 인터뷰, 현지 언론,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종합